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련의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

노조관료들에 맞선 현장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투쟁

신차협상은 모듈 외주화을 막고 노동강도 강화를 막는 중요한 투쟁이다.
사측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영원히 없애버리려고 모듈 외주화를 추진한다. 그렇다면 노동조합은 현장조합원 입장에 서서 일자리를 사수하고 노동강도 강화를 저지해야 한다. 그런데도 사측의 주장에 동조하고 모듈 외주화를 인정하여 있던 일자리마저도 빼앗아 가도록 놓아둔다면 이는 사측의 앞잡이나 다름없다.

신차협상에서 모듈외주화 직권조인

현대차노조 단협에는 신차 투입시 노사공동위 구성하고 심의 의결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단협에 따라 대형트럭 신차 GV를 생산하기 위해 노사공동위가 구성되었다. 하지만 상견례 이후 노사공동위 2차 회의에서 노측 위원들은 조합원 동지들에게 협의내용의 보고나 동의 없이 모듈 외주화에 직권조인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직권조인 후 대형의장 현장 설명회가 진행되었다. 조합원들은 모듈 외주화를 인정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크러쉬 패드 모듈 외주를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 또한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모듈 외주를 인정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측과 재협상 할 것을 요구하였다. 재협상할 시 사측이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함께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결의도 밝혔다.

하지만 노조관료들은 협의가 끝났기 때문에 사측과의 ‘신의 성실’을 지켜야 한다며 재협상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사측이 모듈 외주화 하자는 협의안이 많았는데 다 막아내고 일부 외주화를 한 것일 뿐”이라고 강변하며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어이없는 모습까지 보였다.

잔업거부 투쟁, 대의원 불신임투쟁

이에 분노한 현장조합원들은 사측과 노조관료들에 맞서 투쟁을 전개하게 된다. 소위원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잔업거부 투쟁이 전개되었으며, 재협상을 거부한 대의원에 대한 불신임 투쟁으로까지 확대 되었다. 하지만 대의원 불신임은 실패했고 직권조인에 맞선 현장조합원들의 투쟁은 그렇게 패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대형트럭 노사공동위가 진행되는 동안 버스부에서는 고속버스 신차협상이 노사공동위를 통해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트럭 모듈 외주화에 성공한 사측은 버스 모듈 외주화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자신감을 보였다. 노측위원들 또한 강경한 사측에 밀려 일정 정도 모듈 외주화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형트럭 모듈 외주화 반대투쟁이 소위원 중심으로 현장조합원들과 함께 전개되고 재협상을 거부한 대의원에 대한 불신임 투쟁으로 확대되자 외주 모듈화를 인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사측과 협상을 통해 단 한 건의 모듈 외주화 없이 노사공동위를 마무리 하게 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자본의 경쟁력 강화 논리를 오히려 대변하는 관료들

이번 현장투쟁은 민주적인 노동조합 활동이 마비되어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크고 작은 현안문제가 발생하면 간담회, 공청회, 보고대회가 이루어지면서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고 협의내용을 공유하면서 진행상황이 공개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조합원들의 동의를 통해 모든 사안이 정리되었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과정은 생략된 채 결정된 결과물만을 가지고 생색내기 설명회를 실시하고 사측의 논리에 포섭돼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나팔수가 되어 현장조합원들과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 해졌다. 노동자의 입장보다 자본의 경쟁력 강화 논리가 우선시 되면서 발생하는 피할 수없는 현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관료들은 그것도 모자라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는 뒤로하고 사측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모든 사안을 정리하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조합원들은 직감적으로 느낀다. 우리들 노동자를 위한 것인지 자본을 위한 것인지 말이다.

죽지 않은 현장, 꿈틀거리는 현장

현장은 언제나 꿈틀거리고 있다. 이번 투쟁으로 현장은 사측의 탄압에 맞서 투쟁하며, 동시에 노조관료들에 맞서서도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일시적인 패배에 기죽기보다 투쟁과정의 평가를 통해 다가올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할 것이다.

또한 현장투쟁은 각기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조합원들을 들러리로 만들려고 하거나 설득 대상으로 전락시키려는 것을 조합원들 스스로가 완강히 거부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투쟁이다. 이번 현장투쟁은 ‘패배가 아닌 투쟁’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동기 (현자노조 전주본부 조합원)
태그

현자노조 전주본부 , 노조관료 , 현장조합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동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