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계획 5027과 만리포 한미연합상륙전훈련은 명백한 위헌

$자료_만리포 재판 상고 이유서$



지난 2006년 3월 30일, 평통사는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 및 독수리연습(RSOI-FE)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미연합해병대의 만리포 상륙훈련을 비판하며 그 훈련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애초 기자회견을 문제 삼지 않았던 군과 검찰은 조중동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공격에 힘을 얻어 2006년 4월, 참가자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뒤집어 씌어 불구속 기소하였다. 2007년 1월부터 시작된 만리포 재판은 지난 2007년 12월 28일, 기자회견 참가자 8명에게 각각 징역 4~10월, 집행유예 1~2년 씩을 선고하였다. 평통사는 ‘법과 양심’이라는 재판원칙을 완전히 져버린 재판부의 판결을 규탄하며 무죄판결을 위해 항소하였다. 한편, 검찰 측도 피고인들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하였고, 다시 1년이 지난 2008년 12월 12일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찰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이규재(범민련 의장), 유영재(평통사 미군문제팀) 등 피고인 7명은 상고 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하였다. - 편집자 주
 

1. 작전계획 5027과 만리포 한미연합상륙전훈련은 명백한 위헌입니다.

1) 작전계획 5027은 선제공격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심은 증인 이철기의 일부 법정진술, 국회의원 권영길, 합참의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 중 일부 기재를 근거로 작전계획 5027-04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증인 이철기의 법정진술에 따르면 당초 방어적이었던 작전계획 5027은 90년대 이후 점점 공격성이 강화되어 왔습니다. “작전계획 5027-98판은 공세적일 뿐만 아니라 선제공격(개념)까지도 갖고 있”고, “작전계획 5027-02와 같은 경우의 내용을 보면 한국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도 미군 단독으로 선제군사공격을 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또, 작전계획 5027에서는 전면전이 일어나는 경우의 수를 몇 가지를 상정하고 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미국의 군사시설에 대한 타격과 북한의 반격에 의한 경우,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확대, 군사적인 징후에 대한 이쪽에서의 선제공격, 북한의 전면전에 대한 이쪽의 반격”의 4가지를 상정하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권영길의 사실조회에서도 작전계획 5027이 선제타격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공격성이 강화되어 왔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미군당국은 북한의 선제남침에 의한 전면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작전계획 5027을 보완하는 추가적인 작전계획 5026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미군당국이 북의 군사력으로는 전면적인 선제공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합참의장의 사실조회서에 아측에 의한 선제타격 개념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법적·정치적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지 작전계획 5027에 선제타격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논리적 비약입니다.
이에 기초해 볼 때, 원심이 작전계획 5027-04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항소심이 이를 그대로 수용한 것은 증인 이철기의 증언과권영길 의원의 사실조회서에 대한 명백한 사실 오인입니다. 설득력 있는 반론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이처럼 명백한 증언을 정면으로 배척하여 증거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은 판사가 재판과정에서 나온 증언과 증거에 의해 판단한 것이 아니라 예단과 심증에 의지하여 판결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 북한군 격멸, 북정권 제거 통일여건 조성의 작전목적은 자위전쟁의 범위를 넘어섭니다.

