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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하는 온라인독립영화상영관

[단편영화]출근하는 날(16mm/color/11분)

작품소개

기획의도

파업이 끝나면 우리는 함께 출근을 하게 될까?

-관계에 대한 드라마적인 성찰,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는 단편영화의 또 다른 실험.


격렬했던 파업이 끝나고 누군가 말을 건넸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가는 거죠?’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아무도 없는 쓸쓸한 바닷가에 세 사람이 서있다. 그리고 찰칵, 한 장의 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영화의 오프닝은 시작된다. 파업이 시작되기 전 그들은 즐거운 한때를 보내지만 그 바닷가의 여름을 지나 남겨진 것은 겨울을 쓸고 간 긴 파업의 잔해들뿐이다. 이제 행복했던 유일한 시간은 현상되지 않은 필름속의 한 장면으로 존재한다. 홍민기 감독이(출근하는날/16mm/color/11분) 연출한 해고 노동자들에 관한 이 서정적인 영화는 구조 속에서 희생당한 노동자들의 분노를 다룬 것도, 사회적인 부조리함을 냉철하게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극단의 상황 속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이 식어갈 무렵, 긴 싸움의 끝에서 같이 싸워왔던 동료와 나와의 관계를 잔잔하게 그려낸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다시 돌아와 세 사람을 비춘다. 그들은 변함없이 출근길에 나선다. 사진속의 한사람은 버스로, 나머지 두 사람은 자가용을 타고 길을 재촉한다. 그러나 도착지에 무사히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사람. 우연히 출근하는 길에 마주친 그들은 헤어질 무렵, 가슴속까지 담아 두고 있던 한마디를 꺼내본다. ‘같이 출근하자, 태워줄게..’ 그러나 그들은 함께 출근할 수 없다는 것을 익숙하게 알고 있다. 모두가 같은 문제를 느끼고 같은 요구안을 들고 싸웠지만 생존의 가릴 수 없는 무참한 현실 앞에서 사람들은 하나둘씩 떠났고 그 길의 끝에 오직 두 사람 서 있게 되었다. 두 사람은 분노도 절망도 거세될 만큼 지리한 현실에 오늘도 차를 몰며 출근투쟁을 서두르지만 복귀하는 내 동료를 탓하기보다는 낡은 사진 한 장의 추억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들은 몇 달째 방치되어 있던 필림 한통을 무심히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묻는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가는 거지?’

10분 남짓한 짧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세련된 갈등구조와 현란한 영상미학을 발견할 수는 없지만 노동자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려내는 단편영화의 진지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출근하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동료가 건네준 우산 하나, 마지막 엔딩에서 그 우산을 손에 쥐고 넓은 길을 걸어가는 한 노동자를 비춘 longshot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현실에 대한 아픔을 내재하고 있음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출근하는날 홍민기 감독 인터뷰



참세상 방송국) 출근하는 날을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홍민기) 개인적으로 사회참여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영화로서 저의 고민들을 담는 것이 제가 최전선에서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생각해 만들게 되었죠. 저는 영화를 만들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대상에 대한 연출자의 견해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한국의 주류영화에서는 이러한 생각들이 별로 보이지를 않습니다. 특히 단편에서는요. 저는 자본에 구애받지 않는 학생시절에 저의 고민들을 실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이 작품을 만들면서 영향을 준 영화나 구체적인 사건이 있나요??

2001년도 대우자동차 파업을 보면서 몇 가지 부분에 있어서 참고를 했습니다. 제 작품의 상황설정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출근투쟁을 하는 상황인데 실제적으로 어떻게 출근투쟁을 진행하는지에 대한 사실적인 참고를 많이 했죠. 또 영화로케이션을 대부분 인천에서 진행했는데 그곳은 실제로 대우자동차노조가 투쟁을 했던 곳입니다.영향을 준 영화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켄로치 감독과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들이었습니다. 먼저 켄로치 감독의 이야기를 하자면 이 작품을 찍으면서 저는 그의 영화들을 흉내내고 싶었죠. 그의 영화는 정치적이지만 내러티브전개가 굉장히 드라마적이어서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쉽습니다. 좀 과하게 이야기 하자면 정치적인 의식이 부재해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가벼움이 있죠. 켄 로치는 그런 가벼움과 무거움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이 슈운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묘사와 표현방식이 뛰어난 작가인데 그가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과 정치적인 소제를 접목시키고 싶었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시나리오 작업부터 후반작업까지 연출자가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홍민기)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존의 많은 영상들- 정치적 소수자를 소재로 주변화된 삶을 보여주는 작품들 중 대부분의 작품들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획일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적으로 볼 때는 선동적인 메시지를 담는 것에 짓눌려 주제를 드러내는 것에만 급급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한 가지 소재가 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데 말이죠.

참세상 방송국)그렇다면 출근하는 날에서 그러한 고민들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습니까??

홍민기) 기존의 영상들은 파업투쟁의 가장 정점(공권력 투입, 급박한 순간들)이 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었다면 저는 이 영화에서 정점을 기준으로 하강되어가는 부분들, 즉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투쟁을 접고 복귀하는 조합원들이 생겨나고 결국에는 몇몇 사람들이 끝까지 출근투쟁을 외롭게 하면서 힘들어지게 되고..투쟁의 끝부분들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혀져가는 상황을 설정하려고 했습니다. 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켄로치 영화처럼^^무거우면서도 가벼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구도 강했구요.

참세상 방송국)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지점은 어떤 것 이었습니까?

홍민기)글쎄요. 내러티브 보다도 이러한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결코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님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다들 정치적인 소재-노동자의 파업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세련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영기간

제작정보

제작진

감독소개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의 상영작 중 일부는 한국독립영화협회인디디비넷에서 상영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이 필요하신 단체나 개인들께서는 한국독립영화협회인디디비넷을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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