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엥겔스의 '공황의 만성화'와 산업순환

  [편집자 주: 이 글은 2월 말에 출간 예정인 [노동자교양경제학] 전정판(全訂版) 가운데 '공황의 만성화'와 관련한 부분이다. 구판(舊版)에서는 논의가 사실상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부분이기 때문에 [정세와 노동]에 수록하였다.]


맑스가 제시하는 공황의 주기, 혹은 자본주의적 산업순환의 주기는 대략 10년입니다. 그런데 맑스나 엥겔스는 때때로 '만성적 공황'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고, 특히 1880년대 이후, 그러니까 만년(晩年)의 엥겔스는 [자본론] 제1권 영어판(1886)의 '서문'이나, 제3권(1894)에의 보완적 각주를 위시한 여러 글과 서한 속에서 '공황의 만성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형식 논리적으로 보면, 당연히 이 '공황의 만성화'와 '10년 주기의 공황'이라는 주장은 서로 충돌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과문한 탓인지, 저는 이 문제는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서 보다 명확히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잠정적이고 가설적인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현대자본주의에서는 기본적으로 위기가 만성화되어 있고, 그것이 더욱 격화되어 가고 있으면서도, 다시 그 내부에서 10년 주기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위기의 바다에 파장이 10년 전후인 파도가 치고 있는 형국이라고나 할까요?


  ◆ '만성적 공황'에 대한 맑스․엥겔스의 초기 개념


맑스와 엥겔스의 저작을 검토해보면, 애초에 그들은, 급성적 공황(akute Krise)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과잉생산․과잉공급으로 시장이 상당히 장기간 정체상태에 있는 것을 지칭하기 위해서 '만성적 공황'(chronische Krise)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맑스가 1855년 3월에 쓴 두 편의 평론에서, "병(病, Krankheit)은 이미 프레스톤(Prston)의 파업 때에 만성적인 형태로 나타나 있었다"고 말한 후, 이윽고 공황은 그 성격을 만성적인(chronisch) 것에서 급성적인(akut) 것으로 바꾸었다"*1)고 말할 때가 그것입니다. 또한 엥겔스가 다음과 같이 쓰고 있을 때, 그것도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공황은 약간의 변동을 수반하면서, 그리고 서서히 예리해지면서 겨울 내내 만성적으로 질질 계속될 듯하다. 그렇게 되면 이 공황은 봄에는, 그것이 지금 바로 급격히 폭발하는 것보다도 훨씬 악성으로 될 것이다. ...

이러한 만성적인 침체가 오래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보나빠르뜨 일당의 추행이 더욱더 드러날 것임에 틀림없고, 또 지금까지 그 자세한 내용을 알 도리가 없었던 노동자의 분노도 더욱더 커질 것이다.**2)


이러한 예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경우의 "만성적 공황'"에서 공황의 의미는, 오늘날 일반적으로 쓰이는 그것보다는 훨씬 넓은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주기적) 공황'이라고 할 때 그것은 대체로 사회적 생산이 돌발적으로 교란․중단․수축되는, 위에서 말하는 '급성적 공황'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 '만성적 공황'에 대한 맑스․엥겔스의 후기 개념


이 '만성적 공황'은 후기에는 맑스에 의해서도, 엥겔스에 의해서도 다른 의미로 쓰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맑스는 지속 기간이 긴 공황을 지칭하기 위해서 이 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맑스는 1878년 11월 15일에 쓴 편지에, "경제학자에게 가장 흥미 있는 영역은 이제는 의심할 나위 없이 미합중국 내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1873년(9월의 폭락 이래의)부터 1878년까지의 기간―만성적 공황의 기간―에 있습니다"***3)라고 쓰고 있는데, 바로 이때 '만성적 공황'은 1873년부터 1878년까지 장기간 지속된 공황을 지칭하기 위해서 사용된 것입니다.

