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가 문제다

구명선이라


구명선이라...


올해 대선은 너무 일찍 판세가 결정되어버렸다. 8월 20일 한나라당은 이명박이 대통령후보로 확정되고 여론조사에서 50%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대통합 민주신당은 “국민경선”을 국민의 외면 속에서 치르고 있다.

먼저 대통합 민주신당의 처지를 살펴보자. 다음은 「한겨레 신문」의 <통합신당 경선후보 릴레이 인터뷰, 2007.9.14> 내용이다.


박원순 :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서 노대통령을 비판했다. 한국 사람의 정서로 보면 그게 적절했나 이런 비판도 있다.

정동영 : ... 대통합이 이뤄졌고, 열린우리당도 포함됐다. 선장이 어디 가냐고 했는데, 구명선 구해서 왔다. 뱃삯을 내라고 하지는 않겠는데, 투덜거리지는 말라.


그의 말처럼 100년 갈 거라던 열린우리당은 4년 만에 침몰했고 간신히 구명선 위에 올라탔다. 그들은 과연 구명선을 타고 한나라당이라는 거함과 싸울 수 있을까? 아니 싸우려는 의지는 있을까?

“경선용 불쏘시게가 될” 줄도 모르고 엉겁결에 올라탄 손학규는 이른바 “당권밀약설”1)을 제기하며 나는 속았다고 길길이 뛴다.


손학규 후보는 21일 “대선 승리는 물 건너갔으니 당권이나 챙기고 공천보장이나 확실히 해놓자는 패배주의 경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절규했다. (「한겨레 신문」 2007. 9 22.)


그러나 마음만 가지고 되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른바 ‘범여권 주자’ 모두의 지지율을 합쳐 보아도 이명박 지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통합신당의 국민경선은 “흥행 성공”은커녕 국민들의 냉소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런데도 “대선승리가 물 건너갔다고” 느끼지 못하고 대선 이후, 즉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공천에 대비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미 정치꾼이 아닐 것이다.

“구명선”의 임무는 대어를 낚는 것도 아니고, 가망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닻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로? 정동영은 말한다.


(통합신당은) 민주당과는 뿌리가 같다. 후보로 확정되면 바로 합당, 단일화 협상에 착수하겠다. (「한겨레 신문」 2007.9.14.)


민주당과 합당하여 호남에 뿌리를 내리겠다고 한다. 새천년민주당호에서 나온 구명선의 생존자들과 열린우리당호에서 나온 구명선의 생존자들의 그 감동적인 포옹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 기대는 결코 무리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원칙과 노선”을 무척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음을 보라!


민주당 주자들 ‘과거 검증’ 공방

토론회에서 김민석 후보는 2002년 민주당 경선 이후 이인제 후보의 탈당을 문제 삼았다. 김후보는 “2002년 12월 초 민주당이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당을 떠났다. 정치는 원칙과 노선이 중요하다”며 “이 후보의 2002년 탈당은 당보다 개인을 위한 행보였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신문」, 2007.9.18.)


출세주의와 기회주의라는 일치된 “원칙과 노선”은 그들 모두를 뜨겁게 하나로 만들어갈 것이다.



삶의 지혜라...


이명박은 대통령 선거 100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장한다.


“지난 10년간은 성공하지 못했다.”

“무능한 국정실패세력을 유능한 국가발전세력으로 바꿔야 한다.” (「한겨레신문」, 2007. 9. 10.)


“민주화세력이 빈둥거리며 지낼 때”, 1분 1초를 아끼며 갈고 닦은 자신의 지혜2)를 무척이나 자랑하는 그이지만, 이번에는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을 “실패한” “무능한 국정실패세력”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은 정리해고제를 관철시키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동운동의 상층부를 매수하고, 전투적 노동운동은 폭력으로 파괴하였다. 그리하여 한편에는 독점자본의 거대한 부와 다른 한편에는 노동자들의 거대한 빈곤(이른바 ‘양극화’)를 만들어냈다. 자본축적에 대한 봉사와 노동자관리라는 자본주의국가의 “국정”을 그들은 훌륭하게 처리했다. 현재 그들의 몰락은 무능의 결과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유능의 결과이다. 그리고 최대 수혜자가 이명박이다.



더욱 노골화될 신자유주의 광풍은 노동계급을 흔들어 깨울 것인가?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주의 위기시대는 노동자계급과 민중에 대한 자본의 공세를 초래했고 그 정치적 집행자인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은 (소)부르주아민주주의를 파산시키고 그리하여 자신을 파산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의 정치도 그들의 공세에 의해 파괴되었다. 오직 극우정파만이 상처받지 않고 우뚝 서있다. 이것이 이른바 부르주아 양당제도(혹은 다당제도)라는 덫일 것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대선은 싱겁게 되었다.

문제는 대선 이후이다. 한국경제가 휩쓸려 들어갈 세계경제의 위기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경제위기와 한나라당의 집권은 신자유주의 공세를 더욱 무자비하고 가혹한 것으로 만들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의 단결로 그리고 노동운동의 혁명화로 노동계급은 이 공세에 맞설 수 있을 것인가? <노사과연>


대선 이후가 문제다



이진우 ∣ 회원



1) 밀약설의 진원지는 18일 밤 중진모임이었다. 한 중진 의원이 밀약설을 꺼냈다. 김한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제1차 탈당그룹이 14일 정동영후보 지지를 선언한 배경에는 ‘당권을 주겠다’는 정후보의 약속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한겨레 신문」, 2007. 9. 20.)


2) (주요일간지 편집국장 10여명의) 만찬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는 현대건설 재직 때 타이에서 근무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지에서 오래 근무한 선배는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가장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손님을 받았겠지만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자신을 선택해준 게 고마워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한다고 하더라. 일종의 지혜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겨레 신문」, 2007.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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