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번역] 레닌의 제국주의 경제 분석과 오늘날의 자본주의

독점화의 강화와 경제에 생긴 구조적 변화


레닌이 정식화한 제국주의의 경제적 특징은 오늘날의 독점자본주의 하에서도 여전히 지배적인 발전경향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있다. 이들 특징은, 앞에서 인용한 맑스의 말을 빌리자면,1) 자본주의의 모든 합법칙성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정에 의해서 변경이 가해짐"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이다.

오늘날의 조건 하에서는, 대립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면서도, 레닌이 확정한 자본주의 경제의 독점화 경향에 변경을 가하는 두 개의 결정적인 사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들 경향을 강화시키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약화시킨다.

자본의 집적․집중이라는 객관적 과정으로부터 생기는 바의, 독점체의 지배가 강화되는 경향은 부르주아 국가의 경제적 기능이 증대함에 따라서 크게 뒷받침되고 있다. 국가독점자본주의라는 체계 속에서 움직이고 있고, 이 체계의 필수적인 요소로 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는, 오늘날 구체적․역사적 변경이 가해지고 있는 경제적 특징을 고찰할 수 없다.

독점체가 그 지배를 강화하는 데에 장애물로 되고, 그 지배의 강화에 대립하는 반대경향으로 되어 있는 것은,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 하에서 대규모로 전개된 계급투쟁이다. 이 계급투쟁은 세계혁명과정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고, 그 주력은 사회주의 세계체제와 자본주의 국가들의 노동자계급, 그리고 민족해방운동이다. 이들 세력은 전선으로부터도 후방으로부터도 독점체를 공격하고 있다. 혁명세력의 공격에 대항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독점체의 전체 경제정책에도, 독점체가 취하고 있는 계급투쟁의 전략전술에도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사정이 제국주의의 특징을 변화시켰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들 특징의 본질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고, 상호 긴밀한 경제적 합법칙성의 일정한 체계로서의 그 역할을 바꾼 것이 아니었다. 이들 합법칙성을 연구할 때, 레닌은, 오늘날의 학술용어로 말하자면, 체계분석(system analysing)의 방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의 경우 제국주의의 하나하나의 특징은 일정한 역사적 발전단계를 반영하고, 일정한 목표에 따른 기능을 가지고 있고, 나아가 이들 특징은, 기능상 서로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인과관계에 의해서도 서로 연관되어 있다. 뒤에 이어지는 특징은 어느 것이나 선행하는 특징으로부터 생겨나고, 어떤 목표는 다른 목표를 낳는다. 요컨대 이는 독점자본주의의 독특한 동적(動的) 모델이며, 독점자본주의적 정치의 가장 특징적인 특색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정치는 독점자본주의의 경제적 본질의 가장 집약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첫번째 특징에는 독점체를 형성하게 하는, 자본의 집적․집중이라는 경향이 표현되어 있다. 이 경향이 가장 분명히 나타나는 것은 이른바 '합병'의 물결이 일어나 독점적 집중의 수준을 급격히 높이는 역사적 시기이다. 이러한 물결이 최초로 일어난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이고, 제2의 물결은 1920-30년대에 경제생활의 표면에 새로운 대독점체를 출현시켰으며, 제3의 가장 강대한 합병의 물결은 1950년대 중엽에 시작되었다. 이 경우 기억해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독점적 집중의 강화과정이 갖는 성격은, 전혀 순환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독점체 간의 경쟁이라는 부단히 작용하는 요인으로부터 오는 항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자본의 집중은 공황과 불경기 중에도 진행되고, 이때에는 대독점체가 파산한 기업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게 된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합병과정은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의 독점적 구조의 형성에 발생한 질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초기단계에서는 이들 국가에 가장 강력한 독점체가 탄생한 것은 중공업이라는 자본 용량이 가장 커다란 부문에서였다. 여기에는 오랫 동안 독점화된 부문과 나란히 독점화되어 있지 않은 부문도 존속하고 있었다. 이제는 독점적 구조가 거의 모든 부문에 완성되어 있다. 새로운 점은 독점체가 비생산적 부분을 갈수록 자신의 궤도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독점체는 주민의 '여가'에 써비스하는 부문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고, '레저 산업'의 독점체는 주민을 획득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투쟁하고 있다.

