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와 투기의 폭발

역자 주


[역자 주: 기획 번역으로 <Fred, Magdoff, “The Explosion of Debt and Speculation”, Monthly Review, volume 58, Number 6, November 2006 pp. 1~23>을 연재한다. <채만수, 「또 한번의 부동산 소동」, [정세와 노동], 제19호(2006년 12월호) pp. 18~19.> 에서 본 글을 인용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프레드 맥도프의 글을 그릇되게 옮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학습이 부족한 역자의 책임이다. 미숙하더라도 파괴를 향해 돌진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폭로하는 원문의 내용을 조금이나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인터넷 상에서도 원문을 읽을 수 있는데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monthlyreview.org/1106fmagdoff.htm#1) 만약 독자들께서 오역을 지적해 주신다면 더없이 감사할 것이다.

필자 프레드 맥도프는 [정세와 노동], 제10, 11, 12호(2006년 2월호부터 4월호까지)에 3회에 걸쳐 연재한 「식민지 없는 제국주의」의 필자 해리 맥도프(Harry Magdoff)의 아들이다. 「식민지 없는 제국주의」 연재 당시 필자 소개에 등장하는 애칭 ‘프레더릭(Frederick)’과 프레드 맥도프는 동일인이다1). 먼쓸리 리뷰는 프레드 맥도프를 다음과 같이 짧게 소개하고 있다. “프레드 맥도프는 벌링턴시의 버몬트 대학 식물․토양학 교수이며 먼쓸리 리뷰 재단의 이사이다. 그와 해리 맥도프는 먼쓸리 리뷰, 2005년 7․8월호 “사회주의 입문”2)의 공동필자이다.”]



스태그네이션과 금융


1970년에서 1980년에 걸친 먼쓸리 리뷰의 연재를 통해, 또 먼쓸리 리뷰 발행 총서를 통해 해리 맥도프와 폴 스위지(Paul Sweezy)는 성숙한 자본주의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3)으로 향하는 일반적인 경제적 경향성을 제출한 바 있다.4) 이윤창출이 가능한 투자기회의 결핍이 이러한 추세의 가장 주된 원인이다. 생산적 경제(“진정한 경제”)에 투자가 감소하는 것은 미래의 저성장을 예정하는 것이다. 맑스가 바로 이러한 현상의 가능성을 서술한 바 있다.

 

이 새로운 축적이 사용상의 곤란에 부딪친다면, 다시 말하여 생산분야들이 포화상태이고 대부자본이 과잉공급된다면, 대부화폐자본의 이러한 과잉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한계를 증명할 따름이다. ... 자본의 가치증식법칙―자본이 자본으로서 가치 증식할 수 있는 한계―에 의해 부과된 장애물은 존재한다.5)


물론 스태그네이션은 경제성장이 전혀 없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경제기능이 ―생산력의 상당부분이 사용되지 못하고 의미심장한 실업 및 불안정고용이 나타나면서― 그 잠재력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다. 지난 30년에 걸쳐 공업생산력 사용률은 평균 81퍼센트였고, 그중 최근 5년 동안의 평균은 단지 77퍼센트에 불과했다. 경제순환의 회복기에 조차도 여느 때처럼 생산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대호황기인 1960년대에도 제조업계는 생산력의 85퍼센트에 달하는 양만을 산출했다. 다시 말해서 호황의 정점인 1966(베트남전 기간)에도 제조업 산출은 생산력의 91퍼센트에 달했을 뿐이다.

