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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악법 철폐투쟁을 힘차게 결의하자!

06년 하반기 우리는 비정규 악법과 노사관계 로드맵 국회통과를 막아내지 못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패배를 ‘선언’하는 참담한 수모를 맛봐야 했다. 그 수모는 이제 곧 노동자들을 아비규환의 참극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이미 정부와 자본은 노동자들을 벼랑 아래로 몰아넣으려고 발톱을 세우고 있다.

죽이려고 덤벼드는 정부와 자본

정부는 지난 4월 20일, 작년에 통과시킨 비정규 악법을 시행할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안)은 정부가 비정규 보호법이라고 말한 것이 거짓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양산하고, 자본의 천국을 만들겠다는 포고령에 다름 아니다. 기간제법의 예외조항을 두어 자본가들이 2년 안에 해고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조차도 안 해도 되게 해주었다. 그 직종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언제든 해고되든지 아니면 평생을 비정규직노동자로 살다가 죽든지 하라는 얘기다.

비정규직노동자, 아이도 낳지 마라!

게다가 육아휴직 기간, 군 입대, 예비군 훈련 등 국가에서 필요로 동원하는 기간, 업무수행 중 부상이나 질병으로 요양하는 기간 등은 사용기간에서 빠진다.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린가? 기간제 노동자들은 산재를 당해도 보호받을 수 없고, 국가에서 동원하는 군입대, 예비군 훈련에서 제외해 준다는 말인가? 육아휴직도 하지 말란 소린가? 저출산을 걱정하면서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자본의 이윤 확대를 위해서다. 자본의 이윤 증식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차별하겠다는 것인가?

어디 이 뿐인가? 파견직종은 187개로 늘었다. 전문 직종을 한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대고 있지만 정부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결과에도 실제 자본가들은 인력관리 원활화(32.7%), 비용절감(32.4%)을 위해서 파견노동자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정작 전문인력 사용은 8.3%일 뿐이다. 경총은 비정규직을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지침을 만들어서 지탄을 받은 바도 있었다. 이처럼 기간제든, 파견제든 모든 것이 노동자들을 쥐어짜기 위한 수단이고, 이런 막가파식 방식이라면 기간제의 무제한적 급증, 파견업종의 확대는 불을 보듯 훤하다.

파업하면 필수업무, 이윤을 위해선 외주화

노동부는 노사관계 로드맵 통과에 따른 시행령 마련을 위해 각 사업장에 필수업무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각 회사의 의견서를 보면 가관이다. 모든 회사가 대부분의 업무를 필수업무로 규정했고, 필수 인원도 50% 이상이라고 답했다.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은 파업 시 정상운행을 위해서 90%, 대한항공은 전체 인원의 71%를 필수인원이라고 답했다. 병원협회는 경비업무까지도 50% 이상이 필수업무라고 밝혔다. 철도의 경우도 대부분의 업무가 24시간 유지해야 하는 업무라고 밝혔고, 한전과 발전 5사 역시 마찬가지다. 차라리 공공부문 사업장은 아예 파업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해라!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필수업무라며 파업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해당 업무를 외주화로, 그들이 말하는 필수업무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이다. 이윤을 위해서는 하찮은 도구이고, 투쟁하려 하면 중요한 업무를 담보로, 국민을 볼모로 투쟁하지 말라고 한다. 그야말로 앉아서 죽으라는 소리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민주노총

민주노총 중집은 시행령 논의에 참여하는 결정을 했다. 당장 노사정 논의틀은 아니라 하지만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자본, 공공기관들이 한통속이 되어 노동자들을 죽이려 달려들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위원장은 “파업을 위한 파업은 하지 않겠다”며 언론의 사진빨이나 받고 있으니 시행령 논의 참여 결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총을 만난 자리에서는 비정규직이 ‘필요악’이라는 망언까지 했다. 필요악이라면 비정규직을 인정한다는 소린가? 민주노조의 수장이 자본가들 만나서 이렇게 말하고 다녀도 되는 것인가? 이제 며칠 후면 전 세계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투쟁을 기념하고 결의하는 노동절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절 집회를 통해서 정부과 자본에 맞서 비정규 악법, 노사관계 로드맵 무효와 폐기를 선언하고, 현장을 투쟁으로 조직하겠다는 결의를 해야 할 판인데 말이다.

투쟁을 결의하자! 현장을 조직하자!

이제 시행령이 입법예고 되었다. 7월이면 대량 해고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명이 들릴지, 아니면 악법에 맞서 비정규 노동자들의 힘찬 투쟁의 함성이 들릴지는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안타깝게도 투쟁의 목소리보다는 타협의 목소리가,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하지만 늦었다고 손놓고 있을 순 없다. 자본과 정권이 착취와 탄압의 발톱을 보인 이상 더 잴 것도 없다.

설마라는 생각이 작년 패배를 가져왔다는 점을 상기하자! 민주노총과 각 산별(연맹) 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 악법, 노사관계 로드맵 폐기투쟁을 결의하자! 조직된 정규직 ․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모두 나서자!

동지들! 작년 패배를 반드시 자본과 정권에게 되갚아주자!

박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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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로드맵 , 비정규직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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