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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호동 신임 전해투 위원장

"참패의 현장에서부터 반격을 차근차근 조직해나가자."

[편집자] 9.11 로드맵 노사정 야합에 분노하여 한국노총 항의농성을 감행했던 8인의 해고자 동지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영등포구치소에 아직도 갇혀 있다. 어려운 시기에 전해투 위원장 연임을 결의한 이호동 동지를 만나서 이후 로드맵 투쟁과 해고자 투쟁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07년에는 로드맵을 시행하려는 현장에서부터 치열한 투쟁을 통해 로드맵을 실질적으로 무력화, 철폐시키는 투쟁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다... 참패의 현장에서부터 반격을 차근차근 조직해 나가자”
“해고자가 당당한 원직복직의 꿈을 포기해버린다면, 단맛은 짧을 뿐, 쓰디 쓴 자본의 질서 속에서 오욕의 삶을 살아야 함을 상기하자!”


▶ 2006년에 이어 이례적으로 전해투 위원장을 1년 더 결의하셨는데...

☞ 등 떠밀려서 나섰다가, 발목 잡혀서 못 빠져나갔다고 해야 하나!(웃음) 전해투 15년 역사에서 처음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것은 그만큼 활동이 어렵고 힘든 데다 탄압의 전면에서 집중표적이 되기 때문에 1년 임기를 채우기도 힘들다는 의미다. 지난 몇 해 동안 전해투가 정말 많이 힘들었다. 거기에다 작년에 9.19 항의농성단 8인중 상당수가 전해투 상집동지들이었다. 구속된 상집들을 대신해서 비상체계로 많은 동지들이 임무를 대신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위한 정기총회를 12월에 준비했지만, 단위 해복투의 상황 상 동지들이 전부 고사를 했고, 저를 포함한 06년 임원들 또한 현장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도 완강했다. 그렇지만 집행부 공백상태를 만드는 것은 동지적 의리가 아니라는 생각과 의무감 때문에 결의를 하게 되었다. 또한 작년에 기본적인 원직복직 투쟁 외에 현장공투단 사업과 집중투쟁 및 토론회, 일일주점과 해고자대회 등을 진행하였다. 대부분 몇 해 동안 중단되었던 사업이기도 하였다. 그동안 활동이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어렵게 진행하였던 사업이긴 하였으나, 아직 그 성과가 전해투 내부로 축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때문에 전해투의 내외부적 역량 축적과 전국 해고자투쟁의 구심으로 당당하게 세우자는 해고자의 각오로 2006년 임원동지들이 결의하게 되었다.

▶ 해고자에게 있어 노사관계 로드맵의 통과는 더욱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과 2007년 전해투에서 로드맵과 관련하여 준비 중인 투쟁이 있는지 묻고 싶다.

☞ 노사관계 로드맵은 비단 해고노동자만의 문제는 아님은 모든 동지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복수노조 유예와 부당해고 시 금전보상 문제는 해고노동자의 마지막 남은 목숨 줄을 끊어버리는 제도다. 이에 전해투는 노사정 야합규탄 투쟁을 수차례 진행하였고, 그 과정 중에 8인의 동지들이 영등포구치소에 갇혀 있다. 12월 22일 끝내 노사관계 로드맵이 통과되고 말았지만, 2007년에는 로드맵을 시행하려는 현장에서부터 치열한 투쟁을 통해 로드맵을 실질적으로 무력화, 철폐시키는 투쟁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다.

▶ 9.19 한국노총 항의농성을 했던 8인의 동지들이 1심결과 각각 1년6월~1년의 형을 선고 받고, 현재 항소중인 것으로 안다. 이 투쟁을 확산시키고 엄호하기 위한 노력이나, 전국의 동지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는가.

☞ 사실, 2006년 투쟁에서 철저하게 패배하면서 참담했다. 법안이 국회 통과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저지-분쇄투쟁을 현장에서부터 조직하겠다는 결의를 사실상 실현시키지 못했다. 9.11 야합분쇄와 9.19 투쟁을 실질적으로 확산-엄호시키지도 못했다. 민주노조운동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참패를 했다. 일단 올해는 8인의 동지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로드맵 통과 이후에 양산을 비롯하여 각지의 해고노동자에게 사측이 돈으로 정리할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제시를 하고 있는 상황이 더욱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렵지만 끈질기고 원칙적인 원직복직 투쟁으로 분쇄시키지 않으면, 8인 동지들의 구속도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로드맵의 족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게 될 것이다. 답답하지만 우리가 서 있는 참패의 현장에서부터 반격을 차근차근 조직해 나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느린 듯 하고 참담하지만 유일하게 승리를 조직할 수 있는 외길인 것 같다.

▶ 양산지역에서는 한일제관과 진주햄을 필두로 정리해고의 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라고 한다. 한일제관 3인의 동지들이 열심히 투쟁하는 덕에 지역 정리해고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오랜 해고 선배 노동자로서 신규 해고자들에게 투쟁의 조언을 부탁드린다.

☞ 양산지역 정리해고 분쇄투쟁에는 전해투가 몇 차례 집중 결합하긴 하였으나, 지역을 중심으로 모인 투쟁대오와 울해협 동지들의 노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해고당사자들의 결의와 지역대오가 없었다면 양산지역에는 벌써 정리해고의 광풍이 몰아쳤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양산지역에서는 정리해고 이야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한일제관이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이것이 연대투쟁의 성과물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사실, 이러한 성과를 많이 알려 전국의 해고투쟁사업장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6년째를 맞이하는 저보다 몇 배 이상 해고생활을 하고 있는 동지들이 많으며, 저는 활동에 있어서 부족하고 인간적으로도 흠이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감히 신임 해고동지들에게 조언을 드린다면, 오랜 시간 해고투쟁을 진행하다보면 갖은 협박과 회유, 좌절감에 인간인 이상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해고자가 당당한 원직복직의 꿈을 포기해버린다면, 단맛은 짧을 뿐, 쓰디 쓴 자본의 질서 속에서 오욕의 삶을 살아야 함을 상기하자! 그리고 해고투쟁을 적극 지지 엄호해주던 연대동지들을 생각하자! 시간이 걸릴 뿐,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수많은 사례들이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승리하는 그 순간까지 원칙을 견지하며 원직복직투쟁을 이어나가자! 해고자답게.....

▶ 발전의 한 해고자로서, 전해투의 위원장으로서 2007년 소망하는 것이 있는지. 그리고 2007년 <현장노동자>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 한 해고자로서? 당연히 저의 원직복직이죠. 2006년 9월 발전 파업으로, 4명의 발전해고노동자를 줄이지는 못할망정 21명이 늘어버렸다. 발전해복투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하려했더니, 조직 확대의 공로가 크다며 사퇴할 자격이 없다고 하더라(웃음).
올해는 단위 노조와 연맹, 총연맹에서 해고자투쟁을 적극 받아 안아 투쟁을 가열 차게 전개하고 지원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국의 해고자 숫자를 원직복직을 통해 대폭 축소하고 싶고, 노동자들이 현장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2007년이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현장노동자>에게는 이런 기회를 빌어 그 동안 해고자 원직복직투쟁에 모범적으로 연대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07년에도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 부릅뜬 눈이 <현장노동자>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

정리: 이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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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투 , 이호동 , 한국노총 점거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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