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1년 8월 안전보건연구동향] 교대노동, 야간노동 및 장시간 노동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 - 명백한 과학적 사실들

한노보연 기획위원장 류 현 철

전세계적으로 직업과 관련된 사망의 약 15%가 직업적 손상으로 인한 것이며, 출퇴근 관련 사망을 포함시키지 않아도 매년 35만명이 직업적 손상으로 사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선후진국을 망라해서 직업적 손상은 여전히 중요한 노동안전보건의 주제이다.
직업성 질병의 경우와는 달리 직업적 손상은 노출과의 인과관계가 대부분 분명히 드러나며 따라서 예방 가능성도 높다. 더구나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산재사고는 제3자에 대한 영향(대중교통 이용자들, 병원 환자들 및 일반 대중)이 크기 때문에 효과적인 예방 전략에 대한 사회적 관심 역시 더 크게 기울여지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예방 전략 수립에 있어서는 노동자들 스스로에게나 공중 모두에게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작업장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 노동과 장시간 노동의 위험성에 대한 조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취지로 최근 노르웨이의 국립산업보건연구원(NIOH, National Institute of Occupational Health)에서 광범위한 역학적 연구에 대한 체계적인 문헌검토(systematic review)를 토대로 교대, 야간 노동, 장시간 노동과 직업적 손상과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하였고 그 결과를 최근 저명한 직업환경의학 학술지에 실었다.
교대노동, 야간 노동, 장시간 노동이 작업장 안전에 악역향을 미치고, 사고 발생의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연구들은 과거에도 자주 보고된 바 있고 산업안전위생이나 산업의학 영역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이다. 이번 연구는 교대노동이나 비정규 노동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맞추어 관련 분야의 최근 연구를 체계적 문헌 분석과 과학적이고 치우침 없는 고찰을 통해서 교대노동, 야간노동, 장시간 노동과 직업안전의 관계를 드러내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진들은 5개의 국제적 과학 데이터베이스에서 2008년 6월까지 관련 문헌 6,889건을 검토하였으며 그중에서 노출의 측정(교대 노동, 야간노동, 연장 노동 등), 결과의 측정(자동차 사고, 아차사고, 작업관련 손상, 작업 손상, 피로와 관련된 실수, 중대한 의료 사고, 입원환자들의 사망률 변화), 노출과 결과의 연관성 검증이 모두 명백히 이루어진 자료들을 선택하였고, 최종적으로 14편의 문헌을 선정하여 검토하였다.
체계적 문헌 검토의 결과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교대노동과 장시간 노동은 둘 모두 실질적으로 안전에 위해한 것으로 나타났고, 모든 연구에서 하나 이상의 의미있는 결과들을 입증하였다. 사고 발생률은 대부분 50%에서 100%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첫째, 장시간 노동과 교대/야간 노동은 둘 모두 사고 위험을 높이며, 이는 모든 작업조직이나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특히 안전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활동(safety-critical activities)에서 더욱 중요하다.
둘째, 8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은 사고의 위험을 높이며 이는 노동시간이 늘어날수록 높아져서 12시간 일하는 경우는 8시간 일하는 경우보다 사고의 위험이 2배에 이른다.
셋째,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노동은 실질적으로 사고의 위험을 증대시킨다. 다만 “순전히” 야간에만 일하는 경우에는 생체리듬의 재동기화로 인해 이러한 영향이 적게 나타날 수도 있다.
넷째, 고찰된 연구들에서는 특별한 연령대나 성별이 작업시간 스케줄과 사고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더 취약하거나 더 잘 견디어 낼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었다.
상식적으로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누군가는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들이 다시 한번 과학적이고 실증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논문의 결론으로 다음과 같이 맺고 있다.
“교대노동과 장시간 노동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역학적 증거들은 명백해졌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는 이것의 기전(메카니즘)과 개선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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