엥겔스도 1891년 3월 24일에 쓴 편지에, "길고 만성적인, 5-6년간에 걸친 일반적 산업공황에 일단 봉착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은 뭐라고 말하기 힘듭니다"****4)라고 쓰고 있는데, 이때 '만성적 공황'은 명백히, 맑스와 마찬가지로, 장기간 지속되는 공황을 지칭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과 '공황의 만성화'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후기의 엥겔스는 '만성적 공황'이라는 개념에 훨씬 더 새롭고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엥겔스는 19세기 4/4분기에 자본주의적 생산이 도달한 고도의 노동생산력과 교통수단의 발달, 그리고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의 신흥공업강국들의 등장에 따른 세계시장의 변화와 세계무역에서의 영국의 독점적 지위의 해소를 주목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한편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10년 순환이 아니라 공황의 만성화를 초래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파국적이고 거대한 세계대공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실로 이러한 의미에서의 '만성적 공황' 혹은 '공황의 만성화'야말로, 그 후의 자본주의적 생산과 시장의 변화, 특히 최근 수십 년간의 과학기술혁명의 전개, 그리고 세계시장의 변화와 관련하여, 우리의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71년 여름에 엥겔스는 영국의 노동자 신문, [레이버 스탠다드](Labour Standard)의 '사설'에, 특히 19세기 후반기 자본주의적 산업의 핵심적 부분이었던 면업(棉業) 및 제철업의 경기와 관련,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1874년 무렵과 그 후의 짧은 번영기 이후 면업과 제철업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것, 결국 공장은 폐쇄되고, 용광로의 불은 꺼지고, 생산이 계속된 곳에서도 조업단축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붕괴기는 이전에도 있었다. 그것은 평균 10년마다 한번 되풀이된다. 그것은, 새로운 번영기에 의해서 대체될 때까지 계속된다, 등등.

하지만, 현재의 불황기, 특히 면업과 제철업의 그것의 특징은 그것이 이미 현재 보통의 불황 기간보다도 수년 동안이나 오래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회복을 위한 시도가 몇 가지 이루어지고, 분투(奮鬪)도 몇 번 있었지만, 허사였다. 진짜 붕괴기가 지난 후에도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 있고, 시장은 계속 모든 생산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5)


여기에서 엥겔스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공황 후 과거와 같으면 벌써 새로운 호황과 번영기가 도래했어야 할 시기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과포화상태와 불경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순환상에 이러한 변화가 발생한 원인과 그 결과를 그는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은, 공업제품뿐만이 아니라 기계 자체를 생산하는 데에도 기계를 사용하는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생산이 믿기 어려운 속도로 증대될 수 있는 데에 있다. 공장주들이 그렇게 할 마음만 먹으면 제품의 생산을 5할을 늘릴 수 있도록, 면방적과 면직포, 면포의 표백과 날염용의 기계 설비를 단 한번의 번영기간 중에 확충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고, 선철과 각종 철제품의 전체 생산고를 2배로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실제의 증가는 거기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전의 확장기의 것과는 도저히 비교도 될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는 ― 만성적 과잉생산, 만성적 불황이다. 공장주들은 적어도 상당 기간 좌시할 수 있지만, 노동자들은 시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만성적 빈곤과 빈민구제원으로 가는 부단한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야말로 찬란한 무제한 경쟁제도의 소산이고, 이야말로 곱덴 일당, 브라이트 일당과 그 패거리들에 의해서 약속된 지복천년(至福千年)의 실현이다!*6)


엥겔스에 의하면, 만성적 공황, 즉 만성적 과잉생산과 만성적 불황의 원인은 기계에 의해서 기계를 생산할 수 있기까지에 이른, 노동생산력의 고도의 발전이며,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라는 '무제한 경쟁제도' 그 자체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속에서는 곱덴이나 브라이트 일당과 같은 자유주의적 정치가들이 노동자 대중에게 지복천년, 즉 낙원 같은 천년왕국을 약속하지만, 그 결과는 노동자들의 만성적 빈곤과 빈민구제원행(行), 지금으로 말하면, 노숙자로의 전락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엥겔스가 지적하는 것은, 신흥공업강국들의 등장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입니다. 그는, 예컨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여기[영국 런던: 인용자]에서는 산업공황은 호전되는 대신에 악화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영국의 산업독점이 끝나고 있다는 것을 더욱더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과 프랑스, 독일이 세계시장에서 경쟁자로 등장해 있고, 높은 관세가 외국상품을 다른 신흥공업국으로부터 격리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는 간단한 계산문제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독점 공업국가가 10년마다 공황을 일으키고 있었다면, 그러한 나라가 넷일 경우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대략 10/4년[2.5년: 역자]마다 하나의 공황, 결국 실제로는 끝이 없는 공황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좋은 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7)


