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1년 6월- 유노무사 상담일지] 더불어 여

노무법인 필 노무사 유 상 철
nextstep1@hanmail.net

지난 2월 「일터」에 실었던 글의 결과가 나왔다. “정말 야박하고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다행히 심사청구를 통해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이 “취소” 되었다.
사건은 이렇다. 고인은 2010.10.21. 작업 중 머리를 다쳐 외상성뇌출혈이 발생한 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으며 요양 중에 있었고, 최초 재해발생일로부터 불과 21일 경과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급성심근경색이 발병하여 사망한 사건이다. 당연히 최초 외상성뇌출혈이 발생하였던 것에 기초하여 갑작스럽게 요양 치료 중 사망한 것에 대하여 최초 업무상 재해와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현재까지 외상성뇌출혈 혹은 이와 연관된 후유증으로 급성심근경색이 유발되는 의학적 증거는 없으며, 기존의 고혈압 등의 질환을 고려할 때 기저질환, 위험인자 등에 의한 자연경과에 따른 발병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다수의 소견”에 기초하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심사청구를 제기함에 앞서 산업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업무관련성 평가”를 받았다. “업무상외상성뇌출혈이 발생하여 20여일간 중환자실 치료를 비롯한 중증환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고, 이러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은 심근경색 발병의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 “사망 1주일 전에 실시한 초음파 소견에서도 죽상반이나 관상동맥 협착 등의 소견이 관찰되지 않은 점도 기존의 개인이 가지고 있던 위험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소견을 바탕으로 최초 재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산재심사실에 구술심리를 신청하였다. 간략한 쟁점에 대한 설명 이후 주요 질문사항은 재해발생 이전 고인이 고혈압 관리 등을 했다는 객관적 자료와 평상시 건강상태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추후 심사결정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자문의는 “정확적으로는 위험요소가 있고, 전격적으로 사망한 점으로 보아 심혈관계 질환에 의해 돌연사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며, 논쟁의 핵심은 위험요소를 지닌 상태에서 근무 중에 수상한 사항으로 뇌출혈에 의해 수술까지 시행 받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고도의 위험인자들을 감안할 때에 기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은 동맥경화 병변이 급성관동맥 증후군으로 전환되거나 대동맥 박리 등의 발생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비록 망인의 질병 예방을 위한 노력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기 존재했던 병변을 급속히 악화시켜 질병의 자연경과적인 과정보도 빠른 과정을 거쳐 돌연사에 이르게 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소견을 제기하였다.
최종적으로 “망인의 경우 2007년부터 건강검진 결과상 고혈압 등이 확인되고, 입원기간 중 검사자료에서도 혈압이나 동맥경화 정도가 높아 지병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관상동맥질환의 소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2010.9월까지 보건에서 고혈압약을 처방받아 계속 복용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최소한 심근경색의 병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므로, 동 건의 경우 고혈압, 동맥경화 등 망인의 기존 위험인자가 자연경과적으로 악화되었다기 보다는 재해로 인해 발생한 뇌출혈에 의해 수술까지 시행 받는 등의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급격히 악화되면서 심장돌연사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되므로 사인과 최초 재해 및 승인상병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의결하였다.
그나마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2010.10월 업무수행 중 외상성뇌출혈이 발생하고, 불과 21일 후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유족보상청구는 부지급처분 되고, 심사청구를 제기하여 취소 처분을 받을 때까지 6~7개월 사이 유족들이 겪었을 상처와 고통은 누가 치유해 줄 것인가?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건데 이러한 모든 책임은 산재법의 과도한 요양인정기준에 있으며,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불승인 공단으로 전락한 행위주체인 근로복지공단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업무상 재해로 인해 고통받는 억울한 사례는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번 사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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