원심 판결문은 “작전계획 5027-04가 방어 후 북한으로의 진격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이 사건 만리포상륙훈련도 북한지역에서의 군사작전을 상정한 훈련임을 인정”하면서도 “헌법이 침략전쟁 을 부인할 뿐 자위전쟁을 인정하고 있는 점, 헌법 제3조가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북한이 대한민국과 대치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완전히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한 방어 후 북한지역으로의 진격이 자위전쟁의 비례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이 자위전쟁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필요성(necessity)과 비례성(proportionality)의 요건을 요구합니다. 필요성의 원리는 방어전쟁은 침략의 격퇴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정되며 또한 응징적이거나 복수적인 전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비례성의 원칙은 전쟁의 정도와 수단은 침략국을 격퇴하는 한도에서 허용되며 그 이상의 과도한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북한군 격멸, 북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을 작전 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은 전쟁에 의한 북한 점령과 통일을 상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따라서 판결문이 이를 자위전쟁의 비례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헌법이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력통일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헌법 전문에서 ‘민주개혁’과 함께 ‘평화적 통일’을 ‘사명’으로 규정하여 평화적 통일을 헌법상 최고 가치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4조에서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하여 무력통일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북한이 대한민국과 대치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완전히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과 관련해서는 북이 자체적으로 고려연방제 등 평화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던 점, 북쪽 당국이 남쪽 당국과 7.4남북공동성명,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 등에서 평화적 통일에 합의해 왔던 점, 남북간 합의에 따라 군사적 요충인 개성을 개방한 데 이어 해주항을 열기로 한 점 등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북이 무력으로 남을 침략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이를 정책으로 추구해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사실에도 부합하는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은 무력 남침할 능력도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통상적으로 상대를 공격하여 승리하기 위해서는 방어측보다 공격측의 전력이 3~7배 정도 강해야 한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그런데 국방부가 발간한 [2006 국방백서]는 “현재의 대북전력은 양적으로는 열세하나 질적으로는 우세한 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75쪽)고 밝히고 있고, 국제적 권위를 갖고 있는 스톡홀름 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한 [2005년판 SIPRI연감]에 따르면 남한의 국방비는 북한의 국방비의 6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북이 남을 침략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입니다. |
이렇게 볼 때, 항소심 재판부가 시대착오적이고 반북 대결적인 이른바 ‘적화통일론’을 적용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수용한 것은 한미군당국의 (선제)공격작전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기 위한 가정을 그대로 수용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한미당국은 선제공격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1) 미국은 (핵)선제공격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1)

첫째, 2002년 1월 9일 백악관에 보고된 비밀문서인 ‘제2차 핵태세 검토서(NPR)’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NPR은 핵무기 개발국 12개, 탄도미사일 보유국 28개, 생물학무기 보유국 13개, 화학무기 보유국 13개 나라를 향후 미국에 대한 주요 위협 세력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우 이 모든 범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이 중 7개 나라를 잠정적 선제 핵공격 대상국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북한,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함께 NPR은 이들 나라들에 대한 위협 수준을 차등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NPR은 북한, 이라크,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 5개국은 “오랫동안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고 “즉각적, 잠재적, 돌발적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국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 이라크를 “지속적인 군사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으로 분류함으로써 요주의 국가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최근 우선적인 공격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을 새로운 요주의 국가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라크가 NPR에서 지속적인 군사적 관심의 대상으로 분류된 뒤, 미국에 의해 점령당했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란과 함께 이라크 다음으로 미국의 공격대상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NPR은 미국이 대비해야 하는 불시의 군사사태를 즉각적 사태, 잠재적 사태, 예기치 않은 사태 등 세 가지로 나누고 예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각적 사태’란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현재의 위협으로 이라크의 이스라엘 및 주변국 공격,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 북한의 무력남침 등 3가지 예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NPR은 특히, 지하 깊은 곳에 견고하게 위치한 목표, 즉 지하매몰 목표를 부수기 위한 지하 관통탄의 개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 지목하고 있는 견고한 지하목표들은 70여 개국에 걸쳐 1,100~1,400개가 존재하며 여기에는 대량살상무기 기지, 탄도미사일 기지, 최고 수뇌부 지휘통제소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북한에도 다수의 지하목표물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NPR은 북한을 선제 핵공격대상으로 지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우선적인 요주의 국가로 분류하고 지하 관통탄 등 북한 등을 겨냥한 무기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째, 미 국방부 전략기획본부가 작성한 QDR(Quadrennial Defense Review Report :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에 대해 보겠습니다.2) ‘2006 QDR’은 미국의 국방태세 전반을 검토·평가하여 국방정책·전략·군사력 건설방향을 제시하는 국방정책보고서로서 9.11 이후 변화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통수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군사적 대안의 범위를 확대한 것입니다.
‘2006 QDR’이 북한과 직접 관련된 첫째 부분은 ‘안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4가지 구현 중점’ 중 ‘④ 적대국가·단체들의 WMD 확보·사용 방지’ 항목입니다.
여기서 ‘2006 QDR’은 북한을 ‘WMD 추구 잠재적 적대국’으로 분류하고, 적대국가·단체들의 WMD 확보 차단을 위해 물질에 대한 접근 거부, 확산 차단, 생산프로그램 파괴 등을 위한 군사작전도 포함하고 있으며, 예방적 차원과 대응적 차원의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중 대응적 차원에서 “필요시 군사력 사용불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4대 구현 중점에 따른 ‘주요 추진 과업’ 중 ‘전통적 전역 수행 능력’에서 ‘동시에 2개 전약 수행능력 유지 또는 1개 전역 전투수행+1개 지역 국가 재건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01 QDR에서 이라크와 함께 ‘2개 주요전쟁 승리’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북한은 위의 전역 수행 대상의 하나로 간주됩니다.
결론적으로 ‘2006 QDR’은 북한을 미국의 안보에 도전하는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미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선제공격을 감행하여 정권을 제거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1) 김태우·김재두. 『미국의 핵전략 우리도 알아야 한다』. 살림. 2003. 45~85쪽
2) 국방부 전략기획본부.「‘06 QDR' 요지」