노동활용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2006년 7월의 공식적인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4.8퍼센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노동통계국의 ―“공식적” 실업자 외에도,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이들6) 및 단시간 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나 정규직 고용을 희망하는 이들의 총계를 포함하고 있는― “노동활용 측정의 대안적 지표”를 보면 잠재 노동인구의 8퍼센트 가량이 불안정고용 혹은 실업상태임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이것도 금융주도 경제의 경기 침체기에 노동력 참여가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줄여잡아 말한 수치로 보인다. “경계노동자”7)라는 실업률 측정의 대안적 범주를 설정하고 있지만, 현재의 방법으로는 표면상 노동력에서 이탈했으나 실제로는 직업을 갈구하는 이들의 비중을 제대로 포착하고 있지 못하다. 지금 국면은 경제순환의 호전(好轉)기이지만, 잠재노동자를 노동인력에서 실망자의 대열로 매우 깊게 또 고질적으로 밀어넣는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2000년 이후 노동참여비율은 줄어갔는데, 이것은 세계대전 이후 시대에 거의 전례가 없는 현상이며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8)

게다가 지난 경기후퇴기가 끝나고 난 후에도 평균 실질고용 회복은 극도로 부진했다. 경제 저술가 플로이드 노리스9)는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 9번의 경기후퇴 이후의 시점에서 경제를 살펴보면, 마지막 경기후퇴시점에 비해 평균 11.9퍼센트 이상 일자리가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2006년 8월] ... 바로 전 경기후퇴기에 비해 단지 3.5퍼센트의 일자리가 증가했을 뿐이다.” <뉴욕 타임즈, 2006년 9월 2일(New York Times, September 2, 2006.)> 따라서 완만한 경기후퇴기를 지난 지 3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현저한 스태그네이션의 지표가 있다고 하겠다.

자본주의 경제는 이윤추구와 자본의 끊임없는 축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경제가 상당히 높은 성장률로 팽창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한 문제는 높은 실업 및 불안정 고용, 잦은 경기후퇴, 주가폭락,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이르기까지 포진하고 있다. 간략한 평을 후술할 여러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평형력 혹은 성숙한 자본주의가 스태그네이션으로 향하는 추세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현시(顯示)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맥도프(Harry Magdoff)와 스위지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스태그네이션의 경향은 그 체제 고유의 것이며, 깊이 뿌리 박고 있고 부단하게 작동하고 있다. 반면에 그 반(反)경향은 가지각색이며, 간헐적이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도) 스스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Stagnation and the Financial Explosion(스태그네이션과 금융폭발), Monthly Review Press, 1987, 24>



제국주의 세계화와 스태그네이션


산업이 성숙하는 중에 주식회사가 자신들의 상품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판로를 찾기 위해 자신들의 생산물로 본국 시장을 포화시킴에 따라, 그들 자본의 생산물 수출 및 해외 투자 시도는 더욱더 증가한다. 이것과 다른 목적―이를테면 생산에 필요한 원료 공급지를 지배하고, 저임금 및 느슨한 환경ㆍ노동 안전 표준에 편승하기 위한―이 증대하여 제국주의자를 조종하는데 그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특질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제국주의의 최신식 표현이다. 자본은 (대형 주식회사, 금융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세계 자원과 인민을 착취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각국 정부를 이용하는데, 특히 미국 정부의 지도력을 활용한다. 자본가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그들이 원하는 곳 또 원하는 때에 투자할 수 있고, 돈과 생산물을 각국의 경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뜻대로 이윤을 본국에 송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국의 공격은 자본주의 경제는 산업에 필요한 원료 시장을 조절하며, 본국에서의 향상된 수익성뿐만 아니라 본국에서는 아마도 불가능한 이윤을 창출하는 판로를 제공한다. 전미경제에서 해외 투자수익이 얼마나 중대한지 보여주려 한다. 이것이 총 기업이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대에는 6퍼센트, 1970년대에는 11퍼센트, 1980년대에는 15~16퍼센트 그리고 2000~4년의 5년간엔 평균 18%에 달하게 되었다. (2006 [대통령경제보고서], 표 B-91에서 계산했다.)

주변부에 대한 투자가 투자를 추구하는 자본의 새로운 분출구를 창출했다는 것은 진실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시장쟁탈 경쟁과, 세계적 스태그네이션(전세계에 걸친 과잉 설비의 증대를 볼 때 명백하다.), 제3세계 시장으로부터 착취로 획득한 잉여 급상승과, 그뿐만 아니라 분출구를 찾는 자본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대외적인 확장이 있다고 해서 세계적 규모로 자본이 과잉축적하는 경향이 대단하게 경감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그러하다. (다음호에 계속) <노사과연>



부채와 투기의 폭발



프레드 맥도프(Fred Magdoff)

번역: 최상철(운영위원)



1) [정세와 노동], 제10호(2006년 2월), p. 69.


