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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투쟁, '주한미군 확장이전 저지'의 깃발 아래, 노무현 정권에 대한 총반격 투쟁을 조직하자!

102호 커버스토리

대추분교 폭력침탈, 96년 한총련 사태 이후 최대의 침탈

5월 4일 노무현 정권은 15,000명의 경찰과 군대, 용역을 동원해 평택투쟁의 거점이었던 대추분교를 폭력침탈했다. 3월 6일 대추분교에 대한 강제 행정대집행 시도, 3월 15일, 4월 7일의 대추리, 도두리 지역에 대한 농로 차단작업 시도가 무산되자, 급기야 군병력까지 동원한 침탈을 자행한 것이다. 그것도 4월 30일, 5월 1일 국방부와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평택범대위)·팽성주민대책위원회 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5월 8일 세 번째 대화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폭력침탈이라는 점에서, 5월 초 폭력침탈은 기만적인 기습침탈이라 할 수 있다.
5월 4일의 폭력침탈에 항의하는 5월 5일 투쟁('군부대 투입 규탄 및 생명과 평화의 땅 사수 범국민대회')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권은 주민 집안까지 뒤지는 수색과 폭력진압을 자행했다. 그 결과 양일간에 걸쳐 치료받은 부상자가 160명, 연행자가 625명, 구속자가 16명이나 나왔다. 더욱이 증거불충분으로 무더기 구속영장 청구기각사태가 발생하자, 검경은 보완조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강경기조로 나오고 있다. 4,5일의 폭력침탈 및 진압 이후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민간인 시위자에 대해서도 군형법을 적용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에서도 보이듯이, 국방부, 경찰, 검찰은 한통속이 되어, 평택투쟁의 불씨를 아예 꺼버리려 하고 있다. 김영삼 정권 시절인 96년 연세대 한총련 사태 이후 최대의 폭력탄압을 '참여정부·국민의 정부'라는 노무현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평택투쟁

5월 4일 군부대까지 동원한 대추분교 침탈은 대추분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평택주한미군확장이전 저지투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대추분교를 침탈당하고 대추리 일대에 대한 출입이 봉쇄됨으로써, 평택투쟁은 일차 패배한 듯 보인다. 그러나 군병력까지 동원한 무자비한 폭력침탈이 각계각층의 분노를 일으키면서 평택투쟁은 전국의 투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평택투쟁은 노동자 민중운동진영이 광범하고 강력한 투쟁력으로 노무현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을 것인가, 아니면 노무현 정권의 의도대로 6월 말까지 대추리 주민 강제 퇴거가 이뤄져 투쟁거점을 완전 상실할 것인가에 의해 판가름날 것이다. 그만큼 지금부터 6월 말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노동자 민중운동이 어떻게 투쟁하느냐는 매우 절박하고도 중요한 문제이다.

평택범대위, 평택투쟁을 제대로 끌고 가고 있는가?

5월 4일과 5일의 폭력침탈 이후 평택범대위는 5월 8일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아래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면서 향후 투쟁계획을 내놓았다. '주민대책위와의 연대강화, 각계각층의 참여폭 확대, 대 국민 여론 선전전 강화'라는 기조 아래, 핵심요구사항을 '국방부 장관 퇴진, 군부대철수,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으로 설정하고 5월 13일 범국민 촛불문화제(광화문)와 5월 14일 대추리에서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더불어 각 지역별 대책위 건설과 촛불집회 조직화, 대추초등학교 복원을 위한 각계각층의 농활을 5월말까지 조직하면서 주민강제퇴거 시점인 6월 말까지 평택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비상시국회의에서 논란이 된 것 같이, 평택범대위의 투쟁기조와 요구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평택범대위는 대추분교 침탈 이후, '침탈 규탄과 평화적 해결 기조, 대중적 참여 확대'라는 기조 아래, 노무현 정권 규탄(이나 퇴진)을 투쟁 요구나 기조로 거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택투쟁의 핵심요구인 '미군기기 확장이전 저지'조차 핵심요구에서 제외시켰다. 그 결과 군병력 투입의 책임을 노무현 정권이 아닌 국방부장관에게만 돌리고 있으며, 평택투쟁의 근본원인인 주한미군기지 확장이전이 정권의 폭력성 규탄에 묻혀 버렸다. 더욱이 4말 5초의 대화국면을 정권측이 깨면서 무력침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도 대화국면 때 요구했던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을 다시 요구하고 있다.