지금 우리의 상황과 비교하면, 당시의 고율관세와 보호무역 대신 지금은 저율관세와 '자유무역'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공업국가가 넷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수십 개 국가가, 그리고 갈수록 더 많은 국가가 치열한 경쟁의 대열에 합류해 있고, 합류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특히 중국이나 인도 등이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새로운 유망한 시장으로 등장하고 있는 최근의 정세와 관련하여, 엥겔스의 다음과 같은 글도 주의 깊게 음미해야 할 것입니다.


6개월여의 번영기가 이미 끝났다는 당신의 견해에 저는 전적으로 같이합니다. 철도건설을 위해서 중국이 문호를 개방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 그와 더불어 폐쇄적이고 독자적으로 존재하던, 농경과 수공업의 결합에 기초한 마지막 문명이 파괴될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 하지만 아직 사업(事業) 활성화의 유일한 기대를 ―적어도 철강업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그리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가 빗나가버리고 우리가 어쩌면 또 한번의 급성적 공황을 체험하는 데에는 6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영국의 세계시장 독점의 붕괴 외에도, 전신과 철도, 수에즈 운하와 기선에 의한 범선의 구축(驅逐) 등, 새로운 교통기관 역시 10년 주기의 산업순환을 깨뜨리는 데에 나름의 기여를 했습니다. 게다가 다시 중국이 개방된다면, 단지 과잉생산의 최후의 안전밸브가 닫힐 뿐 아니라, 중국인의 거대한 국외이주가 일어나게 되고, 그것만으로도 온통 미국과 호주, 인도 등의 생산조건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아마 유럽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이곳의 상황이 아직 지속되고 있다면.***8)


여기에서 우리가 각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음의 세 가지 점입니다.

첫째로는, 10년 주기의 산업순환이 깨지고 공황이 만성화되었다고 기술하고 있으면서도, 급성적 공황의 엄습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엥겔스가 1884년 1월에 베벨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1870년 이후 미국과 독일의 경쟁이 영국에 의한 세계시장 독점에 종지부를 찍기 시작하고부터는 10년 주기의 순환은 깨어진 것처럼 보인다"며, "1868년 이후에는 생산이 완만히 증대하고 있지만, 주요한 부문들에는 불경기가 지배하고 있으며, 여기 영국에는 번영기가 선행하지 않은 채, 지금 미국과 여기에는 새로운 공황이 임박한 것처럼 보인다"****9)고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영국과 경쟁하는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의 신흥공업국의 등장 외에, 통신을 포함한 교통기관의 발달에 의한 진정한 세계시장의 출현입니다. 이 점은, 엥겔스가 이미 세상을 떠난 맑스를 대신하여 [자본론] 제3권을 편집․간행(1894)하면서 추가․보완한 각주에는, "교통기관의 거대한 확장―대양기선과 철도, 전신, 수에즈 운하―은 세계시장을 처음으로 현실적으로 만들어 냈다"고, 그리고 "이전에 공업을 독점했던 영국 곁에 일련의 서로 경쟁하는 국가들이 등장했다"*****10)고, 보다 명확히 표현되어 있습니다.

셋째로는, 새로운 시장, 과잉생산의 배출구로서의 중국의 개방을, 한편에서는 중국의 전통적인 문명의 파괴로서, 그리고 특히 중요한 점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잉생산의 최후의 안전밸브가 닫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관점, 즉 거대한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개방을 "과잉생산의 최후의 안전밸브가 닫히는 것"으로 파악하는 관점은, 언뜻 보면, 모순적인 것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발달한 자본주의의 생산력의 급격한 팽창력을 상기한다면, 이야말로 대단히 중요한 관점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이는 예컨대, 새롭게 이른바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를 추진하고 나선 후, 중국의 누적적인 국제수지 흑자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은 이미 여러 주요 부분에서 세계시장의 과잉생산을 흡수하는 시장으로서보다는 그 과잉생산을 더욱 심화시키는 공급자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현실도 염두에 두면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대자본주의의 순환과 공황의 만성화의 의의


