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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맹 현장간부 합동수련회를 다녀와서

공공연맹의 행동 돌입은 7월 10일부터 7월 14일까지 쟁의행위 시기집중부터 시작한다. 이 계획대로라면 7월 중순부터 파업에 돌입해야 하는데, 그 이전에 과연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 행동을 통일시킬 준비는 되어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공공노동자들이 결의한 요구를 쟁취할 구체적인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가 바로 합동수련회의 기획 의도일 것이다.

투쟁의 목표는 이기는 것이다

공공연맹의 요구는 공공기관 지배구조 민주화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그리고 노동악법 철폐와 민주적 노사관계 쟁취와 업종별 사회공공적 요구를 포함하고 있다. 이 당면의 전략적 목표에 합치하는 전술을 배치해야 한다. 전술은 전략에 부합해야 마땅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략과 전술은 군사적 행위에서 비롯되었다. 전쟁은 상대를 물리적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최고의 정치적 행위이다. 전쟁이든 투쟁이든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싸운다. 그렇다면 당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떠한 투쟁의 규모와 위력을 행사해야 승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위에 열거한 공공연맹의 요구는 몇 번의 집회나 결의문 채택으로는 쟁취할 수 없다. 정부라는 상대를 물리적인 힘으로 굴복시키지 않고서는 쟁취 불가능한 목표이다. 결론적으로 승리를 보증할 수 있는 투쟁의 위력은 곧 총파업이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승리를 현실화시킬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이것이 이 나라 노동운동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주소이다.

정책적 과제와 조직적 과제가 분리되었다

현장간부 합동수련회에서 공공연맹 집행부가 주로 한 일은 인식의 통일을 만들어내는 교육이었다. 조별 분임토의와 지역별, 업종별 토의가 있었지만,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배치하지 않았다. 분임토의 결과 발표에 따르면 공공연맹의 계획에 맞춰서 파업에 돌입할 노조는 거의 없었다.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한 총파업 계획은 올해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되었지만 이를 실행시킬 준비는 방치되어 있었다. 인식의 통일은 행동의 통일로 확장되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근한 예로 비정규악법에 맞서 총파업 지침이 내려지곤 했었지만 이것을 실천한 노조는 소수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공공연맹 집행부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데 있다. 민주노총이나 공공연맹 등 상급단체들은 정책적 과제를 제시하는 것을 자신들의 임무로만 여기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정책적 과제를 실현시킬 현장 단위노조의 조직적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점검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투쟁 조직화가 방치되고 있다

지금의 공공연맹의 상태라면 한 날 한 시에 모든 소속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느 노조가 먼저 파업에 들어가고, 그 뒤를 이어 어느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위력이 센 노조 그리고 조직적 규모가 큰 노조를 앞세우고, 그 뒤에 중소규모의 노조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그리고는 먼저 파업에 들어갈 노조에 대해서는 조직적 집중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주노총이나 공공연맹은 이럴 의지와 구체적 계획이 없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발전노조는 올해 임단투가 걸려 있다. 애초에는 공공연맹의 일정과 발전노조의 투쟁일정을 맞추려 하였다. 그러나 발전노조는 이런 계획을 전면 수정하였다. 왜냐하면 발전노조와 규모가 비슷한 노조들이 투쟁에 나설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고, 공공연맹의 투쟁 조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예는 공공연맹 집행부가 단위노조를 투쟁에 나서도록 조직하지 않고, 오히려 방치하고 있는 단적인 사례이다.

남은 과제들

우도할계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계도할우도 어리석은 일이다. 공공연맹은 문화제, 집회, 기자회견, 선전전 등을 계속할 것이다. 이러한 이데올로기 전술은 행동을 목적으로 하는 계획 하에 배치가 되어야 의미가 있다. 이데올로기 전술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공공연맹의 요구를 결코 쟁취하지 못한다. 집회와 여론전만으로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은 투쟁이 아니라 ‘투정’으로 머물고 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여전히 총파업 투쟁에 어느 노조가 선봉에 서고 그 뒤를 이어 어느 노조가 들어갈 것인가이다. 아직까지는 오리무중이다. 남은 시간 동안 공공연맹 집행부는 현장에 파묻혀 살아야 한다. 현장에서 대중들의 인식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단위노조의 집행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진지하게 평가하여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정책적 과제만 현장으로 내려 보내고 자신의 할 일을 다 한 것으로 여긴다면, 현 정세를 결코 반전시킬 수 없다.
대대에서 결의한 안건들을 번번히 집행하지 않아 현장에서부터 결의의 공신력을 잃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산별만이 살 길이라고 현실투쟁을 적당히 집회 몇 번으로 떼우고 돌아서서는 안 된다. 노사관계 로드맵, 비정규악법을 못 막으면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기 위한 요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제 공공연맹 집행부의 의지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일이 과제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을 기만하고 정부를 향해 투정만 부린다면 우리의 비극은 좀 더 오래 갈 것이다. 정확한 계획 속에서 투쟁을 한다면 최소한 승리를 위한 교훈은 만들어 낼 수 있다. 지는 싸움이 아니라 이기는 싸움으로 만들어 가자.


박주석 (발전노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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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 공공연맹 , 현장간부 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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