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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비정규직, 무기계약근로 반대 투쟁의 선봉에 서다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인가? 무기계약근로가 현장에 파고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7월 1일부터 시행될 비정규직법의 차별시정 조항과 고용의무 조항을 피해가기 위해 준비된 수단이 바로 무기계약근로이기 때문이다. 무기계약근로자는 또 다른 이름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직군/직무 분리로 인해 저임금이 정당화되고, 경영상의 이유로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 철도공사가 개정하려 하는 계약직 운영지침에서도 무기계약근로자는 기간제 계약직과 고용 형태만 다른 계약직으로 명시돼 있다.

더욱이 무기계약근로는 정규직과의 차별을 합리적인 차별로 만들어버린다. 무기근로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은 자신의 업무 능력이 정규직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며 따라서 차별도 정당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행위다. 무기계약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쟁취의 꿈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에 족쇄를 채우는 무시무시한 제도다.

철도노동자들이 먼저 나섰다

이러한 무기계약근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철도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6월 22-23일 연차를 내고 대전에 한데 모여 1박 2일의 투쟁에 돌입한다. 무기계약근로를 절대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준비한 투쟁이다. 전체 직고용 비정규직이 동참하지는 못하겠지만, 사실상 파업이다. 정규직 조합원들은 대체근무를 거부하는 것으로 투쟁에 동참할 것이다.

철도 직고용 비정규직은 무기계약근로가 고용안정은커녕 고용불안을 불러오리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 무기계약근로는 차별을 고착화한다는 점에서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업무 분리에 있다. 철도공사의 구조조정 일정표상의 제1과제는 직무 세분화다. 철도공사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업무 구분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비정규직 담당 업무를 정규직의 보조적인 업무로 한정해 분리해 낸 다음 비정규직 업무 자체를 단계적으로 외부 위탁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철도의 대다수 직고용 비정규직은 현재보다도 더욱 열악한 외주 위탁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연차투쟁을 결의하다

연차투쟁을 결의한 철도 직고용 비정규직들은 차별을 인정하고 외주화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무기계약근로자가 되기보다 기간제 근로자로 남는 편을 택했다. 당당한 비정규직으로 남아 임금과 노동조건 등 모든 차별을 철폐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온전한 정규직 쟁취의 한길을 가겠다는 결심이다.

직고용 비정규직 조합원 수 천여 명.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조직률이지만 무기계약근로 수용이 정규직화를 영구히 가로막는 장벽이 되리라는 사실은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투쟁의 길은 험난할 것이다. 연차투쟁을 방해하려는 관리자들의 음모도 발견되고 있다. 연차 승인이 나지 않으면 무단결근 처리를 감수하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무기계약근로를 도입 단계에서 막지 못하면 정규직 쟁취를 향한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리라는 것도 분명하다.

정규직 조합원들, 비정규직 연차투쟁을 지지, 엄호하자!

정규직 쟁취 투쟁의 주체들이 결의되고 준비된 지금, 승리 여부는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넘어갔다. 지난 5월 철도공사의 구조조정 시도에 맞서 철도 현장을 뜨겁게 달궜던 현장투쟁을 다시 한 번 조직해 비정규직들의 연차투쟁을 지지, 엄호해 낼 수 있다면, 온전한 정규직 쟁취라는 목표는 한 발짝 더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철도노조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