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의 '역사유적지'보다 개성의 '사람'들이 기억에 남아

$회원들의 이야기 마당$

 


   
△함께 간 부천평통사 회원들과 오른쪽 끝이 유승우 회원


△개성가는 길

 

개성 역사기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 10월중에 있는 내 생일을 빙자해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개성 역사기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10월 25일 출발 전날 개성 기행을 준비한 실무자의 당부 전화, “내일 늦지 않게 새벽 5시 30분까지 오셔야 합니다!”에 나는 “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답변을 하고 일찌감치 시계를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일어나야지’라고 생각하면서.....

한참 잠을 잘 자고 있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비몽사몽에 “여...보...세...요...?”라고 하는데 “어디에요? 얼른 오세요!!”라는 말. 나는 너무 놀라 시계를 보았더니 허걱!! 시간은 이미 5시 35분을 지나고 있었다. 전화를 끊고 세수도 안하고 옷을 입고, 카메라 들고 바로 차를 몰고 출발해서 45분에 도착을 했다. 벌써 오신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ㅠ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시계를 맞추긴 맞추었는데 설정이 월~금요일까지로 되어 있어서 일요일인 오늘은 울리지 않았던 거였다. 그래도 나보다 더 늦은 분이 계셔서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휘유~ 다행이다. ㅋㅋ)

그렇게 비몽사몽 출발을 해서 남측 출입국사무소를 거쳐 한참 동안 대기를 하다가 드디어 개성을 향해 출발했다. 처음 밟아보는 이북 땅이라 그런지 이제 슬슬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머나! 이건 너무 가깝지 않은가? 달린지 10분 남짓 되었을 무렵 가로등 모양이 바뀌면서 여기부터가 이북 땅이란다. 세상에~ 너무 가까웠다.

물론 생각으로야 이북은 우리와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 거리보다는 조금 더 멀게 느끼고 있었나 보다.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이북 출입국사무소를 거치자 이북의 안내원 동무(?) 3명이 우리 버스에 타서 이것 저것 많은 이야기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면서 우리들의 흥을 돋우려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래도 나는 아직도 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유적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박연폭포, 성균관, 고려박물관, 정몽주의 집터 등을 돌아보면서 많은 것들을 보았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개성 거리에서 만나는 이북의 개성 시민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관광지 주변에서 우리한테는 관심도 없이 동무들과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 우리 관광객들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팔이 안보일 정도로 손을 흔들던 아이들, 지나가면서 우리 차를 보며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던 주민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여러 유적지를 둘러보며 안내원 동무와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나의 질문은 “왜 군인들을 찍으면 안 되죠?”였다. 이북 안내원 동무의 대답은 “남한도 군사 관계된 부분은 군사기밀이어서 사진촬영이 안되지 않습니까? 우리도 같은 겁니다.”였다. “이런 마찬가진데...” 나 역시 어느 정도 선입견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집에 돌아갈 무렵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었다. 개성 시민들이 우리가 관광버스로 길을 지나갈 때 지나가지 못하고 골목에 대기를 하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이것이 분단된 우리 현실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통행통제를 하고 있었지만 이북에서도 개구쟁이 아이들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어디에선가 앞으로 뛰어나와 우리에게 손을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나도 반갑게 손을 흔들면서 화답을 했다. ^^

하루 일정이라 더욱 많은 것을 보고,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다 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가 빠듯한 하루일정을 마무리하며 부천으로 다시 돌아가는 차안에서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사실 처음에는 술을 한잔 하셨는지 싶었다.) “우리 어서 통일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에 차 노래를 들려주던 안내원 동무가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많은 것을 알고 싶다. 차분한 설명 때문에 어른스러워 보였지만 사실 나보다 3살 어렸던 안내원 동무와 회포도 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고, 너무나 깨끗한 거리를 아무런 제약도 없이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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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사무소 , 개성 , 박연폭포 , 역사기행 , 성균관 , 유적지 , 정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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