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인권연대의 기관지 월간평화연대

사회권력과 인권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삼성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삼성으로부터 나온다”


최근 X파일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이른바 ‘삼성공화국’의 의미를 한마디로 풀어쓰자면 이렇지 않을까? 실제로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재벌그룹으로 국가 수출의 20%, 국민총생산의 17%,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10대 기업 중에서도 매출비중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초일류’기업이다. 물론 삼성의 영향력은 비단 경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X파일을 통해 드러났듯이 정치권력에 대한 영향력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학계, 문화계, 스포츠 등 한국사회의 전범위에 있어 삼성은 강력한 영향을 이미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교육, 복지, 고령화, 인구문제에 이르는 미래의 담론까지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경제적 지배가 이제는 가히 사회적인 지배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삼성이 추구하고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무조건 우리사회에서 관철될 수 있다”는 “불패신화”가 만들어질 법도 하다.


물론 기업의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문제가 삼성이라는 일 기업의 문제로 국한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사회의 기업은 이른바 “사회권력”으로 불릴 만큼 비대해졌으며, 이는 지난날 한국사회의 고전적인 발전주의 이데올로기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의 사회권력화 과정에서 벌어졌던 온갖 비정상성에서 기인한다. 기업들이 정치권력과는 다르게, 어떠한 견제와 통제 없이 사회권력으로 공고화되다 보니, 그 만큼 부정적 문제들 또한 집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이 나라 대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을 보라. 우선 편법과 탈세로 얼룩진 재벌의 지배구조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치권력과 법조계의 지원은 약방의 감초 격이다. 그리고 또 하나 빠지지 않는 것. 온갖 불법을 동원한 교묘한 인권탄압들... 하나의 ‘사회권력’으로 비대해진 기업의 인권침해는 오늘날, 정치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못지않게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상적으로 사회권력화된 기업과 이로 인한 인권침해의 문제는 인권운동이 시급히 고민해야 할 주제중의 하나이다. 특히 교묘한 노동통제와 불법적인 감시로 인해, 노동자들이 자신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권마저 위협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업감시운동을 넘어서는 기업에 대한 인권적 통제노력은 하루가 급한 듯하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삼성 X파일 사건을 통해 사회권력화된 기업의 실상을 짚어보고, 기업과 인권을 주제로 인권을 사회권력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인권운동의 최근 대응을 담아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말

필자는 평화인권연대 상임활동가입니다.

태그

삼성 , 기업 , x파일 , 사회권력 ,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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