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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기고] 노사정 야합 박살을 위해 선진활동가 동지들이 투쟁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편집자 주] 9·11 노사정 야합에 항의하며, 9월 19일 한국노총 항의농성을 전개하다 구속된 동지가 보내온 글입니다. 글을 보낸 이후 한국노총 항의농성으로 구속된 동지들은 노사정 야합 분쇄, 구치소 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단식 10일째를 경과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해방의 수레를 끌며 치열하게 정권과 자본에 투쟁하는 노동자 계급주체 동지들께 인사드립니다. 투쟁! 안녕하십니까? 저는 민주노총 해복특위(전/해/투)에서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9·11 노동자 테러 주범 정권과 자본을 규탄하고 노동자 권리를 팔아먹은 한국노총 관료 이용득 위원장 면담을 위해서 9.19일 우리는 한국노총을 방문했습니다. 경계가 삼엄할 줄로 알고 있었는데 아무 제재 없이 7층까지 무사히 올라가 문이 열려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곳이 한국노총 부위원장실이라고 합니다. 사무실에 들어오니 밖은 소란스럽고 육두문자, 욕설, 해머질이 난무했습니다. 우리의 방문 목적 및 방문 내용을 묻기는커녕 협박과 폭력 일색이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우리는 문을 잠그고 집기를 문쪽으로 끌어다 놓고 구호와 투쟁가를 외치며 이용득 위원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감정만을 앞세운 채 무조건 밖으로 나와서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물리력을 동원해 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하려고 호시탐탐 시도할 뿐 합리적인 대화는 뒷전이었습니다.

우리의 요구 조건은 너무도 순박했고 당연한 주장이었습니다.
첫째, 9.11 노사정 합의를 무효선언 하라!
둘째, 비정규직 개악안과 노사관계 로드맵 분쇄를 위한 전면적 투쟁에 돌입하라!
셋째, 한국노총 소속 해고노동자의 원직복직 투쟁에 적극 지원과 실천적 투쟁에 돌입하라!

9월 19일 한국노총 항의농성투쟁은 너무도 당연한 투쟁이었고 정당한 항의 방문이었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한국노총 백헌기 사무총장과 전해투 집행위원장의 두 차례의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백헌기 사무총장은 “농성자들의 안전귀가와 함께 이후 고소나 고발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층 로비에서 항의 방문단 전체 면담을 약속했고 이용득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우리가 너무 순진했던 것이었는지는 모르나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닭장차 그리고 소화기 난사, 야구방망이었습니다. 긴박한 시간 속에 해산 결정을 내리기까지 베란다에서 논의되었던 내부 토론은 두 가지의견으로 갈라졌습니다.
하나는 끝까지 항의 방문을 사수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백헌기 사무총장을 신뢰하고 자진 철수를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받침대 하나 없는 베란다의 안전이 문제였습니다. 8명의 무게를 지탱하기는 역부족이었고 실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베란다 이음새가 벌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아울러 우리의 머리 위쪽 8층 베란다에서 강제 해산을 위해 하강하려는 무리들이 목격되었고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예상되어 농성을 풀기로 결정하고 자진해산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영등포 구치소 옥담 안에 갇혀있습니다.

한국노총의 실체는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 갈수록 흥미진진해 집니다.

이승만과 미군정의 지지를 업은 한국노총(대한노총)은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지도자들을 살해하는 데 앞장섰던 김두한과 같은 깡패 집단들과 한 패거리가 되어 출범했습니다. 그 뒤 한국노총 관료들은 역대 정권과 자본가들의 노동자 통제기구 역할을 수행하며 배를 불렸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무소불위의 철통 정권과 자본에 빌붙어 민주노조를 가로 막고 특정인의 사리사욕과 입지 창출에 조합원을 활용할 뿐이었습니다. 2005년 이용득, 권오만 시대가 시작되면서 부패의 내홍과 조직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직격탄을 맞습니다. 한국노총 전(前) 위원장 이남순과 사무총장 권오만은 조합비를 빼 돌리고 이권을 청탁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잇속을 챙겨 이남순은 쇠고랑을 찼습니다. 하지만 사무총장 권오만은 지금까지도 도망(수배)다니고 있습니다. 권오만은 전국택시산업연맹 위원장이던 시절부터 조합비를 횡령하여 각종 이권에 투자하고 사리사욕을 챙겨왔습니다. 권오만이 전국택시산업연맹 위원장 이전에 부산 본부장으로 재역임할 시에는 택시 노동자의 운전복, 처우개선비, 정부 지원금을 착복하여 검찰의 내사를 받고 수배 중에 전국택시산업연맹 위원장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불가사이한 일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검, 경의 수배를 받아온 범죄자가 떳떳하게 올림픽 파크텔 선거장에 나타나서 보란 듯이 사법부를 농락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됩니까? (중략)