독점체 자체의 성격, 독점체의 경제적 특질과 조직상의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생산력의 발전 수준과 경쟁의 형태이다. 독점체는, 원료자원의 개발과 원료의 종합적 이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물재용량(物材容量)이 큰 부문에서는 생산과정 내에서 원료의 채취로부터 그 가공까지를 결합시켜 수직적 통합의 이점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한다. 전형적인 예는 석탄산업, 철강업, 석유산업의 독점체이다. 대중의 소비적 수요에 맞추어 다른 부문보다도 일찍이 대량생산이 확립된 부문에서는 수평적 통합이 진행되었다. 그것을 분명히 구현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기업, 전기기기 기업, 무선통신기기 기업이다.

하지만 독점체의 경제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생산력 발전의 특수성에 의해서 규정되는 바의, 제조기술상의 연관과 의존성의 성격만은 아니다. 독점적 경쟁이라는 모순에 찬 작용도, 이 경쟁에 수반하는 제품판매비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점체는 대규모의 경영합동체 내지 복합체라는 조직형태일 뿐 아니라 동시에 시장지배를 보장하는 체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도 우선, 독점체는 개개 부문의 가격에 대한 지배를 확립한다. 이것은 단일가격과 시장분할의 조건에 관한 카르텔 형의 협정에 의해서 확보된다. 이러한 협정은 비밀협정의 성격을 띠는 일이 아주 많다. 어떤 부문을 지배하기 위해서 독점체가 이용하는 합법적인 조직은 기업가들의 각종 조합(組合)이다.

그렇지만 어떤 부문의 시장의 독점적 조직은 외부(outsider) 기업이 이 부문에 들어오는 것을 곤란하게는 하지만, 경쟁을 일소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투쟁형태의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은 새로운 부문을 창출하여 이미 손에 익은 것을 대체하는 제품을 생산하든가, 혹은 이러한 상품을 완전히 구축하게 될 수요를 낳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신․구 양 부문의 경쟁 결과, 독점체에는 생산을 다양화하게 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즉, 시장에서의 경쟁의 급변이나 수요 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다소라도 안정된 이윤수준을 보장하도록, 제품과 써비스 종류를 확대하려고 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이 경향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 전에도 있었지만, 그것이 특히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것은 현재의 합병 물결 속에서다. 독점적 복합기업(conglomerate, 재벌)의 창설은 특징적인 현상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독점체에는 여러 잡다한 부문의 기업이 집중되어 있다. 이들 독점체는 자신의 필요에 봉사할 상업조직이나 금융기관을 자신의 체계 속에 편입시키고 있다.

독점체의 이러한 구조가 성립하는 데에는 독점체 간의 경쟁조건에서 생긴 다양화 경향 뿐 아니라 주식 매매라는 투기적인 고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련의 복합기업 창립의 동기가 되고 있는 것은 주식거래소 투기로부터의 이득을 확보하기 위해서, 복합기업에 참가하고 있는 회사의 주가를 인상시키려고 하는 의도임이 분명히 밝혀져 있다. 많은 복합기업의 비합리적인 기초는 의문의 여지없이 생산의 무정부 상태를 강화하고, 시장의 국가독점자본주의적 규제의 가능성을 손상시키고 있다. 합병 물결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가 차후의 복합기업의 창립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유가 없지 않다. 최근의 합병 결과, 미국의 대형 200개 회사가 제조업 자산의 60% 이상을 지배하고 있고, 이 이상 집중이 진행되면, 경쟁 매커니즘의 기능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2)

그러나 복합기업의 구조를 분석할 때에는 독점체의 이중성에 대해서 내렸던 레닌의 평가를 잊어서는 안 된다. 복합기업은 독점체의 독특한 자급자족적 경향을 반영하는 시장구조의 새로운 형태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동시에 경쟁조건을 대폭 바꾼 과학기술 혁신이라는 상황 하에서 독점자본주의에 기초해서 생겨나는 독자적인 경영복합체이기도 하다. 특징적인 것은, 현재의 합병 물결의 주요 동기의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이 새로운 상품의 생산을 보장할 연구쎈터나 실험․설계쎈터를 설립하기 위해서 자원을 통일하려고 하는 독점체의 욕구라는 점이다. 독점적 복합기업의 각종 기업을 다소라도 합리적으로 관리할 가능성 자체는 인공두뇌학(cybernetics)의 발전 및 컴퓨터의 사용에 의해서 비로소 실현 가능해졌다. 인공두뇌 시스템(cybernetic system)을 채용한 결과 관리기술상의 이점은 생산기술상의 우월성과 마찬가지로 시장을 겨냥한 투쟁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되어 있다. 유럽의 국가들과 일본의 정부가 독점체의 합병을 장려하고 있고, 미국의 한층 강대한 경쟁상대와 싸울 때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능력을 높일 가능성을 이러한 합병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 결과 근래 이들 국가에는 미국의 대기업과 그 역량의 면에서 뒤지지 않는 개개의 독점체가 출현했다. 특징적인 것은 이러한 독점체가 맨 먼저 생겨난 것이 자동차공업, 전기기기공업, 화학공업, 결국 미국과의 경쟁에서 가장 시달리고 있는 부문에서였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독점체의 복합기업의 출현은, 경쟁의 격화에 수반하는 생산의 무정부 상태의 증대를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본주의적 생산의 사회화와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과정은 사회주의의 물질적 전제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고, 따라서 자본주의의 근저를 동요시키고 있다.