(2) 한국정부 역시 선제공격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2008년 3월 26일, 김태영 합참의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학송 의원이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 가정을 해 보았을 때 우리의 대비책은 무엇”이냐고 물은 데 대해 김태영 합참의장은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적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빨리 확인해서 적이 그것을 사용하기 전에 타격하는 것이고 그것이 저희 쪽에서 사용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또, “만약 (북한이) 유사시에 핵을 사용한다는 징후가 있을 때는 정밀 타격하는 방안이 합참에서 준비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김학송 의원의 이어진 질의에 대하여 “예”라고 답변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개념에 입각한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방이 공격 징후만 보여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는 부시 정권의 2002년 핵태세보고서(NPR)의 기본 개념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상대방으로부터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의 공격을 받을 위협이 현존하거나 그러한 징후가 보일 경우, 또는 재래식 공격으로 상대의 표적을 파괴할 수 없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상희 국방장관 역시 대북 선제공격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2008년 11월 4일 열린 국회 본회의 외교통상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의 때, 미사일 주권 회복과 장거리 미사일 독자개발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상의 장관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대응전략도 한미연합사 전력으로 선제타격과 북한의 발사 자체를 막는 방향으로 이미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4) 한미군사당국은 이와 같은 전략의 변화를 반영하여 작전계획과 군 구조를 더욱 공격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무기체계의 발달과 이라크전쟁 및 아프카니스탄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양국은 작전계획 5027을 전략거점 조기점령 방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1단계에서 토마호크, 합동직격탄(JDAM) 등 정밀타격무기를 사용하여 평양 등 북한 주요거점을 공격하고 2단계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제압작전을 감행한다는 것입니다. 2단계에서 특전사 투입과 함께 한미양국군의 북한 후방에 대한 대규모 상륙작전이 계획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공격적 군사전략과 작전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의 일환으로 해병대의 전투력을 현대화된 무기체계와 장비로 대폭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입니다. 독도함 등을 이용해 상륙부대의 수송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으로 북한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상륙지점을 선정한 다음 공기부양정(호버크래프트)과 수륙양용 차기상륙돌격장갑차(KAAV), 상륙헬기 등을 투입해 입체적 상륙작전을 펼치고 K-9자주포, 차기전차(흑표), 차기다련장포, 공군 전투기 등을 이용해 북한 해안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군의 피해를 줄이고 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술종합통신체계와 지상전술 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도 갖추는 중입니다.
한미양국이 지난 2월 은밀히 연합해병구성군사령부(CMCC)를 창설한 것도 한반도 유사시 대북 후방기습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려는 것으로서 ‘전략거점 조기점령’ 방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제까지 전시 지원기능의 보조적 역할에 치중했던 한미해병대를 앞으로는 전시에 주도적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부대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북의 허를 급습하여 치명타를 가함으로써 북정권 제거 및 북한군 격멸이라는 작전계획 5027의 작전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미양국이 대규모 상륙훈련을 벌이는 것은 이처럼 작전계획과 무기와 장비의 공격성을 강화하고, 새로 창설된 CMCC의 지휘통제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한미양국의 군사전략과 작전계획,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무기체계와 군 구조, 그리고 그 시행의 일환인 한미연합상륙훈련의 공격성 강화는 일관되고 계획적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전면 남침론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한미양국의 호전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북한의 전면 남침론은 이와 같은 대북 공격성을 호도하기 위한 언술일 뿐입니다. 도대체 세계최강의 한미연합군을 상대로 북한이 전면 남침한다는 것을 상정하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일입니까?
결론적으로 원심과 항소심 판단과는 달리 선제공격적 군사전략에 따라 작전계획 5027 역시 선제공격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전면 남침을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에서 벗어나며, 북이 전면 남침할 의사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점에서 북한군 격멸, 북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을 작전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과 그에 따른 연합상륙훈련은 위헌으로서 적법한 공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위헌적인 전쟁연습 중단을 촉구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한 것으로서 결코 단죄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2. 권한 없는 자의 위임에 의한 연합 연습 계획 작성 및 시행은 불법입니다.

