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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7호] 3.11 대지진을 잊지 않기 위해 뭉쳤다!

일본 센다이 지역 ‘3.11 와스레나이 다메니 센터’

  센다이 미디어테크 전경
그 날, 3월 11일

일본 센다이(せんだい)시에는 특이한 외관으로 특히 건축업계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복합문화건물이 있다. 바로 ‘센다이 미디어테크(せんだいメディアテーク)’라는 곳이다. 이곳은 미술, 영상문화의 거점과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시설이다. 뿐만 아니라 카페, 사랑방, 예술 갤러리등과 같은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어 지역 사람들뿐 아니라 센다이를 찾는 관광객들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엔 조금 특이한 이름을 가진 미디어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미디어센터의 이름 치고는 너무 길다 싶을 정도지만 그들에게는 중요를 넘어서 비장함까지 담고 있다. ‘3.11 와스레나이 다메니 센터’(3월 11일을 잊지 않기 위한 센터). 그 이름에 담긴 의미와 그곳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3.11 와스레나이 다메니 센터’ 홈페이지 (http://recorder311.smt.jp)


3월 11일을 잊지 않기 위한 센터, 그 시작점

3.11 와스레나이 다메니 센터(이하 와스레나이센터). 그 이름이 너무 길어! 라고 하하 웃어넘길 수는 없는 것 같다. 일본 사람들에게 3월 11일은 천재지변의 날로 기억되고 있다. 그 날, 지축을 뒤흔들 정도의 강력한 지진이 일본열도 전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이민자,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센다이 지역은 대지진의 피해를 가장 심하게 입었다.
하지만 곧 그들 사이에서 대재해로 인한 피해와 상처를 함께 이겨내고 다시 부흥의 힘을 모으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일본정부도 지진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이 움직임을 지원하였다. 그렇게 와스레나이센터는 3월, 센다이 미디어테크 2층에 둥지를 틀었다. 311대지진을 계기로 설립됐다는 사실과 더불어 일본에선 정부지원을 받고 설립된 미디어센터는 와스레나이센터가 첫 사례인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1 와스레나이 다메니 센터’ 내부 모습


와스레나이센터에는 스튜디오와 방송국이 있는데, 스튜디오는 정보 수집이나 비디오카메라 등과 같은 취재용 기재의 제공 외에도, 텍스트 집필, 영상이나 사진의 편집, 인터넷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시민, 전문가, 스탭이 서로 협동해, 복구와 부흥의 과정을 다양하게 기록해나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 활동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311, 아카이브 프로젝트

“잊혀진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와스레나이센터 스튜디오 활동 모습
“다양한 지원활동을 응원하고, 기록은 미래의 재산이 되도록”이라는 표현은 와스레나이센터의 비전이다. 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311, 아카이브 프로젝트’이다. ‘311’은 대재해가 일어난 3월 11일을 뜻한다. 이 프로젝트에선 영상, 소리, 사진 및 텍스트 등과 같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대지진 후,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이야기, 그리고 복구현장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재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간 및 장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재해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해외 활동가까지 폭넓게 지원하여 3월 11일이 남긴 대재해를 기록하고 함께 앞으로의 미래를 나누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센터는 앞으로 약 2년 동안 311 프로젝트를 통해 자료를 모으고 다시 재공유를 위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디어센터의 공식 홈페이지(http://recorder311.smt.jp)에선 지속적으로 영상, 소리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재해현장,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재해 경험담과 삶의 이야기에 대한 기록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진과 원전사고라는 대재해를 겪고 난 후, 비옥하고 아름다웠던 마을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파괴 되었다. 남은 것이라곤 슬픔과 절망 밖에 남지 않은 현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후유증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들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재해로 인해 죽었고 살 곳을 잃었는데도 불구하고 웃음을 찾으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강한 재기의 힘을 느낀다. 동시에 재해와 같은 유사시의 상황에서 미디어센터가 지역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유사시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과의 네트워킹은 센다이의 사례처럼 지역사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것을 구성원이 함께 주체적으로 공유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그러한 네트워킹이 부족한 것 같다. 앞으로 미디어센터와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의 탄탄한 연계망을 확충하는 것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할 것 같다. □

[참고]

‘와스렌TV311(わすれンTV311)’이란?
‘3.11와스레나이다메니센터’에 있는 방송국의 프로그램이다. 시민, 전문가, 스태프가 함께 노력하여 각자의 지진 재해 체험을 다시 이야기하고 , 지진 재해 부흥의 지원 활동을 생각해 그러한 연설이나 활동을 시민이나 전문가와 함께 발신·기록하는 유스트림 프로그램이다.
* 유스트림(Ustream) 방송 :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실시간 인터넷 서비스.

  와스렌TV311의 유스트림 플레이 화면, 인터넷 공유 가능


* 주
이 글은 3월 11일을 잊지 않기 위해 센터 홈페이지와 함께 본 센터를 직접 방문한 박도영 아시아미디어활동가의 정보 제공을 통해 작성된 글입니다.


[필자소개] 최미라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4학년 졸업예정자. 2011년 6월부터 부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것을 계기로 현재는 찾아가는 미디어교육 코디네이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이 특기. 맛있는 빵과 커피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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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센터 , 대지진 , 와스레나이다메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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