과학기술 혁신이라는 상황 하에서 생긴, 독점적 집중의 새로운 형태에는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창설된 농공복합체가 있다. 이는 독점자본의 농업에의 침투에 수반하는 수직적 통합과정의 결과 태어난 것이다. 식품산업과 도매상업에서 성장한 대독점체는 대량생산의 이점을 이용하기 위해서 농업의 자본주의적 '합리화'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대독점체는 제품의 품질, 품목, 규격, 수량, 나아가서는 공급기일이라는 점에서 자신들의 농업기술상의, 그리고 상업상의 요구를 채울 수 있는 농장을 자신의 공급자로 삼으려 하고 있다. 농업의 이러한 '합리화'는 농장에 기계, 농약, 기타 생산수단을 공급하고 있는 독점체도 이를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상호 수직적으로 연관된 경영합동체를 만들어내고 있는 독점체와 나란히, 농공복합체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국가이다. 오늘날 국가의 농업정책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할 능력이 있고, 독점체의 요구에 따른 농산물을 확실히 공급할 능력이 있는 자본주의적 대농장을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공복합체에는 독점체는 자유경쟁적 자본주의의 상부구조라는 레닌의 특징 규정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국가독점자본주의적 농공복합체 속에 통합되어 있는 농장은 아직도 자본주의 시장의 자연발생적 영향 하에 놓여 있다. 독점체가 아니라 이 농장이 자본주의적 경쟁의 주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가장 발달한 농공복합체가 태어난 미국에서조차 소농장이 영락하고 구축되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제국주의의 제1의 특징과 제2의 특징―생산의 집중의 진전과 금융과두제의 권력의 강화― 사이의 연관이 명확히 확인된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긴밀한 결합에 기초하여 발전한 금융과두제의 출현은 근로자에 대한 착취의 강화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지배계급 자신 내부의 모순의 격화도 초래했다. 금융자본의 발전은, 실로 레닌이 예상한 것처럼, 부르주아지 진영의 분열을 강화한다. 독점적 초과이윤을 수중에 넣는 금융과두제는 국민의 대다수와 대립할 뿐 아니라 금융과두제에 의해서 가장 유리한 수입원으로부터 배제되는 비독점 부르주아지와도 대립한다. 국가도 또한 이제는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전체 국민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점하고 있는 예산의 상당 부분을 금융과두제로 하여금 처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

금융과두제의 경제적 위력이 증대하는 원인의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은 최근 2-30년 사이에 금융과두제가 수행한 금융기관 체계의 재편성이다. 이 체계는 오늘날 사회의 일시적인 유휴자금의 거의 전부를 금융과두제가 지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 자금 중에는 근로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예금계좌에 들어가 있거나 보험증서로 되어 있는 것만이 아니다. 노동자․직원의 임금까지도 금융자본의 거래대상이 되어 있고, 이 자금은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에서는 현금으로 지불되지 않고 은행 또는 저축금고의 계좌로 이체되고 있다. 축적에 대한 근로자의 저축의 역할이 얼마나 증대했는가는, 미국 금융기관의 자산총액에서 점하는 저축․보험기관의 비율이 1929년의 23%에서 1967년의 41%로 높아진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3)

금융과두제 하에서 대량의 자본이 축적된 것은 지금도 자본의 대외수출의 중요한 원인으로 되어 있다. 시장과 세력권을 위해서 싸우는 독점체의 무기로서의 자본수출의 의의는 더욱 더 높아졌다. 제국주의의 이 합법칙성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부르주아 경제학자는 자본수출의 동기는 보다 높은 이윤율의 추구에 있다는 레닌의 명제에 이의를 제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 이유로서 그들은, 오늘날 자본의 대부분은 발전도상국에 대한 '원조' 계획에 따라서 보조금 또는 무상대부금의 형태로 국가에 의해서 수출되고 있다는 사정을 들고 있다.

