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미디어운동연구저널 Act!

[ACT! 85호 기획대담] 미디어운동, 10년을논하다 : (4)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대담: 김지현 + 김보람 (ACT! 편집위원)

[편집자 주] 미디액트 11주년을 맞아 지난 10년 간의 미디어운동을 돌아보고자 기획된 대담이 이번 호로 네 번째를 맞습니다. 독립다큐멘터리, 미디어센터, 퍼블릭엑세스에 이어 이번 호 주제는 ACT! 자신입니다. ACT!는 미디액트가 설립된 지 1년 후인 2003년 7월, 새로운 미디어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지평을 열고자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로서 탄생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85회를 이어오면서 미디어운동 자체만큼이나 역동적인 변화를 겪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지난 10년 간의 ACT!를 이야기하고 현재의 ACT!를 들여다보기 위해, ACT!에서 9년째 편집위원을 하고 있는 ‘원로’ 편집위원 김지현 선배와 올해 초 처음 활동을 시작한 ‘신참’ 편집위원인 김보람 후배가 만났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알찬 내용으로 오래오래 계속되었습니다.

▲ ACT! 편집위원 - 김지현(왼쪽), 김보람(오른쪽)


지현: 우리 서로 자기소개부터 해요. 어떻게 ACT!에 발을 들여놓게 됐는지. 내가 먼저 할까? (웃음)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됐느냐 하면, 음… 2004년 7월에 처음 ACT! 기획회의에 참여하게 됐는데, 그때 나이가 27살인가? 그랬을 거예요. 근데 그 전에 영화 공부 하러 미국에 유학 갔다 왔어요. 와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독립영화라든지 대안문화 실천 등에 관심이 있어서 문화연대, 인디다큐페스티발, 인디포럼, (떠나기 전에는) 서울여성영화제 등에서 일한 적 있었어요. 그런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던 거지. 2003년도 말쯤에 인디다큐페스티발을 하면서 같이 일하게 된 친구들이 다 ACT!의 첫 멤버들이었던 거예요. 걔네들은 퇴근하면 ACT! 회의에 가고, 갔다 오면 그날 회의가 어땠더라 하면서 멋지게 얘기를 하는 게 있었지. 그래서 궁금해하던 차에, 2004년도에 편집위원을 충원한다는 말을 듣고 제안을 받아 가게 되었던 거죠.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고요.

보람: 유학 갔다 오신 게 언제였어요?

지현: 2001년도부터 2003년도 8월까지.

보람: 그럼 갔다 오셔서 쭉 인디다큐나 이런 데서 일하신 거예요?

지현: 영화제들을 돌면서 내가 뭘 해야 될까, 이런 것들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죠. 바로 회사에 취직하기보다는. 회사에 취직하기에는 좀 늦은 감도 있었고. (웃음) 물론 준비를 했으면 들어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것보다는 전 문화나 대안 문화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아서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ACT!는 그런 활동과 비슷하면서도 이론이나 학문 지향적인 게 있었기 때문에 그게 마음에 들었던 거 같애요. 몸으로 실천할 뿐만 아니라, ACT!를 하면 공부를 할 수 있겠구나, 그런 점이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 했었던 거 같아요. 보람 씨는?

보람: 저는 영화 쪽에는 살면서 별로 연관고리가 없었어요. 이거 하기 전에는 학교 졸업하고 방송국 들어가고 싶어서 한참 준비하다가 잘 안 됐어요. 2년 동안 백수로 지내다가, 마지막에 간 데가 잡지사였어요. 잡지사에서 2년 조금 넘게 일했죠. 근데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어요.

지현: 왜?

