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이땅에서 그대로 살 것이다

평택주민들의 땅지키기 싸움, 국방부의 본격적 도전과 맞선다

국방부, 주민등 평택대추분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

천정배 법무부장관을 신청인으로 한, 대추초등학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된 것이 밝혀졌다.

피신청인은 미군기지확장저지 팽성대책위 김지태 위원장 등 32명이며, 이번 사건의 소송수행은 국방부 산하 국방시설본부에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서에는 주민들이 평택을 지키기 위해서, 촛불집회를 진행해온 비닐하우스와 도서관, 학교 입구에 주민들이 쌓아둔 돌탑 등이 불법 시설이며, "대책위가 대추분교 입구에 출입문을 설치해 자물쇠로 출입문을 잠궈 출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국방부는 지난달 8일, 학교에 무단으로 침입해 돌탑 쌓기 행사에 쓰기 위해 모아둔 돌들을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을 동원해 빼앗아 갔다가 돌려주기도 했었다. 같은 달 26일에는‘지작물조사협의매수기간 설명회'를 열겠다고 경찰병력을 앞세워 학교로 들어와,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을 폭행하고 연행한 일도 있었다.

그동안 평택을 지키는 평화의 상징이자, 주민운동의 중요한 거점이 돼온 대추초등학교를 빼앗아, 미군기지확장계획을 본격화하려는 국방부의 도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사유지협의절반, 강제토지수용절차 시작

한편 국방부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협의매수에 실패한 평택미군기지확장 대상지역 120여만평 토지에 대한 '수용재결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국방부는 자체 보도자료를 통해 예정부지의 협의매수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금년 내에 부지확보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기반공사에 착수하기 위해서 협의매수가 안된 잔여부지에 대해 재결절차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국방부가 사실상의 강제토지수용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정부측이 발표한 자료를 보더라도 현재까지 토지수용률은 공유지를 제외하면, 사유지 수용이 절반밖에 미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이호성 상황실장은 "보통 주택공사들이 시행하는 계발사업을 보더라도 사유지에 대한 협의매수율이 80-90%에 달하는데, 평택의 경우는 주민들과의 협의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민들에 대한 협의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강제토지수용절차에 바로 들어간다는 것이 국방부가 주민들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이호성 실장은 "정부가 무리하게 강제절차를 강행하는 만큼, 범국민 농활, 기지순례 등의 활동을 통해 전 국민적 저항을 조직할 것이다"라고 하며 "오는 12월 11일 2차 평화대행진에서 평화의 연대로 정부와 미군의 연결을 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내년 추석, 그 다음해 추석도 우리는 이 땅에서 보낸다

이런 상황에서도 추석 하루전인 17일, 주민들은 촛불을 들고 대추초등학교에 모였다. 촛불집회 382일째인 이날, 주민들은 '한가위 맞이 주민 촛불노래자랑'을 통해 국가가 저지르는 폭력에 대항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놓았다.

그 전날 기지이전수용부지 일대를 소유한 세종대학교 대양학원 측이 학원소유 부지를 미군기지에 매각키로 결정했다는 소식과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소식 등으로 어지러운 가운데도 노래자랑은 주민들의 박수와 웃음 속에서 진행되었다.

세시간 넘어 밤 10시까지 진행된 노래자랑의 대상은 도두2리 오정순 부녀회장이 수상했다. 고향을 찾은 자식들과 함께 노래자랑 대회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내년 추석, 그 다음해 추석도 평택 내 고향에서 보내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주민들은 평택미군기지 싸움을 함께 해줄, 평화를 함께 지켜줄 수많은 사람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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