19세기 마지막 4/4분기는 공황의 만성화가 이제 막 등장하여 숙성되던 초기 시기입니다. 따라서 공황의 만성화에 대한 엥겔스의 분석과 관점에는 어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만성적 공황, 혹은 만성적 불황이 10년 주기의 순환을 대체할 것으로 보았던 점은, 오랜 경험과 자료를 갖게 된 오늘날에 와서 보면, 대표적인 그러한 한계일 것입니다.

앞에서도, 현대자본주의에서는 기본적으로 위기가 만성화되어 있고, 그것이 더욱 격화되어 가고 있으면서도, 다시 그 내부에서 10년 주기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위기의 바다에 파장이 10년 전후인 파도가 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저의 잠정적이고 가설적인 결론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자본주의적 생산, 나아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자체의 전반적 위기가 성숙되어 있는 오늘날에도 10년 주기의 순환적 공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금 위에서 본 것처럼, 엥겔스 역시 10년 주기의 산업순환이 깨지고 공황이 만성화되었다고 기술하고 있으면서도, 급성적 공황의 엄습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짧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엥겔스는, 여러 공업국의 등장과 교통․통신기관의 발전에 의한 세계시장의 완성, 노동생산력의 급속한 팽창 등등, 공황의 만성화의 원인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만성화의 원인으로 특히 노동생산력의 발전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었는가는, [자본론] 제1권의 영어판(1886)에 붙인 엥겔스의 '서문' 중 다음 문장들이 여실히 보여줄 것입니다.


생산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고 있는 반면, 시장의 확대는 기껏 산술급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825년부터 1867년까지 끊임없이 빈발했던 정체, 번영, 과잉생산, 그리고 공황이라고 하는 10년 주기의 순환은 실로 그 코스를 완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우리를 영속적이고 만성적인 대공황(depression)이라고 하는 절망의 늪에 빠뜨리기 위해서일 뿐이다.*11)


나아가, 엥겔스가 이 공황의 만성화의 의의를 얼마나 정확하고 예리하게 파악했는가를 보면,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방금 인용한 글에서 보는 것처럼, 그는 이 공황의 만성화는 "우리를", 즉 노동자계급을 "절망의 늪에 빠뜨린다"(to land us in the slough of despond ...)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겨울이 올 때마다 '실업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해가 갈수록 실업자의 수가 팽창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답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12)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의미심장하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실업자들이 참을성을 잃고 그들 자신의 운명을 그들 자신의 수중에 장악할 순간이 올 것임을 우리는 대체로 예상할 수 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우리는 엥겔스가, 니콜라이 F. 다니엘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결국 실제로는 끝이 없는 공황이 될 것"이라고 쓴 후에, 그것이 "우리에게는 좋은 일일 수도 있을 것"(Uns kann's recht sein)이라고 쓰고 있었다는 사실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혁명은 새로운 공황의 결과로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혁명은 또한 공황이 확실한 것처럼 확실하다."***13) ― 이는 맑스와 엥겔스가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는 말입니다.

경제공황과 사회혁명의 관계를 이렇게 파악하고 있는 엥겔스는, "공황이 급성적인 것에서 만성적인 것으로 되고, 그러나 그 강도를 잃지 않을 때,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진 후, 참으로 정당하게도 "우리는 이미 10년 주기 공황의 시대보다 구(舊)사회의 존립에 훨씬 위험한 시대에 들어갔다는 것 ...만은 확실하다"****14)고 말하고 있습니다. 1884년에 베벨에게 쓴 편지에서 엥겔스가, 당시 영국에서 "돌연히" 터져 나오고 있던 사회주의 운동의 "비밀"도 이러한 공황의 만성화에 있다고*****15) 본 점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이전에는 10년마다 대기를 청소했던 뇌우(雷雨)를 이렇게 늦춤으로써 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만성적 대공황(Depression)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위력과 범위의 파국(Krach)을 준비하고 있음에 틀림없다"*16)고 말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 "엥겔스가 그렇게 말한 지 100년도 더 지났지만, 자본주의는 아직 멀쩡하지 않느냐"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제1차 대전도, 1930년대의 대공황도, 줄잡아 5천만 명 이상의 인명을 도륙한 제2차 대전도 모두 망각한 사람일 것입니다.) 《노사과연》