보람: 그게… 저도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대학 때 문화 쪽에 관심이 많아서 연극제나 영화제 같은 데서 자원봉사를 했었거든요. 여러 군데를 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데가 EIDF예요. 2년을 했는데 처음에는 행사팀 자원봉사였고, 두 번째는 시청자평가단이었어요. 공짜로 다큐 보는 거. (웃음) 그걸 2년을 하고 나니까 다큐멘터리라는 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다는 걸 알았어요. TV에 나오는 다큐멘터리랑 많이 다르잖아요. 백수 시절에 영화를 많이 보러 다녔는데, 친구가 없어서 주로 혼자 보러 다니다보니까 독립영화를 많이 보게 됐어요. 의도하지 않게 그런 쪽에 관심이 쌓였던 거 같아요. 그런데 직접 다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못하다가 2009, 10년 이때, 독립영화 많이 보면서 나도 한번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두 개의 선> 처음 보고. 회사 다니면서 너무 지겹고 해서 약간의 도피처럼 독다큐(독립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 수업을 들었는데 그러면서 미디액트도 알게 됐고 ACT!라는 잡지를 만들고 있다는 것도 수업에서 알게 됐어요. 하지만 내가 할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했죠. 기사를 몇 개 봤는데 재밌게 본 게 김동원 감독님 대담하는 거였어요. (미디어운동, 10년을 논하다 : (1) 독립다큐멘터리) 처음 읽고 나서, 내가 지금 회사에서 쓰고 있는 기사보다 이런 기사가 훨씬 재밌고 훨씬 가치 있게 느껴지는 거예요. 이런 일을 해야 돼,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스이’가 ‘Me, Dear’에 쓴 글을 봤거든요.(Back to the Future: 한 신진 감독의 독립 다큐판 1년 체험기) 너무 재밌었어요. 하지만 그때도 제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뭔가 많이 알아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독다큐 수업 끝나면 뭐하지? 하고 있었는데, 은정 쌤(ACT! 편집위원)이 같이 하자고 제안해왔어요. 저는 뭔가 학위도 있고 경험도 많아야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하면 된대요. (웃음) 그러면 석 달만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온 게 넉 달째예요. 근데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어요. 처음 이 기획대담 얘기 나왔을 때는, 아 이걸 하면 뭔가 ACT!의 역사가 쫙 훑어지겠구나, 궁금한 거 다 물어봐야지 생각했어요. (웃음)

지현: (웃음) ACT!의 역사는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안 훑어지니까. 이 대담에서 완성도 있게 쫙 정리돼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버려야 될 거 같애. 그보다는, 계기를 만드는 거? 그게 중요할 거 같아요.


보람: 처음에 같이 ACT! 편집위원 하셨던 분들은 얼마나 하셨어요?

지현: 한 2, 3년 한 거 같아요.

보람: 보통은 다 그 정도의 수명으로? (웃음)

지현: 보통 그러는 거 같애.

보람: 2, 3년을 하면 한 바퀴 돌고, 알만큼 알고 돌만큼 돌았다는 느낌이 드나보죠?

지현: (2, 3년이 지나면) 계속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림이 보이는 거 같아요. 처음에는 보람 씨처럼 잘 모르고 배우는 마음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거 같고. 배우는 시기로는 그 정도가 적절하다, 그런 것 같아. 난 아직까지 결정이 안 돼서 여기 있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보람: 처음 들어오실 때는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으셨어요?

지현: 처음 들어올 때는 경험 차원에서 하는 면이 많은 거 같아요. 다들 그렇지 않을까. ACT! 창간호 때 ‘액트 창간 이유’ 이런 거를 생각했던 사람들 말고는 대부분 그런 마음이었을 거예요.

보람: 그럼 2004년에 들어오실 때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있는 상태였나요?

지현: (발행물 ACT!를 보며) 이 오프라인 ACT!는 1년에 한 번씩 발행했어요. 온라인 ACT!의 모든 기사를 다 싣는 게 아니라, 주제별로 맞는 기사를 추려내고 보충할 게 있으면 다시 쓰는 방식으로 냈던 거예요.

보람: (발행물 ACT!를 살펴보며) 어쩐지…

▲ 계간지 Off-ACT!

지현: 좀 더 주제가 분명하잖아요. 온라인 ACT!에서는 계속해서 기사거리들을 축적해 나가고, 그걸 오프라인 ACT!를 만들면서 다시 정리했던 거지. 그래서 그 당시에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틀이 잡혀 있었지. (웃음) 보람 씨가 질문지에서 ACT!의 전환기를 물었는데, 미디액트가 영진위의 재심사에서 탈락되고 상암동으로 가게 되면서 어려워졌잖아요. 그러면서 ACT!도 그때 전환기를 맞았죠.

보람: 그럼 오프라인으로 나오던 게 그때부터 끊긴 거예요?

