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련의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

열사의 피맺힌 한과 현안투쟁,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신 지 벌써 한달이 다 되어 간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엇 하나 해결된 것이 없다. 정부와 경찰은 끝까지 책임이 없다고 한다. 사람이 맞아 죽었는데 죽인 사람은 없다. 오히려 포스코는 전문건설업체를 통해서 단협개악안을 제시했고, 급기야 포항건설노조 간부들에게 16억 원대의 손배를 청구했다. 포스코의 대체인력 투입이 발단이 된 사건에 대해서 포스코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피를 요구하고 있다.

결사투쟁

하지만 우리의 대응은 어떤가! 연이은 포항에서의 노동자대회는 건설노동자들을 제외하고는 힘 있게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9일 노동자대회에서의 행진은 투쟁의 파고를 올리고 자신감을 가지게 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동지들에게 ‘허탈감’을 심어주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포항에서만이 아니라, 대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힘차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 기아차 화성공장의 비정규직 동지들은 하루 공동파업을 전개했다. 하루 공동파업이 가능했던 것은 이미 자신들의 요구를 가지고 현장에서 파업을 조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자 비정규노조는 03년 노조 설립 이래 가장 격렬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라인을 세우기 위해서 관리자들과 치고받는 난타전을 불사하며 투쟁을 조직하고 있으며, 기아차 화성공장은 이미 작년부터 그렇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현자 전주공장의 사내하청 동지들도 언제든 투쟁으로 공장을 세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자 아산공장 역시 25일 투쟁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힘을 확인했다.

변화와 투쟁가능성

뿐만 아니라 우리가 봐야 할 것이 있다. 주요 대공장의 작은 변화들이다. 대우차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을 휴가 전에 부결시켰었다. 임금을 더 올려야 하고 부도 시 빼앗긴 단협을 되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던 것이다.

현대자동차에서는 비록 가결되었지만 노조의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성이 급격히 줄었다. 쌍용자동차는 옥쇄파업을 전개하며, 사측이 정리해고를 철회한다고 해도 임금동결, 희망퇴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잠정합의안을 62.89%로 부결시켰다. 쌍용차 자본은 다시 정리해고 철회 입장을 철회하겠다고 했으며,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부문의 발전 조합원들은 64%가 파업을 선택했다. 02년 파업이후 50%를 간신히 넘던 쟁의행위 찬성률에 비하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그런데 이 변화들은 대부분 조합원들로부터 온 것이다. 지도부가 투쟁을 조직하려는 쪽으로 변화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전국전선과 현안투쟁

지도부들한테서는 여전히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교섭이 진행 중이고, 열사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는 성원미달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유회되었다. 하반기 투쟁을 힘 있게 결의하는 자리를 결국 만들지 못한 것이다. 노동부는 9월 10일경에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을 예고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비정규 개악안은 처리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투쟁을 전개하다가는 각개격파 당하거나 현장에서 피 흘리며 쌓아올린 소중한 성과들은 한숨에 정부와 총자본의 개악으로 종이쪼가리가 되거나 날라 갈 수 있다. 투쟁을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법률의 처리 향배만으로 봐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일고 있는 중요한 변화들과 투쟁을 보고 투쟁시기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의 동지들을 결속하고, 투쟁을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정규직 개악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에 맞서서 이미 투쟁사업장 동지들이 싸움을 하고 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건설 노동자들이 원청을 대상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노총 하반기 계획처럼 불법파견 정규직화나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은 공청회나 설명회 등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투쟁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차피 현대차나 포항건설노조는 대리전에 가까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포항건설노조 동지들은 로드맵 논의 중 A급인 손배-가압류에 맞서서 투쟁하고 있으며, 쌍용자동차 동지들은 정리해고에 맞서서 투쟁하고 있다.

이미 하반기 투쟁이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싸움을 조직하고 있다. 이 힘을 놓치고서는 하반기 투쟁을 잘 하기는 어렵다. 완성차 정규직 노조가 민주노총 지침 수행‘만’ 하는 걸로 자기 역할을 한정하도록 놔두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사내하청 투쟁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투쟁을 조직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선진적인 활동가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현장조직들이 먼저 연대를 시작하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의 전투적인 부위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투쟁을 조직할 것인지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박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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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노조 , 포항건설노조 , 하중근 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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