5월 4, 5일 양일에 걸친 대추분교에 대한 침탈 이후 평택투쟁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이냐 저지냐'를 둘러싼 팽팽한 대립에 덧붙여 폭력침탈을 둘러싼 또 하나의 대립전선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범대위는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주 기조로 함으로써 분리될 수 없는 두 가지 대립전선을 분리시키는 우를 범하면서 평택투쟁의 근본원인인 주한미군기지 확장이전을 전면에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의 근본책임을 노무현 정권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 차원으로 한정시키면서 평택침탈에 대한 전 민중적 분노가 정권에 대한 대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차단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왜 주한미군기지 확장이전에 사활을 거는가?

왜 노무현 정권은 5.18과 비견될 정도로 군병력까지 동원한 무리한 침탈을 강행했는가? 주한미군기지 이전확장이 노무현정권에게는 정권의 명운을 걸만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평택으로의 주한미군기지 확장이전은 노무현정권이 미제국주의의 세계패권전략에 적극 부응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즉 올 초 한미 양국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서 보이듯이, 미국은 세계 각 지역의 분쟁에 해외주둔미군이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는 신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성격도 북의 남침에 대비하는 붙박이군이 아니라 동북아 분쟁에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기동군으로 바꾼다는 것이며, 그 주요 타겟은 미국이 잠재적 위협대국으로 지목하고 있는 중국이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을 위협할 지리적 요충지인 평택으로 주한미군기지를 확장이전하여, 중국 등 동북아 분쟁에 적극 개입할 조건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기지의 확장이전은 9.11테러 이후 '대테러 선제공격독트린'이라는 미제국주의적 군사침략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남한을 미제국주의의 동북아 정치·안보패권장악의 전초기지로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한반도를 미국의 이해에 따른 전쟁위협에 노출시키는 것이자, 미제국주의의 정치군사적 이해에 남한(한반도) 민중의 생존과 목숨을 통째로 갖다바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주한미군의 성격변화와 기지 확장이전은 한미FTA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즉 미제국주의는 각 대륙의 군사정치적 요충지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군사적 동맹(예속)체제 강화와 FTA가 상호 결합되면서 미제국주의의 경제,정치,군사적 패권화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권 역시 이러한 미제국주의의 의도에 충실히 조응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한미FTA를 통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구조조정을 완결짓는 한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 및 주한미군의 평택 확장이전을 통해, 동북아에서의 미제국주의의 패권구도에 남한을 편입시키는 한편, 이 하위동맹체제 아래서 남한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군사화를 꾀하고 있다. 노무현정권이 줄기차게 외치는 '동북아 중심국가'로의 도약이라는 야심찬 구상의 본질이 바로 이것이다.
덧붙여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파병 때의 논리와 같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함으로써 북핵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를 개선한다는 구상 아래, 미제국주의의 패권전략에 적극 부응해 들어가고 있다.