지현: 그때 끊겼고, 매달 나오던 온라인 ACT!도 두 달에 한 번으로 바뀌었어요. 그때가 많이 어려웠고, 지금은 그나마 많이 안정돼서 두 달에 한 번이라는 페이스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게 ACT!만의 위기라기보다는 당시 미디어운동 전체의 위기와 연관이 되어 있는 거 같애요. 그 당시에 RTV도 지원금이 깎였고, 독립영화도 마찬가지 상황이었고.

보람: 그럼 그때 영진위가 지원을 다 줄였던 거예요?

지현: 영진위뿐만 아니라 방통위도 다 그랬죠. 정권이 2007년 12월에 바뀌었는데, 슬슬 우리까지 영향이 오는 것이 2008년도부터 시작돼서 2009년도 말에는 큰 것들이 다 물갈이되고…

보람: 그럼 그 위기 시기에 ACT!는 어떻게 했어요? 중단되거나 그랬어요?

지현: 그렇진 않았죠. 꾸준히 2개월에 한 번씩은 나왔어요.

보람: 예전에는 훨씬 더 빡셌겠네요?

지현: 그렇죠. 그때는 재정적으로 안정되기도 했고, 2010년도 이전에는 지금보다 정책실 인원이 더 많았고. 정책실 활동과 어우러지면서 많이 하려고 했던 거 같애. 지금은 미디액트가 정책실이 없잖아요. 반면에, 다른 센터에서 발행하는 저널들이 생기기 시작했죠. 익산 센터나 가끔 시청자미디어센터 같은 데서 책을 발행하기도 하고. 그전에는 미디액트에서 발행하는 ACT!만 대안미디어나 미디어운동에 관한 기사를 썼다면, 2000년대 후반으로 오면 미디액트가 타격을 받은 반면 다른 지역 미디어 저널들이 생겼어요. 교류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언제 한번 그런 거 기획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보람: 아, 다른 저널들 다 모아서 비교하는 거?

지현: 예. 지금 하고 있는 ACT! 10주년 기획대담을 그런 식으로 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보람: 그러네요. 오프라인 ACT! 첫호 보니까, 미디어운동이 뭐고 연구저널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글들이 많더라구요. 이런 저널이나 매체가 전혀 없던 시절이어서 그런가봐요. 저는 이미 미디액트가 틀을 만들어놓고 미디액트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전국 곳곳으로 퍼져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왔잖아요. 제가 느낀 게 뭐냐면, ACT!가 단순히 미디액트의 소식지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이 있단 느낌이 드는 거예요. 처음 취재를 갔는데 ACT!에서 왔다고 하니까 너무 반겨주시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ACT!가 해온 게 많구나, 그런데 나는 아는 게 없는데 여기 무임승차하는 느낌? 잘 모르는데, 잘 모르고 가서 괜히 누를 끼칠까봐 고민되기도 했고.

지현: 아, 현장에 인터뷰하러 갔을 때?

보람: 네. ACT!에서 왔다고 하면, “ACT!에서 오셨대” 이러면서 자기가 몇 년에 미디액트에서 일했다고 설명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근데 저는 그 과거를 공유하지 못했던 사람이잖아요. 다 전해 듣는 거니까 감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괜히 잘못해가지고 흐려놓을까봐. (웃음) 그런 게 있었어요.


지현: 초반기에 논쟁 아닌 논쟁이 있었어요. ACT!가 미디액트의 소식지냐 아니냐 가지고. 우리는 ACT!를 미디액트에서 발행하고 있고 원고료나 활동비도 미디액트에서 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미디액트에서 발행하는 잡지, 미디액트 활동의 연장선, 이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반면에, 새로 들어온 외부 편집위원들은 그런 걸 좀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었어요.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미디액트의 활동을 담는 소식지가 아니고 운동 자체에 대해 전반적인 기록이나 자료 축적, 평가를 하는 매체로 생각해야 하는 거고, 좀 더 자율적인 독립적인 모임으로 봐야 한다고 많이 얘기를 했었죠. 근데 그게 잘 와닿진 않았던 거 같고. (웃음)

보람: 미디어운동을 하다가 알게 돼서 들어온 편집위원들도 많았죠?

지현: 초반엔 그랬는데, 후반부로 올수록, 어… 미디어활동가들이 다른 데로 다 갔는지(웃음) 독립다큐 출신들이 많이 오게 됐죠.

