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방에 맞서 싸워야 한다!

[진보교육뉴스 67호]

::::: 해방으로 가는 논쟁과 소통

제주를 망칠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제주도를 ‘특별한’ 지역으로 만들려는 정부의 계획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안이 확정된 것이 지난 10월 14일이고, 그로부터 3주 후인 11월 4일 입법예고된 후에 비민주적인 공청회를 거쳐 11월 21일에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말았다. 지역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은 초중등교육까지 전면적인 교육개방을 허용하고 있다. 즉 고등교육부터 초중등교육에 이르기까지 외국교육기관 및 국제학교의 설립을 허용하고 내국인 입학, 교육과정 편성, 수업료 등 학교운영의 자율권을 대폭 허용하고 있다. 또한 영어공용화를 통해 학교에서는 이른바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 교육을 통한 영리추구를 허용하는 것으로 제주지역의 교육여건을 오히려 후퇴시킬 것이다. 어디 교육뿐이랴. 의료분야 또한 영리행위를 허용하고 있어 필수적 공공서비스를 사유화하는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처리 되고 있다.

지역특구 확대를 위해 규제철폐 추가

불행하게도 교육을 시장화하려는 정부의 방침이 일부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정부는 이미 작년 9월부터 지역특화발전특구라는 이름의 교육시장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최근 지역특구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더 많은 규제완화를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하려고 한다. 개정안은 지난 9월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현재 국회 상임위에 상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는 지역특구에서 고등학교와 특성화중학교에 한해 원어민 교사를 채용할 수 있었는데, 개정안은 이를 초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개정안 외에도 이한구 의원 발의안이 국회에 계류중인데, 이 개정안은 지역특구에도 경제자유구역법에 준하는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교육특구는 3군데(순천 국제화교육특구, 창녕 외국어교육특구, 인천 서구 외국어교육특구)가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모두 영어교육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초중고교에서 외국인 교원과 강사를 임용하거나 영어캠프나 영어체험학습장을 운영하는 정도다. 이렇게 교육특구 내에서는 외국인 교원을 자유롭게 채용할 수 있는 동시에 교육감의 재량에 따라 교원자격, 수업연한, 검인정교과서 사용 등에 있어 제한을 받지 않는 ‘자율학교’를 운영할 수 있어 해당 지역의 공교육체제는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안)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에관한특별법 및 동법 시행령(안)

지역특화발전특구에대한규제특례법

외국교육기관의 국내진출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 대상

유아,초등,중등,고등교육기관

유아,초등,중등,고등교육기관

해당 사항 없음(이한구 의원안은 경제자유구역에 준하는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허용하려 함)

내국인 입학

도조례로 정함

재학생 10% 이내(설립초기에는 30%까지 허용)

국내학력인정

도조례로 정함

국민공통기본과정 중 국어, 사회(국사)를 포함한 2개 교과 이상을 주당 2시간 이상 이수한 경우 인정

규제완화

현행법 적용받지 않는 국내학교 설립,운영

*자율학교: 초중등교육법상 학교규칙,교원임용, 교육과정,수업료,학기,수업연한,교과서,학교운영위원회,입학자격 적용 예외. 현행 국공사립 초중등학교중 도교육감이 지정, 신설가능.

*국제학교: 초중등교육법상 교원, 교육과정, 학기,교과서,수업연한,입학자격 등 적용 예외. 외국인 입학 허용. 국가,지자체, 학교법인이 설립운영 가능.

국제고등학교: 초중등교육법 상 교육과정, 학기, 교과서, 수업연한 적용 예외. 외국인 입학 허용.

자율학교: 초중등교육법 상 교원자격, 학기, 학년제, 교과서, 학교운영위, 수업연한 적용 예외. 교육감이 지정.

외국인 교원 임용

*외국교육기관은 가능.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에서 외국어교육을 위한 외국인 기간제교원 임용 가능.

*국제학교에 임용 가능

*외국교육기관은 가능.

*국제고등학교에 임용 가능

교육특구내 고등학교, 특성화중학교는 외국어교육을 위한 외국인교원 임용 가능(정부 개정안은 이를 전학교로 확대하려 함)

전국으로 확산되는 개방의 파고

정리하자면 이름만 들어서는 도통 알 수 없는 각종 학교들이 경제자유구역, 제주도, 지역특구 등 사실상 전국을 대상으로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름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히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라는 명분으로 외국인이 설립,운영하는 학교와 외국인 교원의 국내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이를 위해 규제철폐와 같이 국내 교육체제를 대폭 손질하여 이들의 진입문턱을 낮춰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학교는 초중고등학교, 대학을 막론하고 교원자격, 교육과정, 입학자격, 학교운영 등에 있어서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대폭적인 자율성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을 필두로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위한 규제철폐 흐름이 빨라지고 있으며 이것이 제주도, 교육특구, 심지어는 평택 미군기지까지 전국적으로 확장되려 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국내 공교육체제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전국적으로 외국학교와 외국교원의 진입을 쉽사리 허용하여 결과적으로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는 더욱 확대될 위험이 있다. 문제는 또 있다. GATS의 원칙상 일단 한 번 개방 약속을 하면 점차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데, 정부가 이렇게 미리 자발적으로 시장화 조치를 취해놓으면 시장화된 영역은 GATS의 협상 대상에 포함되어 버린다. 즉 원칙적으로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서비스는 GATS의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공적 공급(국공립학교)과 사적 공급(사립학교와 같이 민간자본이 설립운영하는 학교)이 공존하거나, 공적 공급이라 하더라도 상업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수업료를 학생이 부담)에는 GATS의 협상 대상이 된다. 따라서 정부가 규제철폐를 통해 공교육체제에 경쟁기제의 도입과 사적 자본의 진출을 허용하게 되면 이 모두가 개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올해 초 ‘경제자유구역및제주국제자유도시의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에관한특별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교육운동진영은 WTO교육개방의 사전정지작업인 교육시장화 정책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관련법의 국회 상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치열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