전시증원 및 독수리 연습(RSOI&FE)의 하나로 실시된 만리포 상륙훈련을 포함하여 ‘연합· 합동 훈련 연습기획 및 수행’은 평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따른 연합권한위임사항(CODA)에 의거하여 한미 연합사령관의 권한 하에 있습니다. 1994년 12월 1월 평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었으나 ‘연합· 합동 훈련 연습기획 및 수행’, 정밀기획(작전계획), 연합·합동교리 발전, 연합정보관리, C4I 상호운용성, 연합 위기관리 등 6개항을 다시 한미 연합사령관에게 위임한 것입니다. 당시 양국은 데프콘 3단계를 전시로 보고 이때부터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되 평시인 데프콘 4단계에서도 위 6개항(CODA: Combined Delegated Authority)에 근거해서 한미 연합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미 연합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보유하게된 것은 1978년 10월 17일에 체결된 ‘한미연합군사령부 설치에 관한 교환각서’3)를 근거로 하는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 사령부 권한위임사항’에 의거한 것입니다.
동 교환각서에 따라 1978년 11월 7일 한미연합사가 창설되었으며 이에 따라 한국전쟁 이후 작전통제권을 행사해 오던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만 남게 되고 그 밖의 모든 기능과 권한은 한미 연합군 사령부로 이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교환각서는 원천적으로 불법입니다. 동 교환각서는 한미 합의의사록(1954)을 근거로 삼고 있는데, 이 합의의사록 자체가 미국의 이승만 정권에 대한 쿠데타와 석유공급 중단이라는 경제적 위협 속에서 강압적으로 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미 합의의사록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군을 국제연합군 사령부의 작전지휘권 하에 둔다”는 규정과 그에 근거한 교환각서도 불법입니다.4)
이와 관련하여 유엔헌장2조 4항은 “……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반대하거나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다른 어떠한 형태의 무력행사도 삼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하여 비엔나협약 52조는 유엔헌장에 구현되어 있는 국제법의 제원칙에 위반되는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그 행사에 의해 체결된 조약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5)
지금도 국제관계에서 주권평등 등을 위반해 군사적·정치적·경제적으로 위협하거나 힘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조약 체결에 있어 군사적, 정치적 혹은 경제적 강박의 금지에 관한 선언’, 1962년 비엔나 회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 교환각서는 1978년 7월 27일 양국 국방장관 사이에 체결된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사령부 권한위임사항’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군사위원회 및 한미 연합군 사령부 권한위임사항’은 한미 연합사령관에게 한국 방어책임을 부여하는 등 국가안보와 군사주권에 관한 사안을 다루고 있어 양국 외무장관 간에 체결되어야 함에도 국방장관 간에 체결됨으로써 국제법적 근거를 결여하게 되었으며 이에 양국 외무장관들이 사후적 보장 조치를 취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동 교환각서를 근거로 하게 된 ‘군사위원회 및 한미 연합군사령부 권한 위임사항’은, 그러나, 동 교환각서가 불법적인 한미 합의의사록에 의거한 불법적인 것인 만큼 당연히 불법입니다. 또 동 권한위임사항에 근거하고 있는 ‘전략지시 제1호’도 불법입니다. ‘전략지시 제1호’는 한미 연합군 사령관이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는 군사주권에 관한 사항을 양국 외무장관이 아닌 합참의장 간에 합의로 처결함으로써 위 권한위임사항과 마찬가지로 불법성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안광찬은 한미 연합사 창설 당시“한국 측은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보다 확고한 법적 뒷받침을 가진 군사기구로 하기 위해 양국 간의 의회의 승인을 얻어 협정이나 조약이 체결되기를 원했으나 미국 측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6)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한미연합사 창설 과정의 불법성을 입증해주는 대목입니다.
위 권한 위임사항과 달리 전략지시 제1호는 외무장관에 의한 사후적 보장조치 조차 취지해지 않았습니다. ‘한미 연합군사령부 설치에 관한 교환각서’에는 한미 연합군사령관이 한국군  작전통제권 행사를 보장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이렇듯 한미 합의의사록, 한미 연합군사령부 설치에 관한 교환각서,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 사령부 권한위임사항, 전략지시 제1호 등 한국 방어와 한국군 작전통제권 행사에 관한 협정과 지시가 모두 불법이므로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하는 작전통제권은 적법한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1954년 이승만 대통령에 의한 유엔사령부로의 작전통제권 위임과정과 1978년 한미연합사로 작전통제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법적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하는 작전통제권은 적법한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의 위임에 따른 만리포 연합상륙훈련은 자격 없는 자의 위임에 의한 것이므로 불법이라 할 것입니다.