보람: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와서 활동가가 돼서 나갔다거나,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지현: 음… 독립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독립극영화 제작 과정을 이수하고 지금은 전미협(전국미디어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있는 민욱 씨 같은 경우가 그렇겠죠.

보람: 편집위원 첫 모임 뒤풀이 때, 민욱 씨가 한 말이 기억나요. 여기 있다보면 제작이냐 운동이냐를 선택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지현: 다른 경우로, 대학시절에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던 어떤 친구가 사람들이랑 피아노 같이 치고 하는 데 관심 있다가 퍼블릭엑세스 기사를 보고 미디액트를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 퍼블릭 엑세스가 뭐냐고 물어보고. 우리가 ACT! 편집위원 제안해서 한 2, 3년 하다가 지금은 청주에 있는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서 일하고 있어요. 대부분은 직장에 취직해요. 독립다큐 제작자가 되는 사람도 많은 거 같아.

보람: 처음에 저도 들어올 때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얘기도 많이 듣고 했지만, 내가 실제로 아는 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궁금하기도 하고. 그 안의 세계가 어떤지. 여기 발을 담그고 있으면 알게 될 거다, 하고 소장님이 말씀해주셨고. 알고 싶다는 생각이 되게 많았어요. 와서 공부하고 싶다. 근데 와서 있어보니까…

지현: 공부가 많이 돼요?

보람: (웃음) 주워듣는 얘기는 많은데, 이론이 딱 체계적으로 정립되는 거 같진 않구요.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뀐 게, 원래는 스터디하듯이 책을 읽으면서 미디어운동의 역사라든가, 그런 식으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여기 안에 있다보면 체득되는 게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현: 있다보면?

보람: 네. 단시간에 스터디에서 익히는 것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니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있다보면 2년 동안 제게 체득되는 게 있을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익히는 게 더 맞지 않나, 머리로 공부하는 건 어차피 안 될 거 같은데. (웃음) 좀 더 여유 있게 생각해야겠다, 처음에는 당장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거에 대해서 이래도 되나 싶었거든요. 불안한 거.

지현: 잘 알아야 되는 이유가 있어요?

보람: 미디어운동 연구저널이라는 데 소속이 되어 있으니까, 이거에 대해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해줄 수 있어야 될 거 같고, 그런 게 좀 있었어요. 내가 알지도 못하고 기사를 쓰면 안 될 거 같은 그런 느낌… 너무 스스로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나? (웃음)

지현: 그러게요. 완전 성실한 자세인걸. (웃음)

보람: 저는 상업잡지에 있었잖아요. 거기서도 편집회의를 하고 기획회의를 하잖아요. 돌아가는 과정이 처음에 너무 비교가 되는 거예요.

지현: 그것 좀 말해줘요. 다른 데선 어떤지.

보람: 저는 월간지를 만들었거든요. 매달 회의하고 취재하고 기사 쓰고 하는 과정은 비슷해요. 제가 느꼈던 큰 차이점은, 독특하다고 느꼈던 게, (ACT!는) 강제력이 없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다 하는 거예요. 돈을 받고 다니는 회사에서는 쓰기 싫은 것도 위에서 시키면 써야 하고,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쓰는 양이 많고. 예를 들면 내가 한 달에 30페이지를 막아야 된다, 하면 담당 기사가 6, 7개 되니까, 모든 거에 관심을 다 못 쏟거든요. 내가 집중할 것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버리고 하는데, ACT!는 그렇지 않잖아요. ACT!는 편집회의가 타이트하지 않다는 느낌을 저는 받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슈와 현장’에 어떤 아이템이 좋을까 하면, 처음엔 아무도 말을 안 하는 거예요. 조용해요.

지현: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는 서로 경쟁적으로 이야기해요?

