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분교에 평화도서관 건립

지난 17일 주민들 솔부엉이도서관 개관...“미군기지로 내줄 수 없다”

평택 팽성읍 대추분교에 평화도서관이 생겼다.

지난 17일 대추리 주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책들을 모아 '솔부엉이도서관'을 건립했고, 이날 도서관 문을 열었다.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주민들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미군기지확장 발표 이후 농삿일도 뒷전으로 한 채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던 힘들고 고단했던 시간, 보릿고개시절 한 가마씩 쌀을 내고 흙을 퍼 나르면서 손수 지은 학교에 대한 애정이 주민들의 가슴을 흔들고 있었다.

이곳 도서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900여권의 책과 영상물이 벽 한 쪽을 채우고 있다. 아직 규모 있는 도서관이라 할 수는 없지만, 주민들과 어린이들은 마냥 즐겁다. 한쪽에 자리잡고 진지하게 책을 읽는 아이, 오물오물 떡을 먹으며 장난치는 아이들, 함박웃음을 짓는 주민들, 벌써부터 도서관은 대추마을에 즐거움을 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주민들은 학교를 미군기지에 내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2000년 폐교된 이후 대추분교는 전통문화체험의 장으로, 마을잔치와 주민회의 등 마을회관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지난 7월 국방부가 미군기지확장을 위해 학교부지를 사들였고, 주민들에게 나가라고 통보한 상태이다. 주민들은 "학교의 주인은 바로 이곳 주민들"이라면서 '국가의 폭력성'에 또 한번 고개를 젓는다.

대추분교는 미군기지확장을 반대하는 저항의 장소이자 평화의 터전이며, 마을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의 땅이다. 주민들은 조만간 국방부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학교를 점령하려 하겠지만, 대추분교를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평화운동과 교육의 중심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한다.

주민들은 오는 27일 대추분교를 지키기 위해서 바자회, 문화공연 등 평화난장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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