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날인에 맞서고 있는 병역거부자 승규

11일 연대회의 특별면회 진행 …수원구치소 물품수령 약속



지난 11일 오후 2시 수원지역에서 처음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수감중인 이승규씨를 만났다. 이날 면회는‘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가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7개 교도소·구치소에 수용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찾아가는‘면회투어'의 일환으로 특별면회가 이뤄졌다.

건강한 모습으로 면회실로 들어온 이씨는 반가운 마음에 환하게 웃었다. 이씨는“어머님이 일주일에 한번씩 면회를 오고 있고, 먹는 것도 조절하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라며 “소설책을 제외하고 많은 책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나 밖에서 진행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운동에 관심을 나타내며 오히려 밖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격려했다. 특별히(?) 허가된 면회시간은 20여분. 면회객과 이씨는 짧은 인사와 포옹을 나눈 채 서로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현재 이씨는 수감생활 과정에서 반인권적인 관행들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특히 구치소 내에서 지문날인을 거부고 있는 상태다. 구치소 내에서는 모든 물품의 수령확인을 지문날인으로 하고 있는데, 이씨는 반인권적 관행인 지문날인을 거부함으로써 영치금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각종 외부반입물품의 수령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면회객들은 이씨와의 특별면회를 마치고 수원구치소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지문날인 외의 대체할 수 있는 신분확인을 통해 영치금 수령 등을 받게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구치소측에서는‘규정을 이유로 지문날인을 거부할 경우 영치금 수령 등은 어렵다. 국가인권위에서도 규정이 맞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면회객들은 다소 격렬한 실랑이 끝에 최소한 생활에 필요한 물품 등에 대해서는 구치소측에서 책임질 것만을 약속받으며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섰다. 향후 구치소 내에서 벌어지는 지문날인 행태에 대한 제도개선이 과제로 남았다.

현재 이씨는 실형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상태이며, 곧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9월 15일 현재 전국 수형시설에 수용된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모두 1186명이며, 이 가운데‘여호와의 증인’신자가 아닌 이는 1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발의한 대체복무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상황이며 이번 달 19일 국가인권위 주최 ‘양심적 병역거부 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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