평택투쟁은 반제국주의·반노무현 정권 투쟁이다

따라서 평택의 반기지 투쟁과 한미FTA 저지투쟁은 미제국주의와 노무현정권의 핵심전략을 공격하는 투쟁으로 내용적으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투쟁이다. 노무현이 5월 7일 해외순방을 떠나면서 평택투쟁과 한미FTA투쟁을 KTX투쟁과 함께 엄정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국방부를 동원해서까지 무리하게 강제철거를 자행하고 있는 것은 평택주한미군기지 확장이전이 정권에게는 전략적 사활이 걸린 중요 사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택투쟁이 완강하게 지속될 경우, 6월과 7월로 이어지는 한미FTA 본협상 저지투쟁 역시 힘을 받으면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정권으로서는 평택투쟁이 한미FTA저지투쟁의 확대와 상승으로 이어지는 투쟁흐름을 끊어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장관 퇴진 수준이 아니라, 노무현정권이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분명히 퇴진해야 함을 천명해야 한다. 남한 민중과 대추리 주민의 이해와 전혀 부합되지 않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나아가 이에 저항하는 투쟁대오에 대한 폭력침탈까지 감행하는 노무현정권에게 더 이상 무얼 기대할 것인가? 노무현 정권에 대한 규탄과 퇴진을 분명히 요구할 때만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오히려 가능할 것이다.

비정규악법과 로드맵이 분리될 수 없고, 비정규악법 및 로드맵이 한미FTA와 분리될 수 없듯이, 평택의 반기지투쟁과 한미FTA저지투쟁은 미제국주의와 노무현정권의 신자유주의 세계화·군사화에 맞선 투쟁이다. 따라서 평택투쟁은 평택주민과 인권·평화운동 활동가들만의 몫이 아니며, 노동자계급과 전체민중운동이 함께 싸워야 할 중요투쟁이다.


'평택주한미군의 확장이전 저지'라는 핵심요구 아래 평택을 투쟁의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

5월 4, 5일의 대추리 폭력침탈을 계기로 형성된 현재의 평택투쟁 국면에서, 평택범대위가 제출하고 있는 투쟁기조는 수정되어야 한다. 평택투쟁의 원인이자 정권의 폭력침탈의 근본원인인 '주한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라는 요구가 빠진 범대위의 투쟁계획은 투쟁의 분명한 방향을 상실하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 정세는 주한미군기지 확장 이전 저지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정권의 폭력침탈의 야만성을 폭로 규탄하면서 반기지투쟁의 정당성을 더욱 확보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 제출하고 있는 '투쟁의 거점을 평택이 아니라 서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 역시 심히 우려스럽다. 물론 서울이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에서 볼 때, 서울에서의 투쟁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평택투쟁의 특수성을 망각하고 '투쟁의 전국화를 위해서는 서울로!' 라는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주민의 강제퇴거가 이뤄지면서 미군기지 확장이전 터이자 투쟁의 거점인 대추리를 정권측에 완전 빼앗긴 상태에서, 서울에서의 투쟁이 얼마만큼의 결정적 의미를 갖을 수 있겠는가. 이런 논리를 펴는 세력은 5월 9일 윤광웅 국방장관의 발언 - "(반대)시위를 하려면 미군기지 이전안을 비준한 여의도나 정부종합청사에 가서 조용하게 촛불집회를 해달라." - 을 주목해야 볼 필요가 있다. 정권이 무서워하는 것은 서울 지역의 투쟁, 촛불집회가 아니라 대추리 사수투쟁을 중심으로 한 평택에서의 완강한 반기지투쟁인 것이다.

평택투쟁은 국가권력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춘 인권과 평화적 해결의 문제로만 협소화될 수 없다. 즉 평택투쟁은 국가의 폭력성에 맞선 인권투쟁이자, 주민의 생존권사수투쟁이자,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군사화에 대항하는 투쟁이다. 그리고 이를 폭력을 동원하면서까지 추진하는 미제국주의와 노무현정권에 반대하는 투쟁으로 강화될 때 그 투쟁의 의미가 온전히 살아날 수 있다.
그리고 평택투쟁을 통해 형성된 반제국주의·반신자유주의·반노무현정권 투쟁전선을 강고히 이어가 7월 한국에서의 한미FTA본협상 저지투쟁으로까지 연결되는 투쟁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택투쟁에 대한 지속적 결합과 함께 6월 안 주민강제퇴거 시점에 있을 월드컵 열풍, 김대중의 방북, 6.15선언 경축 행사 등이 평택투쟁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