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0년ㅣ03월ㅣ특집] 국제심포지엄 1) 아시아 전자산업의 현재



국제 심포지엄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현실과 투쟁’


정리 _ 선전위원 손 진 우



지난 3월 4일, 제1차 반도체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 셋째날 행사로 ‘국제 심포지엄’이 진행됐습니다. ‘국제 심포지엄’은 세계 전자산업의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 중국, 대만을 중심으로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투쟁 사례를 통해 (1)노동권과 건강권 현실을 공유하고, (2)투쟁주체들 사이의 교류와 국제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며, (3)전자산업 노동자 조직화의 중요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점검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준비한 행사였습니다.
일터 독자 여러분도 함께 참석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참가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일터 지면을 빌어,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독자 여러분께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면의 한계상, 국제심포지엄 발표 내용 중 해외사례들만 소개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1] 아시아 전자산업의 현재


-아시아노동감시센터(AMRC) 아포 레옹(Apo Leong)


▸ 아시아 전자산업은 역사가 길지 않다. 70~80년대 미국과 유럽의 전자회사들이 홍콩, 싱가폴, 한국, 일본, 대만 등의 국가들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하며 전자산업이 본격화 됐다. 그리고 점차 저가 조립라인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로 이동했고, 현재 중국이 전자제품 생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 초기에는 미국의 모토로라, 독일의 지멘스 등의 전자제조업 회사들이 모든 부품을 자체생산했으나 비용 문제 때문에 아시아에 하청을 주어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아시아에서도 삼성이나 파라소닉 같은 브랜드가 90년대와 2000년대에 부흥했다.
▸ 최근에는 전자제품 계약생산(ECM)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세계적 브랜드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전자제품 생산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직업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직업병은 1~2년에 나타나지 않는다. 가령 대만 RCA의 사례처럼 오랜 기간 숨겨져 있다가, 한참 후에 등장해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 현재 홍콩, 대만, 중국 등의 국가들이 일본을 대상으로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자유무역구역에 공장을 세우고, 인건비를 낮추며, 세금혜택을 주며 전자산업을 유치한다. 태국과 필리핀 등의 국가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 국가들에서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면, 아마도 전자산업은 캄보디아와 같이 더 열악한 국가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 09년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해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며, 침제가 있었다. 그러나 2010년이 들어서면서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이 유럽보다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노동자들의 희생에 기반한 것이다.
▸ 중국은 인력이 모자라는 형국이다. 특히 값싸고, 젊고 어린 노동자들의 인력이 부족하다. 이들이 임금인상 등의 투쟁을 하면 극심한 탄압을 당하고, 아프면 보상도 받지 못하고 버려진다. 이제 노동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중국 남부에서는 2년전만 해도 1천위안의 임금을 받다가, 금융위기가 닥치자 임금이 7~8백으로 떨어졌다. 지금 1천위안으로 다시 임금을 올리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으나, 약속 이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현재의 상태를 인식하고, 반성하고, 평가하면서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전략을 쌓아가야 한다.
▸ 잠깐 삼성 얘기를 하고자 한다. 삼성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는데, 삼성은 ERCC(전자산업기업연맹)의 회원이다. ERCC는 윤리강령에 노동자의 노동권과 건강권 보장, 그리고 친환경적 제품 생산 등을 담고 있다. 삼성은 회원이지만 ERCC의 기본적인 행동윤리강령을 따르지 않는 기업이다. 삼성은 노동자에게 전혀 유리하지 않는 삼성만의 윤리강령을 가지고 있으며, ‘클린룸 신화’를 조장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탄압하고, 해고한다.
삼성은 자체 윤리강령에서 사람중심, 우월성, 정직성, 공동번영 등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것은 철저히 경영진을 위한 원칙일 뿐이다. 자기들이 세운 행동강령, 윤리강령을 따르고 실현하겠다고 하지만,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삼성의 행태를 고발해 기본적인 ERCC의 윤리강령을 지키지 않는 삼성을 ERCC에서 퇴출하도록 국제적인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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