보람: 그때는 그게 일이니까, 얘기를 안 하면 일을 안 하는 거잖아요. 스무 개씩 아이템을 가져와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ACT!는 처음에 아무도 얘기를 안 하는 거예요. 그런 장면이 저는 되게 낯설었어요. 그런 게 저는 되게 불안한 거죠. 이 침묵을 어떡하지? (웃음) 그런데 조금 있다가 슬금슬금 누군가 얘기를 하기 시작해요. 그런데 그 아이템이 되게 좋은 거예요. 또 누군가 얘기를 하면 아무도 반대를 안 해요. (웃음) 근데 제가 회사에서 겪은 것은, 누가 얘기를 하면 그게 취재가 되겠냐부터 누구를 취재해봐라, 이런 식으로 방향을 잡아주기도 하고. 근데 ACT!는 아무도 반대를 안 하고 오케이, 해봐라. 제가 이쪽을 잘 몰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는데, 나중에 회의록을 보면 훌륭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놀랍다, 이 회의의 분위기는 뭐지? 그리고 원고 배분을 할 때도 다 하기 싫은 거 같은 표정을 짓고 있잖아요. (웃음) 그러면 또 누가 하지? 하고 걱정이 돼요. 그런데 마지막에 가서는 다 배분이 되어 있고. 하기 싫어하는 거 같은데 또 하는 거 보면 되게 열심히 하고 잘하고.

지현: 성격 아닐까. (웃음) 다들 서먹하고 수줍어서.

보람: (웃음) 그런가. 신입 편집위원들이 들어와서 낯을 가리나보다 했어요.

지현: 처음에 신입위원들 열심히 적던데.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안 하는데. (웃음)

보람: (웃음) 맞아. 다들 적지도 않아. 과자 까먹고 있고. 이렇게 아무도 시키는 사람도 없는데 굴러가는 거 보면 너무 신기하고. 저는 처음에 마감이 다가올수록 큰 압박을 받았어요.

지현: 아, 진짜?

보람: 네. 근데 다들 안 하시는 거예요. (웃음) 놀랍고. 그렇지만 결국에는 다 되고. 원고 평가 같은 거 할 때도 아무도 말을 안 하다가 누군가가 말을 꺼내면 마지막 순간에 다들 할 말을 하고. 남들이 먼저 말해주길 기다리다가. (웃음)

지현: 다들 적극성이 부족한가봐.

보람: 근데 다들 생각은 하고 있는 거잖아요.

지현: 그러게.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아닌가봐.

보람: 특이한 거 같아요. 다들 안 친해 보이는데, 회의는 꼬박꼬박 오고. (웃음) 딱히 누가 안 온다고 해서 크게 뭐라 하지도 않잖아요. 저는 이게 굴러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모를 거 같아요.

지현: 이런 모습을?

보람: 네. 이름 자체가 ‘연구저널’이잖아요. 심지어 ‘미디어운동’ 앞에 ‘진보적’이 붙어 있고. 저는 처음에 들어올 때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이런 거에서 압박이 좀 있었어요. 저는 이쪽에 뜻이 깊은 사람들이 엄청난 소명의식으로 하는 데라고 생각해서, 늦게 들어왔으니까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지현: 훌륭하다. 성실한걸. (웃음)

보람: 근데 한 달 지나니까 저도 똑같이 마감을 못하겠고. (웃음)


지현: 나도 초기 멤버가 아니라 ‘진보적 미디어운동’이란 이름을 지을 때 참여하진 않았는데, 창간 기획의도를 보면, 미디어운동에 이론이 필요하고 여러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천들을 이론화할 필요도 있고 실천들의 방향이나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런 토론의 장으로서 저널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ACT! 초반에는 실제로 그런 목적이 컸던 거 같애요. 활동가들의 토론의 장? 그런 걸 마련하려는 역할을 자임했던 거 같애. 각 운동마다 현황이 어떻게 과제가 뭐고 앞으로 목표는 어떠해야 하고 하는 틀에 맞춰서 기사를 많이 썼던 거 같애. 그런데 편집위원에 활동가들보다는 미디어운동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 비중이 커지면서, 중간평가나 연말평가를 할 때면 매번 ACT!의 방향성 문제가 나오는 거예요. ACT!는 연구가 부족하다, 이론 생산이 부족하고 현장 스케치 같은 소식들만 담아내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 반면에, 또 한편으로는 ACT!는 너무 어렵다, 자기들에게 갇힌 용어만 쓴다, 좀 대중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이런 갈등을 겪으면서 지금은 대중화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어요. 편집위원 구성 자체가 그러니까. 그런 쪽으로 성격을 잡아 나간 거고. 연구저널은 어울리지 않죠. (웃음) 그냥 저널, 온라인 웹진, 이런 성격이 점점 더 강해지지 않았을까.

