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찰은 이성을 잃었다

경찰 폭력에 피로 물든 15일 농민대회 참여한 농민 숨져…인권경찰 허울뿐

대한민국 경찰이 이성을 잃었다.

경찰은 쌀 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대회, 아펙반대 집회 등에서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불심검문을 일상적으로 자행하고, 더 나아가 무자비한 폭력으로 강제연행을 넘어서 시위참가자의 목숨까지 앗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쌀 개방 반대를 요구하며 여의도에서 집회에 참가했던 농민 전용철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이날 전씨는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머리를 맞아 쓰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농민들과 사회단체 활동가 3만여명은 굴욕적인 쌀 이면협상과 일방적인 국회 쌀비준을 시도하려는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여의도공원에 모였다. 경찰은 지역에서 상경하는 농민들을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봉쇄했고, 집회장 주변 곳곳에 병력을 배치해 불심검문을 자행하면서 농민들과 충돌을 빚었다.

또한 경찰병력은 집회가 끝나고 국회로 행진하려는 농민들을 향해 살수차로 물대포를 쐈고, 모서리를 날카롭게 간 방패로 집회 참가자들의 머리 등 신체를 인정사정 없이 때렸다.

이날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시위대 600여명이 다쳤으며, 사상자 중에 머리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은 이들이 다수였다. 그리고 고 전용철씨가 경찰 폭력으로 끝내 숨졌다.

또한 경찰은 지난 21일 농민대회를 원천봉쇄하면서 폭력을 휘둘렀고, 쌀 비준안이 국회에 통과되던 23일, 전국 곳곳에서 항의하던 농민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휘두르면서 강제연행을 서슴치 않았다.

지난 18일, 19일 아펙정상회의가 열렸던 부산에서도 경찰폭력은 무자비했다. 시내 곳곳에 무장한 경찰병력이 배치됐고, 불심검문이 다반사로 진행됐다. 18일 오후4시 아펙반대범국민대회에서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사진 체증은 물론 집회 참가자들에게 살수까지 했으며, 살수차와 갈고리가 달린 대나무장대로 시위대를 찔렀다.

특히 이날 "해산 중이니 경찰은 폭력을 중단하라"는 집회 주최측의 수차례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해산하고 있는 시위대들에게 방패와 장대를 휘둘러 수십명이 다쳤다.

한편 23일, 24일 이틀동안 경찰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한국토지개발공사(이하 토개공) 앞에서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통과시킨 평택미군기지확장부지 수용재결정의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항의하던 평택 팽성읍 주민들과 대학생, 사회단체 활동가 30여명을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23일 저녁 7시께 경찰은 집회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준비중이던 주민 등 집회 참가자들에게 소화기를 뿌리면서 강제연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았으며, 심한 욕설과 구타를 가했다. 뿐만 아니라 한 여성이 사복경찰과 여경에 의해 상반신이 거의 벗겨진 채 폭력적으로 연행됐으며, 이에 항의하는 것에 아랑곳 않고 경찰은 캠코더로 연행과정을 촬영했다.

또한 오늘 오전 8시께 화장실에 가기 위해 토개공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오던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했으며, 특히 한 주민은 경찰이 얼굴 정면에 소화기를 뿌려대면서 강제연행했다.

날이 갈수록 경찰 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이미 예견된 모습"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권단체 경찰폭력대응팀 김치성활동가(원불교인권위 소속)는 "신자유주의정책으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이 날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신자유주의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정부에서 경찰이 스스로 폭력을 가속화하는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면서 "경찰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으나 그것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경찰폭력대응팀은 집회, 시위의 권리카드 제작, 임의조항이 많은 경찰직무집행법 등 관련 법규 개정과 함께 경찰폭력감시활동을 하기로 했다. 또한 사회운동내에서 경찰폭력을 감시할 있도록 경찰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는 교육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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