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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총파업] 현장에서부터 총파업을 조직하자

한미FTA 체결 무효화 총파업투쟁을 결정한 대의원 대회에 다르게 구체적인 총파업전술을 결정하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한미 FTA 체결 무효화 총파업투쟁 전술을 둘러싼 지도부 내부의 이견 때문이다.

한미FTA 체결 무효화와 중앙교섭 쟁취 투쟁

총파업을 조직할 지부장 일부에서 한미FTA체결 무효화 정치투쟁으론 총파업을 이끌어내기 어렵거나 투쟁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제기가 올라왔다. 지부 -- 기업지부든 지역지부든 상관없이 -- 의 투쟁동력이 취약한 지부장들 중심으로 제기했다. 따라서 문제제기한 지부장들은 총파업투쟁동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앙교섭 쟁취투쟁과 연계할 것을 요구했다. 반대로 한미FTA체결 무효화 ‘정치’총파업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부장들은 요구안을 확장하는 것에 반대했다. 요구안 확장이 ‘정치’총파업의 성격을 불분명하게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론 한미FTA 무효화 총파업과 중앙교섭 쟁취투쟁을 결합시킨다면 6월말 총파업투쟁 이후 대기업의 중앙교섭 불참에 대한 총파업투쟁을 돌입해야 하는데 가능하냐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중앙교섭 쟁취 총파업투쟁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교섭에 불참하는 대기업과 완성차 4사에 대한 직접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 투쟁계획이 없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정치’총파업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이 결합될 때 투쟁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역사적 검증을 이해 못한 측면이 있다. 이는 정치투쟁으로 직접 인입할 수 없는 노동자층을 경제투쟁을 통해 인입하고 투쟁과정에서 정치투쟁으로 급속히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역으로 정치투쟁의 성공은 폭발적인 경제투쟁의 자양분이 된다. 그런 점에서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결합은 대중투쟁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호연결된 불가분의 관계다.

반대로 자본은 정치투쟁을 역이용하기도 한다. 옛 혁명가의 지적처럼 자본은 사민주의조차 활용하지만 자신들의 이윤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투쟁에 대해선 용납하지 못하고 본색을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비정규악법 철폐와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슬로건에 넣는 것이 투쟁동력을 극대화하는 데 더 나은 방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6월말 총파업 이후 계획이 없다는 지적은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예상대로 움직이는 자본

중집 전에 있었던 1차 중앙교섭에 완성사 4사와 두산중공업, 삼호중공업, 효성, 대림, S&T 등 대기업 자본은 불참했다. 불참 사유 역시 비슷했다. “산별교섭이 매우 부담스럽고 사업장에서 원만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기아자동차 회사). “산별교섭하면 개별 회사에 이득이 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대림자동차 회사). “임금격차나 근로조건의 격차들이 있는데 이런 문제를 안고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두산중공업 회사)

금속노조 출범 이후부터 중앙교섭에 참가하지 않았던 대기업들과 처음으로 중앙교섭을 맞는 완성차 4사는 산별중앙교섭에 대한 자신들의 불참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대표로 금속중앙교섭에 참가하고 있던 손춘식 대표가 “4년동안 산별교섭에 대한 장점보다 교섭비용도 더 들고, 3중 교섭을 통해 상당히 마이너스 부분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던 점이다. 4만 중 2만을 대표했던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기존의 중앙교섭에 불참한 대기업과 완성차 4사를 핑계로 산별노조에 대항하려는 의도까지 내비치는 것이다. 금속노조가 불참사업장과 완성차 4사에 본때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제껏 유지해왔던 산별교섭조차 물거품으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산별중앙교섭을 위한 금속노조의 노력이 눈물겹다. 정갑득 위원장의 노동부 장관 면담과 재벌 임원 미팅을 통해 ‘산별교섭의 장점’을 설명하고 설득한 모든 노력이 허사임이 드러났다. 지부별로 진행한 불참사업장 사측 임원 미팅도 마찬가지로 귀결되었다. 산별노조를 인정받는 산별중앙교섭의 성사는 더 이상 상층 중심의 면담으로 해결할 수 없음이 판명되었다. 아무리 노사정위원회 할아비라도 대자본의 요구대로 산별노조가 대폭적인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산별중앙교섭을 대기업에게 강제할 수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사활을 건 투쟁뿐이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중앙교섭 타결 없이 임단협 타결 없다’는 기조로 중앙교섭을 최우선에 배치하고 지부집단교섭과 지회보충교섭을 진행해왔다. 중앙교섭 타결을 위해 2003년에는 9일간 파업을 벌였고 2004년에는 6일, 2005년에는 6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2006년에는 8일간의 파업을 벌였다. 2007년 불참 대기업과 완성차 4사를 중앙교섭에 참석하게 하기 위해선 수십 일간의 파업도 불사해야만 한다.

