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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토요일, 우리는 미디어 수업하러 간다!

주5일제 시행에 따른 토요 휴업일을 이용한 초등학교 미디어 교육

김민양ㅣ부산민언련 미디어 교육 위원회

주5일제, 부모가 일하는 아이들은 토요일에 뭘 하나?

시행해왔던 주5일제가 2005년부터 전국 초,중,고 학교에도 시행됐다. 학교에서의 주5일제 시행에 앞서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내년에는 한 달에 두 번 토요일을 쉬는 준비단계를 거쳐 2007년에는 학교에서도 전면적인 주5일제를 실시한다. 학교는 일정 단계를 거쳐 주5일제를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준비를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주5일제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부분적으로,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주5일제가 시행되고 있어 자영업을 비롯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부모는 토요일에 일을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를 쉰다. 아직도, 여전히 토요일에 일을 해야 하는 부모들은 학교의 주5일제 시행이 고민일 수밖에 없다. 제도를 사회적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서의 주5일제를 없던 일로 반납해야 할까?

주5일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미디어는 이를 겨냥한 이야기 거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야기 거리의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곳, 해볼만한 거리 등이다. 토요일에도 일해야 하는 부모들은 이런 이야기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사회 전반에 걸쳐 안착되지 않은 주5일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계층의 차이를 다시 확인하게 해줄 뿐이다. ‘그러면 부모가 일하는 아이들은 토요일에 뭘 하나?’하는 다소 개인적인 걱정에서 학교 주5일제 시행으로 생겨난 토요 휴업일에 초등학교 미디어 교육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넷째주 토요일, 미디어 수업을 하기까지

2월 말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미디어 수업을 함께 할 학교를 찾던 중 전교조 부산지부 동래초등지회장 박동현 선생님(교동초)을 소개받았다. 박 선생님이 재직하고 있는 교동초등학교에서 미디어교육을 할 계획으로 교육시행 단체인 부산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의 소개와 3,4,5,6월 총 4회, 매월 1회 당 4차시 분량의 간단한 교육프로그램을 학교측에 보냈다. 박 선생님의 미디어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연락이 오갔지만 두어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교동초등학교의 미디어교육은 무산되고 말았다. 먼저 교동초등학교는 컴퓨터교실, 독서교실 등 자체 시설을 이용한 토요 휴업일 프로그램을 이미 마련해 놓은 상황이었다. 부산민언련의 입장에서는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토요 휴업일에 대비한 프로그램으로 미디어교육을 제시하기엔 시기상 너무 늦었다. 토요 휴업일에 대한 학교의 준비상황, 준비시기를 몰랐던 것이다. 이는 프로그램 집행예산과 관련하여 또 다시 문제로 떠오른다. 그 부분과 관련하여 뒤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또 한 가지는 결재권을 가진 학교 관리자의 장기 출장으로 프로그램 시행에 대해 결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이런 이유들로 교동초등학교의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은 무산됐지만 박 선생님이 전교조 부산지부 초등지회장 모임에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여 다시 만덕초등학교와 가야초등학교 두 학교를 소개받았다. 연락이 오가는 동안 시간이 흘러 3월 26일 첫 토요 휴업일이 됐다.

학교가 생각하는 토요 휴업일

연락이 늦게 닿은 가야초등학교는 4월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여 3월 26일 1일 4차시 분량의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만덕초등학교로 갔다. 물론 사전에 수업에 대한 대략적 개요, 교실준비 상황 등은 담당 교사와 연락을 하였다. 긴장된 마음으로 학교를 찾았으나 학생도, 담당 교사도 없었다. 이 학교 역시 준비가 늦어 미처 학생들에게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공지를 못했던 것이다. 토요일 아침 힘 빠지는 헛걸음이었지만 뒤늦게 도착하신 담당 교사와 대화를 통해 토요 휴업일에 대한 학교의 준비정도, 학교의 입장 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먼저 토요 휴업일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은 대체로 학교 자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다. 컴퓨터교실, 독서교실, 배드민턴교실 등이 그 예다. 칼라믹스, 마술 등 지역 복지회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수요자 부담 원칙으로 학생들이 매 회 적정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사실 학교에서 토요 휴업일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는 학교는 주민의 살림이 윤택하지 못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지역이기에 부모가 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 회 적정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프로그램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학교 밖 사회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덕초등학교의 경우 그 이용자 수는 극히 소수라고 한다. 그나마 학교 자체 시설을 이용한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못하다. 이런 프로그램의 수만큼 담당 교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토요 휴업일을 이용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문제로 떠오른 것은 프로그램 집행 예산이었다. 주5일제, 토요 휴업일은 쉬라고 만든 제도이기 때문에 이 날을 위해 예산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육 시행 단체인 부산민언련은 최소한의 비용이더라도 집행 예산을 학교 측에서 지불할 것이라고 예상하였고, 학교 측은 지역의 시민단체가 집행하는 프로그램이므로 무비용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부산민언련과 학교의 예상은 모두 틀렸다. 처음 집행 예산이 문제로 떠올랐을 때는 이번 프로그램을 제안․진행한 시점으로 인하여, 학교 예산 편성은 전년도 12월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프로그램 집행 예산이 편성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행 예산과 관련된 이야기의 결론은 다시 12월이 와서 내년 학교 예산을 편성한다고 해도 토요 휴업일 프로그램 집행 예산은 편성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다행히 부산민언련은 부산 시에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초등학교 미디어 교육 건으로 시민단체 지원사업에 수시지원하여 프로그램 집행 예산은 부족하나마 확보하게 되었지만 이와 같은 건, 주5일제에 대한 사회적 준비 미흡으로 인해 요구된 프로그램에 대한 비용은 누가 지불해야 하는가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네 번째 토요일에 이루어지는 미디어 수업

