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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10월|풀어쓰는판례이야기] 경쟁업체, 동일업종 창업 금지?또 다른 족쇄계약, 경업금지 약정

공인노무사 이 영 애

경업금지 약정이란 회사가 기존 회사의 기술 또는 영업 비밀을 알고 있는 노동자에게 퇴사 후 경쟁업체에 취업을 하거나 동일업종으로 창업하는 것을 금하게 하는 약정으로 이러한 경업금지 약정은 기존 회사의 영업권 및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사업주가 이미 퇴사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경업금지·영업비밀보호약정 위반을 이유로 민·형사상 소송을 남발하고 있어 이러한 경업금지 약정서는 노동자에게 결국 하나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작성대상을 보면 연구·개발직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영업직, 생산직 등 모든 직종의 노동자에게 강요하고 있어 노동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업금지 약정서를 작성한 노동자는 적게는 1년 많게는 3-4년간 동종업계에 취업할 수 없다고 하는 약정서의 내용으로 인하여 퇴사 후 3-4년간 가슴 졸이며 지내야만 하는 것일까요? 답은 "그렇지 않아도 된다" 입니다. 사업주에게 "재산권"이 존재하듯 노동자에게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어찌 보면 노동자가 갈고 닦은 그간의 기술과 영업행위로 쌓아온 인간적 관계역시 노동자의 재산권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사업주의 권리와 노동자의 권리는 공평하게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업금지 약정서가 무조건 무효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음의 판례에서는 경업금지 약정서가 유효하기 위한 요건들을 짚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미용사 A씨는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B 헤어스튜디오 건대점"에 입사하였고 입사시 계약서 상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업금지약정을 하였음

(경업금지) A는 B헤어 스튜디오와 계약 종료 후 적어도 1년 이내에 동종업계(같은 구 또는 동) 타회사로 전직할 수 없으며 B헤어 스튜디오 매장 반경 4km내에는 개점(본인 명의 개점 또는 타인 명의로 하더라도 본인이 실질적으로 경영·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 할 수 없다.

또한 A씨는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 고객의 전화번호와 주소 등 고객기록을 유출하거나 가져갈 경우 2,000만원의 보상을 할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이하 "손해배상 약정"이라 함)의 “디자이너약정서”를 작성해 주었다. 그러던 중 A씨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퇴사하게 되었고 퇴사시 A씨가 관리하던 고객의 성명, 두피상태, 알러지 반응의 유무 등이 작성되어 있던 고객카드 약 800장을 모두 찢은 후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으로부터 약 500m 거리에 있는 "C 건대스타시티점"미용실에 미용사로 취업하였다.
이로 인해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 원장은 A씨에게 고객카드 훼손행위가 손해배상약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되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할 것과,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으므로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으로부터 4km 내에서 미용업에 종사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청구내용으로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
● 사건개요 - 서울동부지법 2010가합11116(본소), 2010가합18407(반소), 2010. 12. 10

● 경업금지 약정이 유효하기 위한 요건
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


대상 판례에서는 ①A씨가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에서 근무하는 동안 교육훈련 등을 통하여 특별한 미용기술을 전수 받는 등의 방법으로 어떠한 영업비밀을 지득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② A씨가 다른 미용실로 이직한다고 하여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의 브랜드 가치가 침해된다고 할 수 없는 점, ③ 미용사와 고객사이의 신뢰관계는 그 미용업무 수행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에 불과하여 고객이 A씨를 따라 다른 미용실로 간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인적관계는 경업금지약정을 통하여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그 보호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라고 보이는점, ④ 경업금지약정은 사용자에 비하여 경제적으로 약자인 노동자에 대하여 헌법상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 생존을 위협할 우려가 있고, 특히 쉽게 다른 직종으로 전직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을 갖지 못한 노동자는 종전의 직장에서 습득한 기술이나 지식을 이용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할 경우 그 생계에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점 ⑤ B헤어 스튜디오 건대점이 A씨에게 경업금지약정과 관련하여 어떠한 대가를 지급하지도 않은 점, ⑥ 경업금지약정에 의한 공공의 이익이 A씨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을 보아 이 사건의 경업금지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판례에서 노동자의 노동 자체를 "재산권"으로 인정한 예를 찾아보기 힘든 것처럼 대상 판례에서도 역시 노동자의 기술과 영업력 등을 재산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한계로 남는다 할 것입니다.

● 경업금지 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예
- 다이아몬드 공구의 제조 공정에 있어 일반적 지식 또는 기능이라고 할 수 없는 특수한 기술상의 비밀정보를 인정하여 퇴직 후 비밀 유지의무 내지 경업금지의무를 인정
- 담수 및 발전 사업 등을 주요 사업분야로 하는 신청인 회사의 일부 피신청인이 퇴직후 2-3년간 임원 대우를 받고, 기타 고용보장, 적정한 승진 및 승급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경업금지 약정에 대한 대상으로 볼수 있었으며, 이런 가운데 피신청인들이 영업 비밀 등을 반출해 타사 영업에 사용한점, 이들의 전직은 손쉽게 신청인 회사의 조직, 경영 및 기술 관련 정보를 취득하려는 타사의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여 신청인 회사와 피신청인들 사이에 경업금지 약정은 유효하다.

● 보호되어야 할 영업비밀의 범위
경업금지 약정은 회사의 기술 또는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작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영업비밀이란 무엇일까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를 보면 영업비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2.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여기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함은 그 정보가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자 등 이를 가지고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뜻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함은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하여 상대방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하여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든 경우를 뜻한다. 따라서 피고용인이 퇴사 후에 고용기간 중에 습득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 등을 사용하여 영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용인이 고용되지 않았더라면 그와 같은 정보를 습득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정보가 동종 업계 등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만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관련된 판례에서는 영업비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엄격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을 통한 공지사항, 또는 사내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등은 보호되어야할 영업비밀이라 볼 수 없는 것입니다. 10월호 원고를 쓰면서 2004년 현 지식경제부가 핵심기술 연구개발 자의 전직을 3년간 제한하고, 퇴직 후 경쟁업체에 취업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첨단산업기술유출방지에관한법률"을 제정하려고 하였으나 당시 한국과학기술인연합소속 노동자 등이 "이는 연구자의 전직제한 조항이 이공계 직업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전면 부정한 것"이라며 반발을 하여 이를 저지하였다는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노동자의 기본권들을 지키는 것이 이다지도 어려운 일인가 생각해보며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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