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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ㅣ03월ㅣ특집] 국제심포지엄 2) 대만 RCA 투쟁



[2] 대만 RCA 투쟁

- 대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TAVOI, Taiwan Association for Victioms of Occupational Injuries) 콴-완 호(Kwan-wan Ho)
- 대만 RCA 노동자협의회 (Association of Former RCA Workers in Taiwan) 치아-캉 우(Chih-kang Wu)


▸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는 미국 무선 전기회사의 약칭으로, 현재 전세계 4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전자공업, 전화․전보, 광고, TV망, 통신사, 우주와 국방공업, 실업실, 임대업, 출판, 부동산, 카페트, 가구, 식품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RCA는 1960년대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심각한 환경오염과 노동쟁의가 발생하자, 해외로 공장을 옮겨, 그 첫 번째로 대만에 공장을 설립했다. RCA는 대만의 타오위엔, 주베이, 이란에 공장을 설립해 70~92년까지 가동됐으며, 전성기에는 직원이 2, 3만에 달하는 거대한 회사였다. RCA는 대만에 당시에는 없던 에어컨 딸린 기숙사가 있는 최신식 시설을 갖춘 회사였으며, 따라서 많은 대만인들이 입사하고 싶어했다.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공장이 집보다 시설이 좋았기 때문에 공장을 집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러나 RCA가 떠난 1994년, 입법위원(한국의 국회의원)에 의해 RCA 타오위엔 공장의 토양과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는 사실이 폭로됐고, 그 주된 오염원이 전로과 기계를 소독하는데 사용한 세정제 “트리클로로에틸렌”과 “사염화에틸렌”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 때문에 타이완 정부는 RCA에 오염을 정화할 것을 요구했고, RCA는 타이완달러 2억을 내고, 6개월간 토양오염을 정화하는 작업을 하고, 주민들에게 1년간의 생수를 제공했다. 그러나 1998년 지하구 정화가 실패했음이 알려졌고, 환경보호국에서 RCA타오위엔 공장 지역을 대만의 첫 번째 영구오염구역으로 선포하게 됐다.
▸ 1998년 이미 회사를 퇴직한 2천 여명의 노동자들이 간암, 폐암, 대장암 등 각종 암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하고 있음이 알려졌으나, RCA는 정확한 인과관계(업무관련성)가 없다고만 했다.
이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대만산재노협(TAVOI)와 함께 ‘RCA 자구회’를 결성해, 정부를 압박하고 RCA 관련 투쟁을 전개해왔다. RCA에서 일했던 여성노동자들 1백 여명이 유방암과 자궁암으로 절제 수술을 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노동보험이 지급되도록 투쟁을 통해 강제했다. 또한 RCA가 있는 미국에 찾아가 배상요구 활동을 벌이는 등 현재까지 싸우고 있다.
RCA를 상대로 법적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재판은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 판결이 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투병중인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RCA를 대변하는 거대한 로펌이 RCA의 재판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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