부산민언련 미디어 교육 위원회는 두 팀으로 나누어 만덕초등학교와 가야초등학교에서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참여한 가야초등학교에서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가야초등학교에서 한 상반기 동안 미디어 수업에서 다룰 내용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크게 두 부분으로 우리 시대 주요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3 가지 미디어에 대한 이해, 제작현장 견학으로 수업을 구성했다. 직접 미디어를 쓰는 영역에 해당하는 수업 내용이 상반기 미디어 수업에서는 빠져 있다. 이러한 내용은 하반기 미디어 수업 내용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하반기엔 상반기에 다룬 미디어 중 학생들이 선호하는 한 가지 미디어를 직접 이용하는, 미디어 쓰기에 해당하는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4월 23일 드디어 첫 미디어 수업을 하게 됐다. 담당 교사와 사전 연락을 통해 예상한 학생은 6학년으로 30명 안팎이었다. 수업 당일 도착하고 보니 미디어 수업을 신청한 학생은 18명이었고, 그날 학교에 온 학생은 12명이었다. 그나마도 2명의 학생은 수업 중간에 다른 일로 자리를 떴다. 결국 10명의 학생이 미디어 수업을 하게 됐다.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모둠을 구성하기에도 어려운 수가 됐다. 적은 수로나마 모둠을 구성했지만 수업은 모둠보다 개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0명은 그렇게 해도 무리가 없었다.

강사가 준비해간 워크시트를 이용하여 활동중심의 수업을 4차시 진행하였다. 강사가 준비해간 수업은 4차시였지만 학교에서 토요 휴업일의 시간운영을 80분 수업, 20분 휴식으로 진행하여 크게 2차시로 미디어 수업을 진행했다. 미디어 개념 이해, 미디어 분류, 텔레비전 의 특성, 시청행태 점검 등의 내용을 활동중심의 수업으로 진행했다. 활동중심의 수업은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한 형태였다. 그러나 4차시 수업을 모두 그렇게 진행했다고 생각해보라. 결국 학생들도, 강사도 지쳐버렸다. 매 월 1회 미디어 수업을 각기 4차시로 나누어 수업을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큰 틀에서 학생들은 같은 과목을 하루 종일 듣는 것과 같은 셈이다. 이번 달 미디어 수업을 준비하며 고민·보완해야 할 지점이다.

남겨진 고민 거리

시간에 쫓겨 부산민언련도, 학교도 그리고 강사도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한 조금 많이 엉성한 첫 번째 미디어 수업이었다. 미디어 수업 그 자체와는 별개로 토요 휴업일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많은 고민 거리를 안겨주었다. 주5일제는 토요일을 쉬도록 만들어 놓은 제도이다. 이 때문에 토요 휴업일의 프로그램은 학생들에 대한 구속력이 없다. 다시 말해 학교에 나와야할 의무가 없으므로 나와도 그만 안나와도 그만인 것이다. 자칫 수업이 흐지부지 되기 쉽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선 흡입력 있는 미디어 수업을 만드는 것 외엔 특별한 방법이 없다. 두 번째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누가 지불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지역의 개별 시민단체가 실질적으로 이런 프로그램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

부산민언련은 이번 프로그램은 하나의 미디어 교육 사례로, 토요 휴업일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 진행을 계기로 이러한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의 수요가 늘어났을 때 지역의 시민단체나 미디어 교육 활동가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산지역 여성단체에서 직업으로서의 미디어 교육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해왔지만 그 성과가 축적되지 못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논의를 중단한 미디어 교육 활동, 활동가들에 대한 네트워크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런 문제는 현직 교사들의 연수·교육으로도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NGO가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NGO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NGO가 교육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4월 네 번째 토요일 미디어 수업이 있고서 벌써 2주가 흘렀다. 다시 2주 뒤 미디어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이들이 반할 재미있는 미디어 수업,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