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0년ㅣ03월ㅣ특집] 국제심포지엄 3) 중국, 대만 전자산업 노동자의 현실



국제 심포지엄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현실과 투쟁’


정리 _ 선전위원 손 진 우





지난 3월 4일, 제1차 반도체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 셋째날 행사로 ‘국제 심포지엄’이 진행됐습니다. ‘국제 심포지엄’은 세계 전자산업의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 중국, 대만을 중심으로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투쟁 사례를 통해 (1)노동권과 건강권 현실을 공유하고, (2)투쟁주체들 사이의 교류와 국제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며, (3)전자산업 노동자 조직화의 중요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점검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준비한 행사였습니다.
일터 독자 여러분도 함께 참석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참가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일터 지면을 빌어,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독자 여러분께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면의 한계상, 국제심포지엄 발표 내용 중 해외사례들만 소개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3] 중국, 대만 전자산업 노동자의 현실






- 노동감시(Labor Watch) 샬롯 우(Chalotte Wu)



▸ 대만 자본은 중국에 직접 투자한 외자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중국에 투자해 왔으며, 2000년부터 중국에 시설과 공장을 세워왔다. 1990년 대만은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노트북 최대 생산국이 됐고, 전세계 80%의 노트북을 제작했다. 지금은 중국이 전세계 노트북 생산의 95%를 차지하고 있고, 이것은 대만 기업의 투자로 이뤄진 결과이다. 현재 대만 IT기업들은 생산은 중국에서, 연구개발은 대만에서 진행하는 형태의 분업 책략을 도입하고 있다.
▸ 중국과 대만 양국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생활은 처참하다.
대만 노동자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인터넷 통신 회사의 대졸 연구직 노동자는, 매일 12시간 정도의 노동을 하며, 잔업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다. 노동조합도 없으며, 유해환경에 노출되고 있지만 변변한 안전대책이 없는 조건이다. 반도체 산업의 설비 기술자는 주야간 맞교대 형태로 12~14시간 정도의 노동을 하고 있으며, 각종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고, 과로사의 위험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생산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12시간 교대로 작업에 돌입하며 식사나 휴식시간도 없이 16시간까지 일을 하기도 한다. 저임금이어서 그나마 야간작업을 해야 하는 상태이다.
▸ 중국 노동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중국에는 기업의 이름을 딴 ‘시’가 있다. 폭스콘 기업이 있는 폭스콘 시가 있는데, 시장이 회사의 CEO이다.
이 곳에서는 2명의 노동자의 사망사건이 있었다.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했던 노동자가 의문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조사했던 관계당국은 왜 죽었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또 한명의 노동자는 회사에서 핸드폰이 사라진 것을 의심받아, 집까지 찾아온 회사 사람들에 의해 집안 곳곳을 수색당하고 이에 항의해 투신자살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12시간 노동을 하며, 급할 때는 보름 연속으로 14~15시간까지 일을 한다. 잔업에 대해서는 정당한 급여가 없다. 대부분 16~22세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으나, 청소년들이 고용되므로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는다. 이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중국 윈테크(아이폰, 애플사의 평면모니터 제조회사) 회사에서는 노동자들이 큰 규모로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고, 임금체불, 상여금 삭감 등으로 불만이 쌓였던 노동자들이 2010년 1월 15일 6~7천의 규모로 파업을 벌였다. 이 회사는 노말 헥산으로 유리세척 작업을 시키면서도 통풍에 신경쓰지 않아 수백명의 노동자가 반신불수가 되거나 사망했던 사업장이었다. 이 회사도 잔업수당이 없고, 쓰레기 같은 식사를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며, 바쁠때는 한 달에 하루도 쉴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런 불만들이 쌓이다가 갑자기 터져 나온 파업이었다. 인력의 70% 정도가 16~19살의 중학교를 졸업한 여성 노동자들인데 일상적인 성희롱과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중국과 대만의 노동자들은 모두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출되어 있다. 노조도 없다. 한국의 전자산업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의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자신의 경쟁자라고 인식하고 적대적이다. 더 많은 교류를 통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게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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