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방법으로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

비폭력직접행동 2005 평화캠프, 22~26일 평택 대추초교에서 열려


2005 평화캠프가 평택 팽성읍 대추초등학교에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평화가 가장 위협받고 있는 평택 대추리에서, 참가자들은 비폭력직접행동을 배우고 논의하고 스스로 실천하면서 평화의 감수성을 키우고 있다. 본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비폭력직접행동을 위한 평화캠프를 담아본다.<편집자주>

평택 팽성읍 대추리, 대추초등학교에 평화를 훈련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평택미군기지 비폭력 직접행동을 위한 평화 캠프 2005-비폭력 트레이닝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2000년 ‘평화인권연대’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처음 시작한 평화캠프는 올해로 6년째 치러지고 있다. 평화캠프는 매향리, 송탄 미군기지 방문 등 평화행진 등의 활동에서 2003년부터는 비폭력직접행동 트레이닝을 도입해, 활동가들과 개인들에게 비폭력 직접행동을 훈련해 오고 있다.

2003년 평화캠프를 통해서 비폭력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할 때, 비폭력이란 말은 운동 사회 내에서도 생경한 단어들이었다고 한다.
그동안 평화캠프를 준비해온 평화인권연대 최정민 활동가는 “저항폭력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에서 비폭력이란 말은 수많은 오해를 불러왔다. 개량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폭력 투쟁의 역사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었는데, 비단 비폭력 저항운동은 늘 실패할 것이란 전제에서 반대되어 왔다.”라며 “비폭력은 인간 누구에게나 맞는 방식이다. 그런 방식을 통해 평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때가 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비폭력 저항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번 캠프를 준비한 ‘전쟁 없는 세상’ 영은책임활동가는 “비폭력이란 개념이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고, 평화활동가들에게도 비폭력 직접행동의 훈련기회가 적었다”며 “캠프를 준비한 활동가들은 비폭력 트레이닝을 직접 행동으로 실천해 보여줄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캠프 장소를 평화가 위협받는 가장 시급하고 적절한 지역인 평택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평택에서 캠프를 진행하고, 마지막 날 미군기지를 상대로 한 비폭력 직접행동을 벌일 계획이다.”라며 특히 “그동안 주한미군관련 운동이 통일 운동 중심으로만 진행돼온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꼈고, 다른 시각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평화캠프는 비폭력 평화운동의 가능성을 막연한 것에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으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캠프 첫날 주한미군범죄 근절운동본부의 고유경 사무차장은 ‘기지운동의 현황과 과제’ 라는 주제로 주한미군의 현황과 평택미군기지 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둘째 날부터 시작된 비폭력 트레이닝(1)에서는 비폭력의 원칙과 철학을 정리하고 참여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방식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은 찬성이나 반대라는 단일한 생각의 스펙트럼에도 여러 가지 척도가 있음을 경험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의견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비폭력 트레이닝(2)에서는 역할극을 통해, 갈등상황에서 자신의 신념이 어느 순간에 무너지는지, 약한 고리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 자신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분노의 상황을 파악하고 위기나 갈등의 상황에서 이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갈등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이해나 공감을 이끌기 위한 능력을 길러내는 훈련을 했다.

트레이닝(3)에서는 극복해야할 상황이나 상대의 권력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상대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찾아냈다. 그리고 어떤 방법을 통해 의의와 목표에 맞는 적절한 방법들을 찾아낼지 살펴보았다.

개별 워크샵으로는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어 이해와 배우기’, ‘평화를 만드는 기린언어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운동으로써의 평화뿐만이 아니라, 참여자 개인들의 생활 속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한 훈련과정이 소개됐다.

한편 평화캠프는 참여자 전원의 합의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평화를 체험하기 위한 약속이기도 하다. ‘반대자의 의견 존중하기, 동등한 관계로 참여하기, 진실은 하나가 아님을 알고 우리의 진실과 반대자들의 진실을 함께 이야기하기’들이 그 약속이다. 평화캠프는 평화를 통해, 평화를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하나하나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들이 평택이라는 지역에서 어떤 비폭력 직접행동을 실현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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