보람: 진짜, 연구저널이라 하기엔 좀 그런 거 같애. 그런데 이 방향이 맞는 거 같아요? 연구보단 대중적으로 가는 게?

지현: 맞냐 틀리냐의 문제인 걸까? 왜냐면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못 하는 게 있는 거니까. 둘 다 필요하겠죠. 그러게… 이름 자체에 대해서 다시 고민해볼 필요도 있는 거 같아요.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이라는 이름이 ACT!를 잘 표현하고 있는 건지. 이게 우리의 정체성이 돼야 하는지.

보람: 미디어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ACT!가 생기기 전보다 지금이 더 많아졌겠죠? ACT!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지현: 아까 말했듯이, 지역 센터에서 만들어내는 저널들이 생기면서 지역 미디어운동 소식들을 모아내는 팀이 생긴 거잖아요. 미디어센터들이 더 많이 생겼으니까 미디어활동가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죠. 사회적으로 큰 투쟁이 있을 때면 거기서 경험을 하고 미디어활동 단체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2008년에 촛불 때 카메라 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지금 뭐하고 있는가. 단체들한테 많이 찾아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거 같애. 그런 걸 계기로 사람들이 모이고 단체를 꾸미고 하는데. 옛날 87년에 민주화운동할 때 독립영화가 활성화됐던 것처럼. 어쨌든 그런 계기들은 계속 있지 않을까.

보람: ACT! 내용은 예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어떤 거 같으세요?

지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게, 1차적인 수집활동? 그런 역할인 거 같아요. 여력이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가능할 텐데. 예를 들어, 오프라인을 내면서 다시 1년을 돌아보고 기획을 새롭게 해내고 그런 게 가능한데, 지금은 그런 여력이 없어서 기초적인 활동을 하는 상태인 것 같아요.
ACT! 주체로 포럼 같은 것도 많이 해왔죠. 작년 미디액트 10주년 때 미디어운동 10년을 돌아보는 포럼을 열기도 했고. 그때만 해도 많이 어려웠을 때인데 해낸 것 보면, 훌륭하네. (웃음)

보람: ACT! 밖에 있는 사람들이 ACT!가 그런 것을 많이 하기를 바라나요? ACT!를 아냐고 물어보면 다들 들어봤다고는 하시더라구요.

지현: 아, 진짜? (웃음)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없는 거 같아서… 사람들이 얼마나 바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기획을 하면)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 같기는 하대요. 그리고 실은 활동가들도 자기 일에 치이다보면 다른 데 시선을 두기가 어렵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함께 얘기할 기회를 ACT!의 역할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거 같애. 그래서 딱히 바라지 않아도…, 아니 오히려 ACT!가 갈구는 거지. 당신은 글을 써야 할 의무가 있고, 당신의 활동을 소개하고 평가하고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고민을 나눠야 할 의무가 있다고. 사람들이 해달라고 해서 ACT!가 한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이지 않았을까. ACT!가 사람들이 뭘 해주길 바란 게 아닐까.
ACT! 활동은 얼마나 오래 할 거 같아요?

보람: 한치 앞을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1년 해봐야지, 하고 들어왔어요. ACT! 이름이 주는 무게가 너무 커서, 저랑 안 어울릴 거 같은 거예요. 제가 섞일 수 없을 거 같았어요. 그래도 한다고 했으니까 1년은 해야지 했는데, 지금 생각은, 내가 이 일을 하면서 계속 살 거라면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여기서 더 깊이 배우는 게.
선배님은 9년까지 할 거라고 생각 못하셨죠? 어떻게 9년이나 하셨어요?

지현: 살다보니. (웃음)

보람: 해보고 싶은 분야는? 미디액트에 계실 때는 정책연구하신 거예요?

지현: 예. 정책연구실에 있었어요. 처음에는 ACT! 기사를 미디어운동 분야별로 나누는 경향이 많았어요. 미디어교육, 퍼블릭엑세스, 공동체라디오, 미디어센터, 여성미디어운동, 장애인미디어운동, 그리고 또… 뉴미디어. 이렇게 분야별로 나눴어요. 그래서 각 분야마다 주로 기사를 전담하는 담당자가 생기고. 그런데 이런 구분이 적절한지, 나 이것만 할래 하는 게 맞는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나는 이론이나 역사 같은 전반적인 주제에 관심이 있고, 또 아무래도 영상 쪽에 관심이 있으니까. 그래서 쓴 논문이 ‘참여영상문화’ 이런 거였고.