이러한 논증은 현대제국주의의 본성을 이해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미혹시키고 있다. 하지만, 높은 이윤율의 추구가 자본수출의 주요한 동기라는 레닌의 명제가 옳다는 것은 우리가 국가독점자본주의 경제정책의 도구로서의 '원조'나 보조금이나 차관을 검토하자마자 자명해진다. 그것들을 검토하자마자 이것들의 목적이 사적 독점체에게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것임이 곧바로 명백해지는 것이다. 미국정부가 공여하는 차관의 대다수는 피공여국이 미국에서만 상품의 구매에 자금을 지출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러한 자본수출의 도움을 빌려 국가는 사실상 독점체에게 시장을 보장할 뿐 아니라 그 상품의 수출에 은폐된 형태로 보조금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원조'는 자본을 수출하는 독점체에게 유리한 '정치적 풍토'를 만들어내고, 외국기업 국유화의 위협을 면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들의 정부는 자기나라 독점체의 대외투자에 대한 보험도 수행하고 있고, 독점체의 재산이 국유화되는 경우의 보상금을 통 크게 보장하고 있다.

자본수출의 새로운 경향으로 되어 있는 것은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에 대한 자본수출이 강화되고 있는 점이다. 이 과정에는 자본의 국제적인 결합 과정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세계의 경제적 재분할을 수행하는 국제적인 독점체 단체가 결성되는 기초이다. 선진 부르주아 국가들이 국가독점자본주의라는 궤도로 이동함에 따라서 독점자본가의 국제적 단체는 제국주의적인 통합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지금 독점체의 국제적 단체의 상부구조로 되어 있는 것은 독특한 초국가적 권력으로, 이것이 관세장벽을 제거하고, 자본과 노동력의 다소라도 자유로운 이동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독점체는 제국주의적 통합에 기초하여 관세동맹을 결성할 뿐 아니라 정치경제적 통합체도 만들어내고, 조세정책과 통화정책의 공통 원칙의 실시, 장기적 국가 투자계획의 조정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다.

자본수출에 기초하여 발생한 통합은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경제교류의 이 형태에 특유한 모순과 적대관계를 모두 안고 있다. 일찍이 미국의 독점체는 마샬 플랜을 통해서 자본수출자로서 유럽시장에 광범한 경제적 간섭을 했는데, 이 마샬 플랜은 미국의 차관과 보조금을 제공받는 나라는 유럽경제협력기구(OEEC)4)에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기구의 설립에 의해서 미국정부는 서유럽의 제국주의적 통합의 단서를 잡고, 사회주의와 노동운동, 민족해방운동과 싸우기 위해서 서유럽을 미국 독점체의 헤게모니 하에 하나로 통합하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지배층이 대서양 공동체에 기초하여 제국주의 진영의 세력 전체를 총결집하는 것을 지역적인 제국주의적 통합이 방해했다. 두 개의 지역적 그룹―유럽경제공동체(EEC)5)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6)―이 서유럽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경제통합과정은 분열되었다. 시장과 투자권을 둘러싼 투쟁에 기초한 대립은 혁명세력과 싸우기 위해서 제국주의 진영이 공동전략을 취하려는 바람에서 오는 경향보다도 강했던 것이다.

제국주의적 통합에는 생산력 발전의 요건에 독점체가 순응해야 할 객관적 필요가 나타나 있다. 왜냐하면, 사회적 분업의 급격한 확대와 생산의 집중 규모의 대폭적인 증대를 초래한 과학기술의 혁신이라는 조건 하에서는 생산력은 민족국가라는 틀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어서 수개국의 자원을 통일하는 경우에 비로소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제국주의적 통합과 함께 군사블록과 같은 국제관계의 새로운 요인도 나타났고, 이들 블록은, 평상시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전시에밖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단일한 통합사령부의 공통의 지휘 하에 여러 국가의 병력을 통합하고 있다. 통합 그룹과 군사 블록이 수행하는 '집단적 식민지주의'가 발전했다. 따라서 독점단체에 의한 세계의 경제적 분할을 위한 투쟁으로부터 세계의 지역적 재분할을 위한 전쟁이 생기려고 하는 제국주의적 경향은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향에는 그것이 충분한 세(勢)로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는 강력한 반대경향이 대립하고 있다. 왜냐하면, 제국주의는 세계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하고 있어서 세계 발전이 결정적인 힘이 된 사회주의와의 공존에 순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의 심화


