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ㆍ철도공동투쟁

투쟁을 이야기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받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투쟁을 이야기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받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적당히 시늉만내고 교섭에 들러리나 세우는 이벤트성 투쟁으로 대체되어 버린 현재의 계급전선에서 오히려 타협과 화해의 목소리가 높다. 세상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면 투쟁을 조직해야할 사람들의 의지가 흐려진 탓일 게다.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탄압이 갈수록 더해지는 자본주의의 끝자락 신자유주의시대의 계급투쟁은 치열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올해는 87노동자대투쟁20주년의 해이다. 많은 기념사업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그 정신을 구호 만큼 제대로 계승하는 차원에서의 투쟁은 조직되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 중심의 대선운동에 노동조합간부들의 관심이 많이 가 있다.


다행히도 철도와 화물이 공동투쟁을 선언하고 투쟁을 조직해가고 있다. 무기력증에 빠진 민주노조운동내부에 새로운 활력과 긴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는 철도와 화물이 각각의 투쟁일정과 계획에 의해 움직여 왔으며, 서로의 투쟁력을 약화시켰던 게 사실이다. 정부도 철도가 투쟁하면 화물을, 화물연대가 투쟁하면 철도운송을 확대시키는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철도와 화물이 동시에 파업을 할 경우 정부에서도 미쳐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투쟁을 확대시키고 파괴력을 높이는 것은 전술의 기본인만큼, 철도/화물 공동투쟁의 조직화는 올바른 선택이며 그 위력은 상당할 것이다.


지금은 철도노동자 그리고 화물노동자의 현실이 투쟁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다. 화물운송노동자들에게 사업자등록증 하나씩을 손에 쥐어주면서 노동기본권을 박탈하고 물류비용을 전가시킨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은, 철도를 사유화하고 철도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시키는 것으로 향해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07투쟁의 철도의 요구조건은 ‘구조조정저지, 해고자 복직, KTX새마을승무원 직접고용, 철도상업화 철회 및 공공철도 건설’로 모아졌고, 화물연대의 요구는 ‘직접비용 인하, 운임제도 개선, 재산권보장, 노동기본권 쟁취’ 등으로 제시되어 있다. KTX비정규직투쟁을 중심으로 한 철도의 구조조정투쟁과 운송료인상과 기름값 인하를 비롯하여 노동기본권쟁취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해온 화물연대의 투쟁은 SK운송3사/CJ/ 서울우유투쟁 등으로 계속 진행형에 있다. 철도산업의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화물연대를 근본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권과 자본의 태도는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조직건설의 전망과 맞물려 있다. 현재 철도와 화물연대는 택시/버스/항공/공항항만본부와 함께 운수노조라는 산별형태로 조직되어 있지만 내용적으로 충족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 전망은 산별노조로 가고 있다. 그러나 계급성을 담보하지 못한 껍데기만의 산별노조는 오히려 관료주의와 현장에 대한 통제강화로 왜곡 될 수 있다. 진정한 산별노조는 계급성과 전투성, 그리고 사회변혁의 전망까지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운수노조를 산별답게 만들어 가기 위해서라도, 공공서비스노조와 운수노조를 합하여 공공 대산별 노조를 건설하고자 하는 공공운수연맹차원의 조직건설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철도와 화물연대의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계급적 공동투쟁은 절실히 필요하다. 물류수송을 담당하는 철도와 화물이 하나의 노조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투쟁을 함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파업파괴이며 반조직적 배신행위이다.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한다면 이후 가능성은 상당기간동안 유실될 것이며 산별노조로의 전망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하반기공투를 조직하기 위한 노력은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되어졌다. 양조직의 공식회의와 의결단위에서의 결정들이 일관된 흐름으로 이어졌고, 내부의 이견과 우려스러움은 극복되었다. 철도와 화물의 공투를 중심축으로 공공사업장의 투쟁을 병렬배치 하고자 했던 공공운수연맹차원의 하반기투쟁계획 또한 대표자회의와 수련회를 통해 진척되었다. 부산에서의 철도와 화물 공투선언 기자회견과 공동선전전 등의 현장 활동은 공투에 대한 상호 간의 신뢰를 높여내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기여했다.


10/20대학로에서 진행된 공투본 출범대회에는 7천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였다. 언론에서는 망향휴게소연대투쟁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공투본 출범식에 대한 폄하와 물타기에 바빴다. 철도본부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극심한 현장탄압 속에서도 가결되었고, 건설노조 정해진 열사의 분신과 화물연대 서울우유 고**동지의 분신투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된 화물연대 쟁의행위찬반투표 또한 가결되었다.


화물연대가 출범한 이후 몇 번의 물류대란(?)과정에서 약속했던 합의사항을 정부는 어겨왔다. 순간만 모면하려는 정부의 입에 발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은 고조되었다. 정부의 기만으로 인한 불신감은 팽배하다. 조합원들은 이제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KTX비정규직투쟁과 직무체계(ERP)전환저지투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철도조합원들도 공사 측의 탄압을 충분히 경험하였으며, 올해 말이면 폐기처분될 직권중재제도를 파업투쟁 일정이 확정되기도 전에 중노위에서 기만적으로 회부하면서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망향휴게소사건과 서울우유분신투쟁에 대한 공권력의 과잉도 공투 전선을 교란하기 위한 목적임에 분명하다.


정부의 이러한 탄압은 투쟁돌입시기를 앞당기게 하고 있다. 이미 철도는 11월12일 0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정을 하였다1). 화물연대 또한 공권력의 탄압에 의해 투쟁시기를 당겨야만 하는 필요성이 있다. 공투의 위력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지만 투쟁의 지속기간에 따라 그 파괴력은 급속히 높아진다. "철도파업은 3일이 한계이다"라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1주일을 못갈 이유가 없다. 확실한 성과를 쟁취하기 위해서 끝장을 볼 때까지 투쟁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될 때 남한의 계급투쟁정세는 반전될 수 있을 것이며 대선정국을 노동자계급의 투쟁정국으로 전환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기왕에 시작하는 거 확실하게 해보자. <노사과연>


화물ㆍ철도공동투쟁



박문석 | 회원



1) 편집자주: 이글은 2007년 11월 4일 작성되었다. 이후 투쟁일정이 변경되어 화물연대와 철도노조는 10월 16일 공동으로 총파업투쟁에 돌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1) 편집자주: 이글은 2007년 11월 4일 작성되었다. 이후 투쟁일정이 변경되어 화물연대와 철도노조는 10월 16일 공동으로 총파업투쟁에 돌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