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병영·감시국가의 망령

진보교육뉴스 59호

::::: 해방으로 가는 논쟁과 소통

교육부, 좌경학생과 좌경교사에 대한 동향 감찰

교육부가 전시를 대비해 학도호국단을 운영하고 좌경학생과 좌경교사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대책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지난 3월 8일 교육청에 내려보낸 '전시 학도호국단 운영계획' 이란 공문에 따르면, 전국의 고등학생에게 군번과 같은 형식의 '학생단번'을 매기고 교장, 교사와 함께 연대, 대대, 중대 등의 편제로 배치하도록 하였다. 또한 더욱 심각한 것은 '전시 좌경학생 지도 및 교원·교직단체 대책' 까지 세워놓고 "순화가 곤란한 학생은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격리조치"하고, "배후 조종교사는 격리차원에서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해야"하며, "학교장은 관련 교사를 '전시범죄처벌에관한임시특례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해야"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게다가 "좌경교사에 대해서는 동향파악을 철저히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학생과 교사들에 대한 비밀 사찰까지 지시하고 있다.

 

이 공문은 '대외비'로, 교육부가 일선 학교장에게 보내는 비밀문건이다. 따라서 학생과 교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부의 전시동원체제에 편입되어 '빨갱이 괴뢰정권'과의 싸움에 언제든 나서야 했다. 입만 뻥긋하면 화해와 평화를 외치던 정부가 대외적으론 이라크에 파병하고, 국내에선 학생과 교사를 동원해 전시체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신들 스스로가 얼마나 기만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구나 이른바 '좌경학생과 교사'들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은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본권 침해이며, 교사들의 일상적인 조합활동까지 감찰하는 명백한 공안탄압이다.

경찰청, 사회단체들에 대한 사찰과 검열

대한민국 경찰청에는 '유령과'가 존재한다. 경찰청은 공식 직제에 편제되어 있지도 않은 '보안4과'를 6년 동안이나 비밀리에 운영을 하면서 인신구속 및 사회단체들에 대한 불법사찰과 검열을 해온 것이었다. 보안4과는 지난 1999년에 폐지된 이후에도 '홍제동 분실'을 운영해오면서 학원, 노동에 대한 정보수집, 내사, 사찰을 자행하며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번에 밝혀진 내부문건에 의하면, 이들이 검열한 자료는 개인이나 사회단체의 창립선언문, 토론자료, 소식지 등으로, 이미 폐지가 결정된 공안문제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을 일련번호에 따라 정리하여 문서제목, 감정결과, 수사진행상황, 감정실시 일자 등이 일목요연하게 문서화되어 있었다.

버젓이 활개치는 공안당국

이러한 병영국가, 감시국가의 활동은 과거 군사정권 당시 공개적으로 진행되다 이제는 은밀한 방식과 치밀한 전략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경찰청 보안4과의 경우 공식 직제상으론 폐지가 된 조직이지만 지난 6년 동안 총 16억 9천만 원의 예산까지 배정되면서 비밀리에 사찰활동을 해왔다. 어쩌면 지금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국가는 언제나 국민에 대한 감시와 검열을 통해 내부분열을 봉합하고 위기를 관리하며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국가에 의한 감시와 사찰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국민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거꾸로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해당 당국(교육부, 경찰청)은 모든 것을 낱낱이 해명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좌경학생 격리, 좌경교사 감찰하라”  <교육희망> 2005. 5. 23

보안4과는 경찰내 유령조직?  <시민의신문> 2005. 5. 18


열린사회 닫힌경찰  <시민의신문> 2005. 5. 23


'경찰청 보안4과' 6년째 비밀리 운영·사상검열  <세계일보> 2005. 5. 31


[성명서] 경찰청은 불법사찰·사상검열 즉각 중단하고 보안4과를 즉각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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