보람: 저도 처음에 이 오프라인 ACT! 보면서, 아 미디어운동에 이러저러한 게 있구나, 미디어교육이 있고 공동체라디오가 있고 독립영화가 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지현: 그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미디어운동에 분야가 따로 있나? 뭐든지 미디어운동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것보다는, 그런 의제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려고 했던 거 같아요.

보람: 그러다보니 이렇게 나눠지게 된 거예요?

지현: 나눠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쨌든 미디어교육이나 퍼블릭엑세스, 공동체라디오, 미디어센터, 독립영화라든지 다양한 비디오 행동들, 이런 것들에 대해 얘기하는 곳이 없으니까 그런 걸 알려내는 가치는 ACT!가 독보적인 거 같아요. 반면에, 초창기 ACT!가 하려 했던 전체 미디어운동의 전략을 세운다든지 이론화 같은 걸 하기 위해서는 주류 미디어나 미디어 구조 자체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따라야 하고, 다른 질서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 대안적 행동들이 어떤 가치가 있을 것인가, 그런 분석이 맞물려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전체적인 얘기를 하기보다는 대안미디어운동에 있어 어떤 실천들이 있는지 그런 걸 소개하는 데 기울어진 면이 있는 거 같애. 전체적 시야에서 그것들이 어떤 위치를 가지는지 조망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빠지고 있지 않은지 생각이 들어요.

보람: 1차적으로 일어나는 일만 모으는 데서 멈추는?

지현: 아니아니. ACT!에서 말하는 ‘대안미디어운동’ 영역에서 일어나는 소식들만 담으려고 한다는 것. 포커스가 그쪽에만 맞춰져 있는 것.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촛불 때였던 거 같은데, 방송법인가 언론법에 대해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ACT!는 주류 방송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에 대해서는 별로 큰 의제로 생각하지 않는 듯한 느낌? 그건 우리 이슈가 아니라 주류 방송의 이슈이지 않느냐 하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어요. 미디어운동은 그렇게 봐서는 안 되죠. 담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처럼 시야가 좁아서는 곤란하죠.

보람: 그렇구나. 굳이 그렇게 틀을 만들어놓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거구나. 저도 모르게 틀을 만들어놓고 있었던 거 같애요. 미디어운동이 뭔지 모르겠으니까. 알고 싶은데, 알려면 필요한 게 어떤 중심틀이잖아요. 거기에 맞춰서 재료를 찾아내야 하니까. 저번에 회의 시간에 빅데이터 관련 서평 쓰기로 했을 때, ‘빅데이터가 미디어운동이랑 무슨 연관이 있지?’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현: 정보통신 분야잖아요. 정보통신도 미디어의 한 분야라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러니까 편집위원의 멤버 구성이 중요한 거 같애. 관심 있는 사람이 있어야 얘기가 나오니까. 그런 면에서 강제할 필요도 있네.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하지 않도록. (웃음)

보람: 다 할 수 있는 거구나.

지현: 그래야 얘기가 깊어지겠죠. (질문지를 보며) 다음 질문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서 ACT!가 해야 할 일? (웃음) 급변하지 않은 때가 없었는데.

보람: 그래서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를 떼고 질문을 해도 될 거 같아요. 제가 궁금한 건, 어떤 마인드로 ACT!에 있어야 하는지?