이론


엥겔스의 '공황의 만성화'와 산업순환



채만수|소장



*) K. 맑스, "영국의 헌법", MEW, Bd. 11, SS. 96-7; K. 맑스, "영국의 위기", MEW, Bd. 11, SS. 101-02도 참조. 프레스톤 파업은 1950년대 영국 최대의 파업으로서, 프레스톤 시와 그 근교의 면업(棉業) 노동자들이 10%의 임금인상을 내걸고 1953년 8월부터 1954년 5월까지 36주 동안 벌인 파업. 그 지역 면업노동자 총 3만 명 가운데 2만5천 명이 참가하고,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이 지원했는데, 파업이 벌어지자 자본가들은 곧바로 공장폐쇄로 맞섰다가 1854년 3월 대체인력을 투입, 공장을 재가동하고, 4월에 파업지도자들을 체포함으로써 파업이 끝났습니다.


**) F. 엥겔스, "맑스에게 보내는 편지"(1856. 11. 17.), MEW, Bd. 29, SS. 85-6.


***) K. 맑스, "니콜라이 F. 다니엘손에게 보내는 편지", MEW, Bd. 34, S. 359. 다니엘손(Nikolai Frantsevich Danielson, 1844-1918)은 [자본론]의 러시아어 번역자입니다.


****) F. 엥겔스, "막스 오펜하임에게 보내는 편지", MEW, Bd. 38, S. 64. 막스 오펜하임(Max Oppenheim)은 맑스와 엥겔스가 신뢰했던 친구인 루드비히 쿠겔만(Ludwig Kugelmann, 1828-1902)의 부인인 게르트루트 쿠겔만(Gertrud Kugelmann, 1839년생)의 오빠입니다.


*****) F. 엥겔스, "면화와 철", MEW, Bd. 19, SS. 283-84.


*) MEW, Bd. 19, S. 284. 당시 영국의 빈민구제원은 사실은 잔혹한 강제노역소였습니다. 곱덴(Richard Gobden, 1804-65)과 브라이트(John Bright, 1811-89)는 모두 영국의 공장주이자, 자유주의적 정치가, 자유무역론자입니다.


**) F. 엥겔스, "니콜라이 F. 다니엘손에게 보내는 편지"(1886. 2. 8.), MEW, Bd. 36, SS. 438-39.


***) F. 엥겔스, "아우구스트 베벨에게 보내는 편지"(1886. 3. 18.), MEW, Bd. 36, SS. 464-65.


****) F. 엥겔스, "아우구스트 베벨에게 보내는 편지"(1886. 1. 18.), MEW, Bd. 36, S. 88.


*****) [자본론] 제3권, MEW, Bd. 25, S. 506.


*1) [자본론] 제1권, Karl Marx, Capital, Vol. I, Progress Publishers, 1977, p. 17; MEW, Bd. 23, SS. 39-40.


**) Capital, Vol. I, p. 17; MEW, Bd. 23, S. 40.


***) [1848년부터 1850년까지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 MEW, Bd. 7, S. 98; K. 맑스․F. 엥겔스, "평론, 1850년 5-10월", MEW, Bd. 7, S. 440. 엥겔스는 [1848년부터 1850년까지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의 1895년판에 붙인 "서문"(MEW, Bd. 22, S. 511)에서도 이 구절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 F. 엥겔스, "아우구스트 베벨에게 보내는 편지"(1886. 1. 20.), MEW, Bd. 36, S. 427.


*****) F. 엥겔스, "아우구스트 베벨에게 보내는 편지"(1884. 1. 18.), MEW, Bd. 36, S. 88.


*6) F. 엥겔스, "니콜라이 F. 다니엘손에게 보내는 편지"(1885. 11. 13.), MEW, Bd. 36, S. 386.


덧붙이는 말

"생각하며 투쟁하는 노동자의" [정세와 노동] 제10호 (2006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