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나쁜 친구^^ 왜 한양대 교수인데 맨날 잡혀가던 교수 알아? 「역설의 변증」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래 그래 리영희 교수. 그 분이 토요일 오후 ‘열린 교실’이라고 사람들 모아 놓고 강의를 했었나봐. 그 곳을 가던 동료 선생이 있었어. 그 선생이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올 때면 테이프를 하나씩 건네주는 거야. 한번 들어보라고... 그 테이프를 듣다 보니까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많이 다른 거야. 그래도 내가 명색이 선생인데 이런 책 저런 책을 읽다 보니 리영희 교수의 말이 맞는 것 같더란 말이지. 그래서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지. 헤헤 그 친구, 지금은 나보고 빨갱이라고 해. 나쁜 친구지. 그래도 미워할 수는 없어. 진실이 뭔지 그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거든. 역사가 오래된 평통사가 참 멋있어! 지난 12월 평화강연회 때 난 처음 알았어. 평통사가 그렇게 오래된 조직인지. 강의 전에 어떤 여성분(박석분 팀장)이 말씀해 주셨잖아. 평통사 역사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그 말을 듣고 그 동안 궁금했던 것이 싹 풀리더라고. 내가 궁금했던 게 뭐냐면, 평통사를 보면 참 조직적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어. 연락도 잘해주고 사람도 잘 챙겨주고 그리고 열심히 투쟁하고 그런 면에서 조직적이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운영도 참 민주적으로 한다고 생각했어. 회의 할 때 보면 특히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더라고.... 또, 가는 목표가 뚜렷해. 나 여기 와서 많은 걸 배웠잖아. 미군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퍼주고 있는지 예전에 몰랐거든. 방위비분담금이 다 뭐야. 기가 막히지. 그리고 키 리졸브... 전쟁연습은 뭐 하러 하고 난리야. 나 그런 거 몰랐거든. 평통사 와서 다 배웠어. 평통사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위비분담금, 키 리졸브 이런 걸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내가 배울 수 있는 멋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나이가 먹으니깐 자꾸 까먹어 그래서 그러지~~ 내가 처음부터 수첩이나 담배 곽에 적지는 않았어. 그래도 머리는 있었거든. 그런데 나이를 먹으니깐 자꾸 까먹는 거야. 적지 않으면 안되더라구. 맨날 듣는 사람이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 방위비분담금 같은 거. 그런 건 연설을 들어도 제목부터 까먹는 거야. 그러니 어떻게 해 적어야지. 수첩에 방위비분담금 이렇게 적고는 집에 가면 내 노트가 있어. 노트에 다시 옮겨 적는 거야. 그리고 외우는 거지. 그래야 기억 할 수 있지. 컴퓨터로 내용을 찾아볼 때도 있고 안 찾아 볼 때도 있는데. 제목을 기억해 두면 두 번째 들을 땐 내용을 조금 더 들을 수 있거든. 그래서 수첩에 적는 거지. 아마 나도 사무장처럼 젊었으면 안 적었을지도 몰라. 허허허. 그런데 이렇게 적다 보니깐 그래도 안 적는 것 보다는 적는 게 좋은거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에구 나보다 다 선배인걸~~~ 부천평통사에서 나이는 내가 제일 많기는 하지. 하지만 나보다 다 선배들인걸~~~ 난 이제 막 시작해서 배우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겠어. 노인네가 말해봐야 잔소리지. 그래도 뭐 한마디 하라고 한다면 주한미군 내보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 운동 추진위원을 많이 조직해서 빨리 여론화가 되면 좋겠어. 사실은 내가 친구들에게 추진위원 조직 하려고 이런 얘기 꺼내면 나보고 미쳤다고 하거든. 내 친구들은 나이를 먹다 보니깐 도대체가 생각이 안 바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조직해서 여론화가 되면 나 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도 여론에 밀려서라도 추진위원이 되지 않겠어? 그래도 올해 한 다섯 명은 조직해 보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 솔직히 말하면 다른 사람 조직하라고 하면 친구들이 추진위원이 안 되어 줄 것 같아서 길잡이 서명만 해 달라고 하려는데 그래도 되지? 선생님의 추진위원 용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과 좀 다릅니다. 선생님께서 추진위원 용지 내용을 좀 바꾸셨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주한미군 내보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에 동의합니다. 하나, 성의껏 신문 광고비를 낸다. 둘,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 운동을 주변에 알린다. 이렇게 바뀐 추진위원 용지를 가지고 계십니다. 선생님의 어린 시절과 처음 학교에 부임해서 겪었던 황당한 일들, 어머님과 사모님과 따님과 함께 사는 이야기, 교사협의회에서 전교조로 바뀌는 과정의 투쟁이야기, 신문광고 보시고 처음 참여 하셨던 반미투쟁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글지글 끓는 김치찌개와 소주를 한잔 마셨습니다. 소주가 바닥이 보일 때쯤 선생님께서는 지난겨울에는 모임 할 때마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이제 봄도 되었으니 모임 때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평통사를 위하여 짠~~~건배 제의를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소주가 참 달기도 하고 참 쓰기도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