제국주의에 관한 레닌의 경제적 분석과, 이 분석에 기초하여 발전시켜진 세계 사회주의 혁명의 새로운 이론은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의 합법칙성과 이 위기의 심화의 불가피성을 규정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전반적 위기는 제국주의 세계체제 내의 심각한 모순에 기초하여 생겼지만, 이 모순은 세계 식민지체제를 파괴한 사회주의 혁명과 민족해방운동이라는 연쇄반응을 낳았다. 사회주의가 강고한 발판을 점하고 세계적인 경제체제를 만들어낸 이래 2개의 체제의 투쟁은 역사발전의 주요 요인이 되었다.

국제적인 무대에서의 새로운 세력배치의 영향을 받아 제국주의의 경제적 합법칙성은 중요한 변화가 가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합법칙성은 지금도 작동하고 있어 제국주의를 더욱 더 반동적인 체제로 만들어가고 있고, 부패된 사회제도를 일소하기 위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전제의 수가 증대해가는 방향으로 제국주의를 발전시키고 있다.

새로운 현상이 엄청나게 누적된 속에서, 두 체제의 투쟁의 영향을 받아 변화된 제국주의의 경제적 합법칙성이 표면화하기는 용이하지 않다. 레닌의 제국주의 이론이 주는 지식에 따르고, 공산당들이 힘을 합해 이 이론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경우 외에는, 이것을 파헤쳐 인식할 수가 없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는, 표면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자본주의의 성과로 보이는 현상에 근로자의 주의를 집중시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라는 맑스-레닌주의 이론을 논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들은 그 논거로서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생산성장률의 증대, 경제공황의 심각성이 줄어든 것,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다소 인상된 것, 사회보장제도가 확대된 것 등등을 든다.

이들 논거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많은 '성과'의 기초에 있는 심층부의 합법칙성을 우리가 밝히자마자 밝혀진다. 그 합법칙성을 밝히면, 거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세계 발전의 새로운 법칙이며, 이들 법칙은 두 개의 세계의 경쟁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제국주의 발전의 역사적 경향을 대폭적으로 바꿨다고 하는 것이 명백해질 것이다.

첫째로, 자본주의 경제의 심각하기 이를 데 없는 위기를 배경으로 하여 사회주의가 계획경제의 장점을 전세계에 보여준 1930년대 이래 제국주의 국가들의 정부는 공황방지책을 취하기 시작하고, 이 정책이 자본주의적 순환에 일정한 변화를 초래했다. 이 정책의 도구로 된 것은 이른바 규제되는 인플레이션이다. 그 이후 끊임없는 물가등귀에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과정이 억제하기 어려운 기세로 전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생산을 자극함과 동시에 물가등귀에 따라서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근로자의 계급투쟁을 강화한다. 그 결과 비교적 경기가 좋은 상황 하에서도 예리한 사회적․정치적 위기가 발생하여, 이전에는 보통의 순환성 공황 하에서 전개되고 있던 위기에 못지않을 정도로 강하게 자본의 지배를 위협하고 있다.

둘째로, 자본주의 국가들의 노동자들의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개선하기 위한 계급투쟁의 효과는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져 있다. 그들은 객관적으로는 자본주의를 강습할 세계혁명세력의 구성부분으로서 행동하고 있다. 혁명을 두려워하는 나머지, 부르주아지는 이전에는 결코 응하지 않았던 양보와 개량에 이제는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셋째로, 시기에 따라서는 생산이 증대하고 임금이 인상되는 일이 있지만, 그것은 결코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가 약화된 표식이 되지는 않는다. 레닌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제국주의 시대에 자본주의는 지금까지보다도 급속히 발전하지만, 이 발전의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체제적 틀 내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내외의 모순과 부딪치기 때문에 이 모순이 자본주의를 죽어가는 사회제도이게끔 하고, 사회주의에 자리를 내주는 것을 피할 수 없게끔 한다.

제국주의의 역사적 지위를 부후(腐朽)한, 죽어가는 자본주의라고 규정한 레닌의 공식은, 오늘날 그 합법칙성에 어떤 변화가 생겼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의의를 여전히 완전히 가지고 있다.

