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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표지4]방송인가, 통신인가? 헷갈려...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논란 본격화

핸드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축구 중계를 본다면 이는 방송일까, 통신일까? 인터넷에 연결된 TV를 통해 영화를 주문해서 본다면? 디엠비(DMB), 인터넷TV (소위 IP-TV) 등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것을 어떤 기준으로 규제할 것인가하는 논의가 불붙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14일,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안에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위성디엠비나 인터넷TV 콘텐츠와 같은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의 콘텐츠를 심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방송위원회는 디엠비사업은 방송법에 따라 허가되었으며, 인터넷TV 역시 방송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 규제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휴대폰을 통해 TV 방송 서비스를 하는 ‘준’, ‘핌’과 같은 서비스도 방송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미디어, 정보통신부 - 통신이다 VS 방송위원회 - 방송이다
이 같은 논란은 케이티(KT), 하나로 등 통신사들이 올해 인터넷TV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KT는 자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TV와 유사한 방식으로 실시간 방송을 하는 케이티캐스트(KTCAST) 서비스를 3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역시 EBS 수능방송을 제공하는 IP-TV 시범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전국적 통신망을 가진 통신사들이 인터넷TV 서비스를 하면 케이블TV가 고사될 것을 우려하며 “통신사들도 방송법 틀 안에서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위원회 역시 인터넷TV가 방송법상 종합유선방송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은 방송은 일방향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IP-TV는 쌍방향성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IP-TV는 통신이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IP-TV 대신 ‘주문형 인터넷 콘텐츠(iCOD, Internet Contents on Demand)'로 바꾸어 부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논의 시작돼...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은 최근 ‘방송통신융합구조개편위원회’ 설립 논의에 들어갔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안이기도 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문화광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디지털뉴미디어포럼’을 4월 창립할 예정으로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반응은 상반된 상황이다. 방송위원회는 방송․통신 정책 전반과 규제를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설치하는데 적극적인 반면, 정보통신부는 규제보다는 시장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의 융합이라는 대흐름에는 모두들 동의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방송이냐, 통신이냐’는 과거의 규제틀을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말기가 TV 수신기인지 핸드폰인지,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공중파 방송인지 아닌지가 방송과 통신을 구별하는 기준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뉴미디어는 쌍방향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송과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전통적 의미의 통신은 ‘개인간의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인 반면, 뉴미디어는 주파수나 통신망의 독점적 이용에 기반한 ‘1대 다’ 서비스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시장과 부처의 이기주의 이전에, 뉴미디어가 수용자의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는지, 뉴미디어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규제의 근거와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