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시민들을 만났어요!

[평화협정 실현운동]


△ 노래 공연을 하고 있는 이숙주 부천평통사 운영위원

 가을이 완연히 느껴지는 곳은 높고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이 있는 산기슭도 있지만, 도심의 공원 또한 가을을 느끼기 위해 사람들이 쉽게 찾아가는 곳이다. 9월도 이제는 열흘정도만 남은 일요일, 모든 것이 풍요로와 보이는 부천의 도시 내 중앙공원, 가족들과 연인들의 환한 얼굴에서, 그리고 풍선만큼이나 가벼운 걸음걸이에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하지만 그 중앙공원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얼굴은 수심 가득한 인상을 물씬 풍기고 있다. 10일전, 박석분 팀장님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라”는 얘기도 실컷 듣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서 말하는 연습도 하고, 몇 시간 전에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도 대답할 준비를 하고 나섰지만 그것만이 모든 준비를 다 한 것은 아닌 듯싶다.

 9월 20일, 오늘은 부천평통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평화협정 캠페인을 하는 날이다. 이곳 부천이라는 도시가 인구는 많으면서 땅은 좁고, 사람들 모이는 곳도 다양해서 처음에는 전철역 앞에서 캠페인을 할 계획이었으나 시민들을 많이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 정성을 들여가며 만나볼 요량으로 공원으로 장소를 수정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 캠페인이 당연히 어려운 숙제를 푸는 것 만큼이나 힘든 일인 것 같다.
회원들이 많이 참석 했으면 서로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텐데 오늘따라 특근이나 개인적인 일이 있는 회원들이 많아서인지 6명이 3팀으로 움직이게 됐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진 시간 나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는,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발걸음을 옮기며 첫마디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안녕하세요?” 라고만 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사무국장님이 답답했는지 먼저 “저희는 부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입니다. 잠시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요.” 라고 웃으면서 다가간다.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사람들이 귀찮아하면 어쩌지?)으로 들어서려는 찰나, 의외로 사람들이 전단지를 받아보며 호기심 있는 표정으로 얘기를 듣는다. 얘기할 때는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려 무릎을 굽혀서 대하는 것은 기본.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아직 전쟁 중인 점, 그 때문에 한미연합전쟁연습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으며 군사비만 늘어나고(1년에 미군에게 주는 돈이 무려 5조5천 억 원), 교육이나 의료, 주택, 서민들 복지정책은 거의 꼴지 수준인 점, 아마도 요즘 초등학생들 무료급식 지원이 줄어든 점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 최근 들어 북미 사이에 대화가 시작되면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이고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맺을 텐데,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질 높은 교육이나 급식지원뿐 아니라 통일된 나라에서 살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러려면 무엇보다 미군이 주둔하지 않게 해서 환경오염, 미군범죄도 막고 또 새어나가는 세금을 우리가 제대로 써야하지 않겠냐는 것 등을 처음에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조금 경험을 가진 후부터는 약간씩 조리 있게 얘기하며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미군이 나가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단계적으로 미군이 나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얘기하니 많은 분들이 수긍해주시고, 어떤 시민들은 고생한다고 격려도 해주셨다.

 시민들의 반응을 염려했던 처음의 마음은 금세 시원한 가을바람처럼 사라졌다. 생각보다 많이 받은 서명명단을 보면서는 뿌듯한 마음도 든다. 무엇보다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으며 그 공감대를 시민들과 조금은 나누었다는 것이 오늘 내가 느낀 점이 아닐까 싶다.
옛말에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제대로 알고 그것을 표현해야 나도 변하고 사회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는 선배의 말이 생각난다. 오늘은 아주 조금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 아니 훈련을 한 것 같다. 며칠 후가 되면 이런 자신감이 조금씩 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 전에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알아내서 공부하고 다시 준비해야 함을 느낀다.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추진위원, 길잡이 통계(2009년 10월 22일 현재)}

추진위원 6,221명 (단위: 명)

날짜

중앙

서울

부천

인천

경기남부

대전충남

익산

군산

전주

광주전남

안동

대구(준)

김제부안(준)

부산

2009년계

163

445

179

301

120

365

92

236

94

448

20

77

2

26

2,568

2008년계

540

813

298

693

103

270

60

137

40

601

75

23

 

3,653

소계

703

1,258

477

994

223

635

152

373

134

1,049

95

100

2

26

6,221

길잡이 20,700명 (단위: 명)

날짜

중앙

서울

부천

인천

경기남부

대전충남

익산

군산

전주

광주전남

안동

대구(준)

김제부안(준)

부산

2009년계

645

1,669

913

1,438

292

342

123

1,152

329

1,191

29

262

 

291

8,676

2008년계

551

2,559

326

3,557

27

443

598

484

173

1,749

310

1,227

 

 

12,024

소계

1,196

4,228

1,239

5,015

319

785

721

1,636

502

2,940

339

1,489

 

291

20,700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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