3) 이 교환각서는  “…… 상기 권한위임사항(1978,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 사령부에 관한)은 …… 한미합의의사록 (1954)중 한국 측 정책사항 제2항의 규정에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진 약정이며 또한 동 약정은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미군 4성 장군으로서 국제 연합군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는 동안 효력을 갖는 것으로 이해함을 통보하는 영광을 가지는 바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4) 강정구·박기학·고영대. “작전통제권 상실과정과 한국군의 탈주권화”.『전환기 한미관계의 새판짜기 2』한울. 2007. 36쪽.
5) 이병조·이중범. 『국제법신강』. 2007. 77쪽.
6) 안광찬. 「헌법상 군사제도에 관한 연구」. 동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02. 117쪽.

3. 당시 상황을 집시법 위반으로 볼 수 없습니다.

원심은 당시의 한미연합상륙훈련이 대한민국 해병대 사령부가 실시한 공무임이 명백하고, 훈련을 방해한 사실이 인정되며, 단순한 기자회견에 그쳤다고 볼 수 없다면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이라고 판시하였고 항소심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만리포 현장은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였고, 현장에 있던 군과 경찰과의 협의에 따라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장에서 벗어났으며,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평화 스티커를 붙인 것이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기자회견에서 통상 진행되는 일종의 퍼포먼스였고, 다만, 군인의 팔을 붙잡은 것은 당시 군당국이 소음이 큰 연막탄을 발사하고 장갑차를 기자회견장 바로 뒤에 대는 등 공포감과 위협감을 조성한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상황일 뿐입니다. 이런 점에서 당시 기자회견은 통상적인 기자회견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 집회나 시위로 발전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만리포상륙전 훈련이 위헌적인 작전계획 5027에 따른 것으로서 훈련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뿐만 아니라 6자회담 진전에 따른 한반도 평화체제 흐름에 정면으로 역행한다고 보아서 상징적인 수준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표현의 자유를 행사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4. 결론

원심과 항소심은 피고인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및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혐의 등에 대해 각각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법리 오해와 사실 오인에 기초한 것으로서 피고인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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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 , 대법원 , 한미동맹 , 독수리연습 , 만리포 , 작전계획 5027 , 한미연합상륙훈련 , 핵선제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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