노동조합이란 공동체주의를 가진 조직이 지하5층 지상17층의 초고층 건물을 보유하고 있고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며 건물 임대사업까지 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조합원의 피와 땀으로 운영되는 노총이 조합원의 권리 증진 및 향상은 뒷전이고 자본에 빌붙어 정권에 기대어 부도덕성은 승승장구하여 끝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현해탄을 건너가서 투자 유치 세일즈를 하고 지극히 자화자찬에 도취되어 똥 폼 잡는 이용득을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만 합니까?
국회의원은 싫고 장관은 하고 싶답니다. 기가 막히고 오장육부가 뒤틀릴 일입니다. 얼마나 더 노동자를 죽여야만 올곧은 인식과 보편적 가치관을 재정립할런지? 나 원 참...

전국의 선진활동가 동지 여러분.
민주노총이 그렇게 짝사랑 하였던 한국노총을 9·11 야합 이후 배신자 운운하며 맹렬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정녕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을 맹비난할 자격이 있습니까?
민주노총이 로드맵 분쇄를 위한 전술로 사회적 교섭 전술 즉 노사정위에 복귀한 것이 오늘의 치명적인 결과를 낳은 원인이 되었는데 책임을 어용노총에 넘기는 얄팍한 눈속임은 참으로 기만적입니다. 많은 노동자가 분노하고 자포자기 상태로 살아가는 현실은 그들의 오류를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가 반문하겠습니까! 그리고 지난 역사를 반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9·11 야합이 한국노총 이용득의 직권조인이라면, 98년 노사정위 1기 때 배석범 직대의 결정은 올곧은 것이었습니까.

작년 2월 1일 그리고 3.15 대대에서 연단점거까지 하면서 전국의 선진노동자들은 사회적 교섭 참가를 결사반대 했는데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대의원대회의 의결조차도 거치지 않고 중집 내부의 결정만으로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복귀했습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이 선언한 11월 15일 무기한 총파업이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돌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협박내지 허풍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노사관계 로드맵과 관련해 필수공익사업장 문제를 제외하고는 조합원들의 관심이 크게 높지 않다는 점, 하반기에 집중된 각 조직의 지도부 선거가 총파업 조직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매일노동뉴스 10월 10일자, 김학태기자)

이제 말 장난은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실수도, 오류도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자기비판과 대오각성 속에서 재발방지 약속을 이행하면서 스스로 환골탈퇴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강고한 실천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초심을 되찾는다면 더욱더 강고한 지도부로 거듭날 것입니다.

민주노총에게 바랍니다.
노사정위와 한국노총에 대한 확고한 단절을 요구합니다. 이용득의 말장난은 구상유취(口尙乳臭)이며 한국노총에게 걸었던 짝사랑은 백년하청(百年河淸)이란 고사성어로 치부하고, 11월 15일 로드맵 저지를 위해 전국적 계급투쟁 전선을 형성해야 합니다.

정권퇴진 투쟁에 걸맞게 민주노총 집행부, 중집, 지역본부 간부까지 총망라한 구속결의서 작성을 요구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연말국회 회기 일정에 맞추어 벌어지는 이벤트성 행사인 여의도 투쟁은 반대합니다. 말로만 하는 파업은 이제는 식상합니다. 견결한 지도부의 결의를 실질적인 파업주체인 현장 조합원들에게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투쟁!!


10월 13일 영등포 구치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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