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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8월 뉴스] 금속노조 맞교대 10% “당장 수면장애 치료 받아야”

금속노조 맞교대 10% “당장 수면장애 치료 받아야”


민주노총 주최로 7월1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심야노동, 이제는 없애자’ 토론회에서 다양한 업종의 야간 노동실태가 공개됐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소속 사업장 43곳을 조사한 결과 78.7%에 해당하는 33곳에서 교대근무를 하고 있었다. 특히 2교대 사업장 노동자의 80%가 수면장애 증상을 호소했고, 갑상선암 등 직업성 암에 노출된 노동자도 발견됐다.
보건의료노조도 조합원 9,363명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조합원 57.2%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고, 교대근무자 중 남성의 74.9%와 여성의 82.2%가 수면장애 증상을 보였다.

(사진=미디어충청)
제조업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도 전체 조합원 15만여명 가운데 12만여명이 교대제 사업장에서 야간노동을 하고 있었다. 노조가 지난해 22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부품업체 생산직의 70%, 완성차 사업장 생산직의 75-80%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가 최근 실시한 수면장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야노동을 하는 조합원 중 10% 정도가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심각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성기업 사태’를 계기로 밤샘노동과 노동자 건강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수면장애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 인정이 시급해 보인다.


인바이론 “삼성반도체 생산라인 이상없다”근거 없이 주장만 발표


7월14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기흥공장에서 백혈병 재조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안전보건 컨설팅 회사인 인바이론사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실시한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결과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조사방법을 공개하지 않은 채 결과만 발표해 삼성백혈병 1심 판결 항소를 대비한 수순 밟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인바이론의 폴 하퍼 소장은 “조사대상 라인인 기흥 5라인, 화성 12라인, 온양 1라인의 경우 정밀 조사 결과 측정된 모든 항목에서 노출수준이 매우 낮게 나왔다”며 “노동자에게 위험을 주지 않은 채 모든 노출위험에 대해서는 회사가 높은 수준으로 관리 또는 제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과거 (백혈병이 발생한) 3라인에 대한 노출재구성 (기흥5라인) 연구결과에서도 백혈병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떠한 과학적 인과관계도 나오지 않았다”며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이 모든 시료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며 작업자의 실질 방사선 노출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바이론사는 조사 과정에서 삼성이 건네준 자료와 정해준 샘플이 맞는지, 또 어떻게 검증했고 어떤 조사방법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삼성의 영업비밀’이라며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에 참석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은 “결론과 주장만 있을 뿐 데이터가 없는 보고서”라며 “항소심을 대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에틸렌옥사이드(EO)가스 취급 병원노동자 첫 업무상재해 인정


에틸렌옥사이드 가스를 취급하다 ‘골수이형성증후군’에 걸린 병원노동자가 처음으로 업무상재해를 인정받았다.
골수이형성증후군은 염색체 이상으로 골수가 정상적으로 혈액을 만들어 내지 못해 신체이상이 발생되는 질병으로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
7월28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88년부터 원자력의학원 중앙공급실에서 EO가스를 이용해 소독․정비 등을 수행한 김모씨가 EO가스 중독으로 골수이형성증후군에 걸렸다고 한다.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을 신청했고, 공단은 7월27일 업무상재해로 인정했다.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의료장비를 소독하는데 쓰이는 EO가스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하지만 원자력병원은 2009년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최근에야 EO가스에 적합한 필터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EO가스를 장기간 취급해 온 병원노동자에 대한 첫 업무상재해 인정”이라며 “노동부는 병원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규직 근로시간 줄고, 임시․일용직 근로시간 늘고


기업들이 정규직의 연장․휴일․야간 근로를 줄이는 대신 이를 임시․일용직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용절감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7월27일 노동부는 전국 사업체 2만8천곳을 대상으로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벌인 결과, 5월 상용직의 평균 초과근로시간이 14.2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9% 줄었다고 밝혔다. 상용직의 전년대비 초과 근로시간은 지난해 12월 1.3% 증가에서 올해 1월 17.4% 감소로 반전된 뒤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임시․일용직의 올 평균 근로시간은 상용직 초과근로시간과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임시․일용직의 근로시간은 지난해 12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된 뒤 6개월째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임시․일용직 근로시간은 119.9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제대로 된 의자 제공했나” 캠페인단 발족