2) 역주: “Approaching Socialism”, Monthly Review, volume 57, number 3.


3) 역주: ‘경기침체’로 번역하면 온전한 의미가 전달되지 않기에 그대로 옮긴다.


4) [미국 자본주의의 동학](The Dynamics of U.S. Capitalism) (1972), [번영의 종언](The End of Prosperity) (1977), [미국 자본주의의 심화하는 공황](The Deepening Crisis of U.S. Capitalism) (1981), [스태그네이션과 금융폭발](Stagnation and the Financial Explosion), (1987), 그리고 [비가역(非可逆)적 공황](The Irreversible Crisis) (1988).

<역자: * Crisis는 모두 공황으로 옮겼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채만수, [노동자 교양경제학], pp. 345~346을 보라.

       * 폴 스위지와 해리 맥도프 공저인 The Deepening Crisis of U.S. Capitalism은 김유원 역, [미국자본주의 위기], 일월서각, (1986)으로 한국에서도 출판된 바 있다. 아마도 김유원의 번역은 소위 ‘우노파’ 창시자인 우노 코조(宇野弘藏)의 제자 이토 마코토(伊藤誠)의 번역 [アメリカ資本主義の危機], 株式會社ティピ―ェス․ブリタニカ(1982)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5) 역주: 번역은 [자본론 Ⅲ 하(下)] , 김수행역, 비봉출판사, p. 622. (1992)에서 인용했다. 강조는 칼 맑스 원문의 것. 참고로 프레드 맥도프의 글에서는 <Karl Marx, Capital, vol. 3, [International Publishers], 507>을 인용했다.


6) 역주: 부르주아 경제학에서 말하는 ‘실망 실업자’이며, 저들의 실업률 계산에서는 물론 제외된다.

   *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100


7) 역주: marginally attached workers. ‘marginally’를 ‘한계’보다는 ‘경계’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한 듯 보인다. 부르주아 학자들은 노동력(취업 및 실업)과 비노동력(비경제활동인구 ―저들에 따르며 가사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 및 학생, 자선사업가 등도 비경제활동인구이다. 최근 “비경제활동인구 사상최대”라며 호들갑을 떠는 부르주아 언론 동향도 유심히 관찰하면 좋을 것이다.)의 경계상태로 이를 표현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논쟁이 많은 모양인데 다음 글을 참고하면 되겠다. <김가율, 「비고용인구의 노동력상태 이행 역동과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노동정책연구 2006 제6권 제1호, p. 1~37.> 한국 노동연구원 사이트(http://kli.re.kr)에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8) 스테파니 아론슨(Stephanie Aaronson) 및 다른 이들의 글을 보라. “The Recent Decline in Labor Force Participation and its Implications for Potential Labor Su-pply (preliminary draft), Division of Research and Statistics,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March 2006. <“최근 노동력 참여의 감소와 그 잠재적 노동공급과의 관계” (잠정안), 조사․통계국,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2006년 3월.> (http://www.brookings.edu에서 볼 수 있다.) 실업과 불안정고용에 및 산업예비군 대한 논문은 다음을 보라.  Fred Magdoff & Harry Magdoff, “Di-sposable Workers: Today’s Reserve Army of Labor”(일회용품 노동자: 오늘날의 산업예비군),” Monthly Review 55, no. 11 (April 2004): 18–35; 그리고 The Editors, “What Recovery?(경제회복이라고? -역자: 프레드 맥도프의 본문에선 물음표가 빠져있으나 확인 후 제목에 붙어 있는 물음표를 달았다.),” Monthly Re-view 54, no. 11 (April 2003): 1–13.


9) 역주: Floyd Norris.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의 수석 금융 특파원이며 매주 금융란에 칼럼을 집필하고 있다. http://www.nytimes.com/ref/business/bio-norri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