지도부의 새로운 딜레마

앞서 지적했듯이 한미FTA체결 무효화 총파업과 중앙교섭 쟁취투쟁을 결합시키자마자 총파업 이후 상황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봉착했다. 모든 고민은 순식간에 중앙교섭에 불참한 대자본에 대한 응징을 어떻게 할 것인가, 7월부터 본격화하는 금속산별 중앙교섭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이전되었다. 한미FTA체결 무효화 투쟁을 어떻게 지속할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문제제기 되지 않는 이상 한미FTA체결 무효화투쟁은 잊혀진 옛 가락처럼 묻혀질 것이다.

어쨌든 정부, 자본, 언론, 산별노조 할 것 없이 07년 산별중앙교섭에 대기업이 참여할 것인가가 최대 쟁점임은 분명하다. 지역지부는 악질적인 불참사업장에 대한 타격투쟁을 제출했지만 완성차 4사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현자 정문에서 금속확대간부 몇 천 명이 집회한다고 중앙교섭에 참가할 현자자본이 아니다. 이는 다른 기업지부장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다”라는 정갑득 위원장의 발언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기업지부의 대자본을 어지간한 투쟁으로 교섭석상에 나오게 할 수 없다. 오직 자본의 이윤을 침해하는 장기간의 파업 없이는 대자본을 교섭석상으로 불러들일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지도부는 딜레마에 빠진다.

첫 번째 딜레마는 완성차 4사가 전면파업을 할 요구안이 없다는 점이다. 중앙교섭 성사를 위한 전면파업은 가능하겠지만 얼마나 사활을 걸고 투쟁할지 미지수이다. 지부 조합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요구안이 없는 이상 예상된 일이었다. 금속노조 중앙교섭요구안의 취약성은 <현장노동자> 이전 호에서 여러 번 지적했다.

두 번째 딜레마는 여지껏 중앙교섭에 불참한 삼호중공업, 두산중공업, S&T 등 대기업 사업장의 파업파괴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금속노조의 전면파업 지침이 수행된다 한들 전공장을 멈춰 자본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의 현장조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로 인해 대기업이 금속노조 중앙교섭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 점이 금속노조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난제이다.

특단의 조치

금속노조가 빠져 있는 딜레마를 풀기 위해선 특단이 조치가 필요하다. 자본의 요구를 수용하든가, 아니면 제대로 된 총파업을 조직하든가 둘 중에 하나다. 그러나 제대로 된 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해선 현장투쟁동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중집은 다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부집단교섭, 지회 보충교섭을 앞당겨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집단교섭과 보충교섭을 앞당긴다고 해서 불참사업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과 다른 투쟁전술이 배치되어야 한다.

그나마 지역지부는 불참사업장 타격투쟁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타격투쟁의 수위가 공장 앞 집회투쟁이나 선전전, 좀 더 나아가 공장안 집회투쟁으로 잡고 있다. 앞서 정갑득 위원장의 발언처럼 수천이 모여 집회해도 꿈적도 하지 않을 대자본에게 수위가 더 낮은 투쟁전술 배치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거 현대중공업의 무너진 조직력을 복원하기 위해 울산지역 파업대오를 이끌고 중공업으로 들어가 현장을 세우는 방안을 고민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전술이 필요하다. 무너진 지부, 지회의 현장조직력을 복원시키기 위한 금속노조의 일상 사업 말고 파업 시기에 할 수 있는 특단의 전술이 배치되어야 한다. 이런 특단의 조치 없이는 불참사업장을 교섭석상으로 끌어올 수 없다.

대자본에 맞서는 특단의 투쟁전술은 선봉대를 필요로 한다. 현장활동가들은 지역파업선봉대로 집결해 지역파업의 불을 지펴야 한다. 선봉대는 지회, 지역파업을 조직하고 전국을 불태울 총파업을 사수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의원대회에 장투사업장 문제해결을 줄기차게 주장했던 현장활동가들은 2시간, 2시간, 2시간파업에 반대할 것이다. 2시간 파업으론 장투사업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총파업투쟁 기간 장투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활동가들의 투쟁방안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장투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한 1박 2일 노숙투쟁으론 장투사업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5일간의 총파업 기간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시간 파업 때 조합원들을 조직할 수 있는 방안 만들기부터 4시간, 6시간 총파업을 집회 중심의 알리기 투쟁이 아니라 장투사업장 문제해결, 중앙교섭 성사를 위한 투쟁배치를 할 수 있도록 압박을 행사하는 것까지 다양할 것이다. 보여주기식 투쟁이 아닌 실천투쟁을 만들기 위한 현장활동가들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원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