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이재정 변호사 - 그려와의 유쾌한 수다

$사람$

 

서초동 개인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정 변호사. 단정한 검은색 치마 정장에 겉으로 보이는 수줍은 눈 보조개는 우아함과 고상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살짝 다가가보니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가득찬 청춘의 열기와 집회에 나가는 것이 마냥 신난다는 순수함은 30대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이다. 법률상담이 필요하면 네이트온 친구등록으로 마음껏 물어보라는 발랄함을 가진 그녀와의 수다를 살짝 엿들어 보자.

#소감 한 말씀? - 평협 운동 제안자이자 선포식에서 멋진 사회자로 데뷔(?)하셨는데...

사실 나는 통일에 대한 지식이 짧다. 얼마전 여러 선배님들과 함께 맡았던 이시우 작가 재판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을 많이 접하고 배웠다. 그리고 미군문제를 떠나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사안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엔사, 정전협정 이런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 아닌가...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그런 고민을 배워야겠다 싶어서 평협운동의 제안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이름만 올려놓고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어서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그때 사회자 제안이 온 거다. 그냥 토론회 분위기인줄 알았는데 콘티를 딱 보니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구호 선창하는 게 있더라. 이거 야단났다 싶었다. 그날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휴~^^;;  

#천기누설!? - 미모에다가 지성까지 겸비한 비결 좀 알려주길...

그런 민망한 말씀을... 비결이라고 말할 만 한건 없다. 사실 내가 공부 잘하는 건 모르겠지만, 변호사란 직업은 아무나 다양하게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다른 사람들처럼 부모님의 과도한 기대나 뒷바라지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 나 역시 내 인생을 걸만큼 고시공부가 전부는 아니었다. 그래서 참여연대 활동이나 좋아하는 노래패 활동 등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고시공부 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나는 고시공부에 진 빚이 없다.

#궁금거리 - 참여연대에 노래패 활동까지?

 사법고시 2차 시험 발표를 기다릴 때 참여연대에서 상근활동을 한 적이 있다. 결국 시험에 떨어지고 고시공부를 접으려고 마음먹었는데 그때 함께 일했던 장경욱 변호사를 보고서 “조금 더 노력하면 면허증 하나 더 생기는데...”하는 마음으로 고시 공부를 다시 하게 되었다. 노래패 활동은 지금도 하고 있다. ‘참 좋다’라는 참여연대 노래패이다. 대학 시절에도 단대 노래패 활동을 했었다. 작년에 사무실 내고나서 활동에 좀 소홀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노래패 공연은 다닌다. 노래는 잘 못한다. 하지만 노래 부르는 것은 너무 좋다.

#과거지사 - 그렇다면 학생운동도 했었는가?

사실 운동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다. 그 때는 풍물, 마당극단 활동을 열심히 했다. 시대도 엄혹하고 교복차림에 대학입학의 부담까지 있어서 활동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비해 훨씬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대학에 와서는 막상 운동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힘 별로 안 드는 노래패 활동만 했다. 그래서 오히려 고등학교 때보다는 운동에 대해 소홀해진 것 같다. 하지만 이후 사법연수원 시절 학회 활동을 하며 다시 운동의 길에 들어섰다. 연수원 학회는 소위 대학 때 운동했다는 사람들이 만든 여러 모임으로 학생회랑 비슷한 것이다. 거기서 인권법학회 활동을 했고, 현재는 민변에서 국제인권과 언론위원회 일을 주로 하고 있다.   

#자랑거리 - 사무실 분위기가 너무 좋다. 직접 디자인 하신 것인지?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너무 자랑하고 싶다. 개인 사무실 낸지 아직 1년이 안됐다. 개인사무실 말고 여럿이 모여서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사무실을 낼 수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찻집 같은 사무실을 만들고 싶었다. 그냥 사람들이 발벗고 편히 들어올 수 있는 카페 분위기. 그런 마음에 사무실 이름도 아름다울 ‘가佳’에 벌률 ‘율律’을 써서 <가율>이라고 지었다. 명함에도 beautifull law라고 적었다. 원래 계획은 법원 앞에 있는 건물 1층을 얻어서 카페같은 사무실을 여는 것이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편히 앉아서 물 한잔 얻어먹고 쉬어갈수 있는 테라스도 만들고 커피도 한잔하면서 편하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 정말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못했다. 또 한 가지 욕심은 회의실이다. 사랑방처럼 만들고 싶다. 회의실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평통사분들 자주 놀러와도 된다. 대환영이다. 모임방 대여도 된다.

“세팅까지 완벽하게 해 줄 수 있어요. 호호호...^^”  

#은밀한 질문(?) - 연애관, 결혼관은?

결혼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일단은 내가 많이 바쁘다. 우리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도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떤 상황에 처하면 알아서 포기하고 정리하고 그런 게 두려워서 나는 내가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든지 아니면 나를 충분히 배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별로 조급해 하지 않는다.

#푸닥거리 - 하고 싶은 말들...

변호사가 많아져야 한다.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변호사면서 은행일 하고, 항상 운전을 하는 건 아니지만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으면 급할 때는 운전할 수도 있고 운전의 흐름을 알기 때문에 상황에 대처할 수 있듯이 변호사도 하나의 자격증처럼 됐으면 한다. 아직은 내 나이도 그렇고 활동에 대한 욕심이 많다. 몇몇 단체에 후원하고 있는데 가입하고 나서 소식지를 통해 배우는 게 참 많다. 평화협정 실현 운동에 있어서도 나는 제안자라기보다는 새내기이다. 많이 배워보고 싶고, 배우면 그만큼 힘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 장경욱 선배한테 공부하라고 맨날 혼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민변이든 시민단체든 심심해서 할 일이 없어지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인터뷰 중간중간 ‘평화누리 통일누리’ 회지를 조심스레 한장한장 넘겨보는 그녀. 앞으로 공부 많이 시켜달라는 말과 함께 회원가입서에 소중한 이름 석자를 적어주었다. “이재정 회원님~ 앞으로 평통사와 함께 평화협정 실현운동에 빠져 봅시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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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 인권 , 참여연대 , 평화협정 , 법 , 유엔사 , 정전협정 , 변호사 , 이명박 , 사법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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