지난 2008년 서서 일하는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의자를 제공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큰 호응을 일으킨 단체들이 이번에는 유통업체들의 의자 제공 실태를 점검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20여개 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서비스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캠페인단’은 7월21일 오전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캠페인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2008년 의자캠페인이 실시돼 시민들의 의식이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재벌 유통업체들은 아직 제대로 된 의자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부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비스연맹은 “자체 조사 결과 아직도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일부 계산대를 제외하고 의자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제공된 의자도 등받이가 없거나 쉴 수 있는 직장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캠페인단은 매장 전체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의자를 제공할 것을 전국의 유통업체에 다시 한번 촉구했다. 제공된 의자도 등받이가 있고, 높이조절이 가능하며, 발받침대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릎과 다리를 뻗을 수 있도록 의자 주변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줄 것도 함께 요구했다.
캠페인단은 이날 유통업체들에게 ▶ 매장 전체 노동자에게 의자 제공 ▶ 일하면서 앉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교육 ▶ 연장영업 중단 ▶ 주1회 휴점제 실시 등의 요구사항을 담은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캠페인단은 의자감시단을 모집해 9월부터는 의자를 제공하지 않거나, 부적절한 의자를 제공하는 사업장을 점검하고 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장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질환’산재 인정될까?


(사진=금속노동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사측 관리자 2명의 상시적인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여성노동자 박모씨가 7월22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을 내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7월19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박씨는 적응장애와 혼합형 불안 우울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정신과 전문의는 박씨에 대한 진단서에서 “환자는 직장상사에 의한 지속적인 성추행과 폭언을 당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현재는 성추행 장면이 회상되거나 쉽게 놀라는 증상, 불면․우울․불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심리적 안정과 약물치료, 증상에 대한 관찰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성추행 사건이 산재로 인정된 첫 사례는 지난 2000년 부산의 새마을금고 여직원 임모씨가 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입은 전치 3주의 상처가 산재로 인정된 경우다. 성추행에 따른 정신질환이 산재로 인정받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직장안에서 벌어지는 성추행이나 방문판매자처럼 회사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외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산재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오래 일할수록 살찐다


최봉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안전보건동향 8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비만과 노동환경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최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인 미국과 한국의 비만 수준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인종 특성을 고려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서태평양지역비만연구자 그룹에서 제시한 비만기준 수치인데, 3명중 1명이 비만인 미국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최교수는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노동환경을 미국과 캐나다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3가지 기전으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직무통제력 수준이 비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업무상 의사결정권한이 많고, 일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은 노동자들이 여가시간에 운동을 자주하고 지역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최교수는 설명했다.
두 번째는 사회심리적 노동환경이 노동자들의 에너지 섭취량을 늘릴수 있다는 것이다. 최교수는 “스트레스성 과식습관은 남성 노동자의 경우 직무요구가 높을수록, 상사의 지지도가 낮을수록 많았다”며 “여성은 직무통제가 낮을수록, 동료들 지지가 낮을수록 스트레스성 과식습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운동량이나 과식과는 별도로 중추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미쳐 비만하게 하는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는데, 바로 노동시간이었다. 최교수는 “장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체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이 장시간 활성화돼 복부비만의 원인이 되는 혈중 코티졸을 높인다”고 말했다. 장시간 노동을 하면 몸속 지방이 복부에 쌓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그는 “한국에서는 노동자 비만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산업안전보건당국이 한국 실정에 맞는 작업장 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건설노동자 피부암 발병 가능성 9배 높아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다른 업종 노동자에 비해 피부암 발병 가능성이 9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산업의학학술저널은 최근 “건설업 노동자에게 피부암은 석면관련질환 만큼이나 많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의학학술저널은 240여명의 영국 건설노동자들에게 햇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적절한 작업복을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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