지현: 어쨌든 미디어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파악은 하고 있어야 될 거 같고. ACT!는 그랬던 거 같애요. 방송, 영화, 뉴미디어, 정보통신, 미디어문화를 포괄해서, 구획 짓기보다는 서로 교류시켜서 통합적인 얘기를 하는 경향이 있었던 거 같애요. 아까도 말했지만, 공동체라디오라든가 퍼블릭엑세스처럼 구별하는 경향도 있긴 했지만, 대체로는 미디어라는 개념을 넓게 가져가려 했고, 그런 게 바로 급변하는 환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프레임이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TV, 라디오, 영화 분야만에 갇혀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관통하면서 얘기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특히 ACT!는 거대 언론사에 대항하는 대중들의 직접적인 실천, 아래로부터의 행동, 그런 걸 많이 조명하려 했죠. 그런 행동들이 지금의 미디어환경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먼저 발굴하고 보여주고 의미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거 같아요.
예전에 UCC 논쟁도 있었죠. UCC랑 퍼블릭엑세스랑 뭐가 다르냐. 많이 다르다는 대답이 있었거든요. 둘의 차이가 뭐냐 하면, 여전히 이 차이는 유효한 거 같긴 한데, 퍼블릭엑세스는 민중이 방송에 대해 권리를 찾는 거라면, UCC는 사업자들이 소비자들한테 우리 공간에 와서 놀라고 미끼를 던지는 거 같은, 그런 거. UCC는 자본이 이끌어내는 참여지만 퍼블릭엑세스는 민중이 요구해서 자본으로부터 얻어내려는 공간인 거다, 이런 차이들을 많이 얘기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UCC를 통해서 성장하는 대중이 있는 거잖아요. 거기서도 자본이 만들어놓은 틀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 얘기들도 난삽하지만 뻗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좀 갇혀 있고. 이렇게 얘기하는 게 올바른지 잘 모르겠지만, 퍼블릭엑세스라는 개념을 너무 방송 사업자와 시청자에 관련된 얘기로만 정형화시켜버리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퍼블릭엑세스가 모든 미디어 분야에 넓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인데, 방송에만 적용되는 개념인 것처럼 얘기한다거나, 이런 것들? 대안미디어의 어떤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여겨지는 영역만 얘기만 반복할 게 아니라 정말 시야를 넓히고 유연해질 수 있어야 할 거 같은데. 그런 역할이 ACT!에 요구되는 것 같아요.
보람 씨는 특별히 해보고 싶은 미디어운동이 있어요?

보람: 다 아는 것은 아니라서… 하지만 얘기 나오는 것 중에 솔깃했던 거는 공동체라디오였어요. 대학생 때 마포FM에서 일했거든요. 그때는 사실 라디오 PD가 되고 싶어서 라디오에서 경험을 많이 쌓으려는 생각만 있었지, 공동체에 대한 생각은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그 안에서 회의도 하고 주파수 확보해달라는 시위 현장에도 가고 했어요. 그땐 이런 공동체라디오가 왜 필요하고 내가 여기서 뭘 해야 되고 이런 생각이 없었다가, 이제서야 돌이켜보니까, 내가 걸어온 길이 이렇게 이렇게 돌아서 알게 모르게 내 안에 씨앗 같은 걸 남겨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기서 내가 이걸 쭉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여기서 뭔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때에 비해선 지금은 좀 더 어른이 되기도 했고, 생각도 생겼고, 회사도 그만뒀고. (웃음) 그때는 취업준비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한 번 회사에 들어갔다가 제 발로 나온 케이스니까 이제는 제가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질 거 같기도 하고.

지현: 다시 공동체라디오에 들어가서 활동할 마음이 있는 거예요?

보람: 기회가 되면, 네. 근데 아직까지 실천을 안 하고 있는 걸 보니 (웃음) 망설이고 있는 것 같긴 해요. 지금 다큐멘터리도 하고 있으니까, 그쪽에 좀 더 올인하고 싶긴 해요. 근데 ACT!에 있으면 계속 소식을 듣고 취재를 할 수 있잖아요.

보람: 기존 산업 내에서 미디어랑 연결시킬 수 있는 게 있으면 그걸 해보고 싶단 생각도 있어요. 분야 상관 없이. 방송이든 뭐든.

지현: 슬슬 마지막 질문으로 들어갈까요. 선배 편집위원에게 바라는 점, 후배 편집위원에게 바라는 점… 뭘 바래야 하지? 다들 너무 훌륭해서… (웃음)


보람: 여기서 잘 살아남기 위한 팁 같은 거 있으면?

지현: 그건 알아서 공부하는 거겠죠.

보람: 결국에는 다 알아서 하는구나. 여긴 아무도 시키지 않는 거 같애요. 아무도 시키지 않아. 알아서 해야 돼.

지현: 그런 데 잘 적응해야겠네요.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게을러지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

보람: 선배 편집위원에게 바라는 점은… 그냥 거기 계셔주시는 거요. (웃음) 그게 중요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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