선진국들에서는 독점자본주의는 국가독점자본주의로 되어 있다. 즉, 그것과 사회주의 사이에는 이미 어떤 다른 단계가 있을 수 없는 최후의 단계에 달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회주의로 이행할 물질적 전제가 성숙해 있다. 계급투쟁은 노동자의 초보적인 물질적 이익을 위한 것에서조차, 국가의 경제적 기능이 대폭 증대하고 있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국가기구를 장악할 필요에, 즉 노동자계급이 혁명을 통해서 권력을 획득할 필요에 접근한다. 이제 노동자․직원의 경제투쟁의 주요형태로 되고 있는 것이지만, 정치적 요구의 전면(前面)에 나서고 있는 것이 전국적 파업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군국주의가 전에 없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부후(腐朽)와 기생생활을 전형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무기는 지구상의 인류를 몇 번이고 몰살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축적되어 있다. 제국주의와 그에 특유한 군사화, 군산복합체의 권력의 증대는 전인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제국주의를 일소해야 할 필요성은 오늘날 모든 혁명세력의 계급투쟁에 있어서 주요 과제로 되어 있는 것만이 아니다. 군국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은 계급투쟁의 틀 밖에서도 발전하고 있다. 군산복합체와 결합되어 있는 금융과두제와 군벌 그룹은 군국주의에 경제적 이해를 가지고 있지만, 지배계급의 가장 냉정한 부분은 자기보존의 본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국주의와의 투쟁에 합류하고 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 혹은 현실을 보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만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의 사멸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다. 세계경제의 제국주의적 구조는 붕괴하고 있고, 사회주의 혁명과 민족해방운동의 승리는 그 고리를 차례로 탈취하고 있다. 부르주아 사회의 도덕적, 정신적 기초도 무너지고 있다. 미국의 지배층조차 정신적 가치의 저락, 범죄의 끊임없는 증가, 폭력숭배, 기타 부르주아 제도의 퇴폐의 특징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파산과는 대조적으로, 역사과정의 합법칙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깊은 뿌리를 휴머니즘에 결합시키고, 인류에게 낙천주의적 기분과 자신들의 위대한 미래에 대한 신념을 가져다주고 있는 맑스-레닌주의 학설의 위대한 힘이 특히 명백해지고 있다. 레닌 탄생 100주년이 중요한 역사적 기념일로서 세계인구 대다수의 축하를 받고 있는 사실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노사과연>





기획번역

레닌의 제국주의 경제 분석과

오늘날의 자본주의



아.  밀레이코프스키

번역: 채만수 (소장)



[역자 주: 이 글은 레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과거 쏘련 과학아카데미 소속의 '세계경제와 국제관계연구소'와 동(同) 편집부 및 쏘련 고등중등교육성의 주최로 1970년 1월에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이론회의, '레닌의 제국주의론과 현대의 혁명세력'에 관하여"에서 발표된, 아. 밀레이코프스키의 글의 후반부이다. 지난 호에 이어 일본의 국제관계연구소 역편, [世界經濟と國際關係�� 第11集 (協同産業KK出版部, 1970)에서 번역하는 것이다. 지난 호에도 얘기한 것처럼, 지금 새삼 오래된 이 글을 번역하는 것은, 우리 연구소 내부에서 제출된, 예컨대, 현대 자본주의에 있어서의 레닌의 '제국주의론'의 유효성에 대한 심각한 이견을 고려하여 독자들에게 부분적이나마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다소라도 참고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채만수]





1) [역자 주] 지난 호, p. 54의 각주 7) 참조.


2) "U.S. News and World Report", 17. XI. 1969, p. 14.


3) R. W. Goldsmith. Financial Intermediaries in the American Economy since 1960. Princeton, 1968, p. 61; R. W. Goldsmith. Financial Institutions. New York, 1968, pp. 14, 43; Statistical Abstract of the United States에 의해 산출.


4) [역자 주] 마샬 플랜의 수용기구로서 1948년 4월에 빠리협정에 의해 서유럽 18개국으로 설립된 기구. 1961년 9월에 비유럽국가를 포함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 개편되었다.


5) [역자 주] 프랑스와 서독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가 1957년에 설립한 자유무역기구. 현재의 유럽연합(EU)의 전신이다.


6) [역자 주] 영국을 중심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오스트리아, 스위스, 포르투갈이 1960년에 결성한 자유무역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