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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이닉스 직권조인 폐기를 위한 긴급대책회의

금속노조 항의농성 현중사내하청 조성웅 지회장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는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비정규 장기투쟁 사업장 투쟁의 불씨를 꺼뜨려서 산업적 평화와 산별교섭 확보를 구현하려는 정부와 자본 그리고 정갑득 집행부의 공동 이해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편집자] 하이닉스 직권조인에 항의하여 농성을 시작한 지 50일이 넘었다. 여러 차례 중집에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책회의에서 요구한 5가지 요구는 정갑득 집행부에게 수용되지 않았다. 현중 사내하청 지회 일정으로 일단 울산으로 복귀한 조성웅 지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권순만 GM대우 창원 비정규직 지회장은 금속노조에서 농성을 유지하고 있다.

▶ 농성을 시작한 배경과 경과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4월26 새벽녘, 금속노조 임시대대에서 계급적 투쟁 의제들이 부결된 직후 휴식시간에 우연찮게 금속노조 조직실장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남택규 수석이 막판 교섭을 하고 있다.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26일 저녁 그 “좋은 소식”은 위로금으로 하이닉스 문제가 정리되었다는 “배신행위”였다. 이미 기아비정규직지회,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 현중사내하청지회는 25일 임시대대장에 뿌려진 유인물을 통해 정갑득 집행부의 노사협조주의, 사회적 합의주의 산업정책들에 대한 폭로와 비판을 조직했지만 정갑득 집행부는 “넌 짖어라! 난 간다”는 식으로 돈으로 원직복직과 민주노조 깃발을 내리게 하는 합의서에 직권조인 한 것이다.

소식을 처음 접하고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이미 판 끝난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9일 금속비정규직대표자회의와 금속노조 담당 임원들과의 간담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서울로 올라갔다. 하지만 비정규직대표자회의는 참여 저조로 구성되지 못했고 임원들과의 간담회도 무산되었다. 권순만 동지와 함께 농성을 결의하고 30일 남택규 수석부위원장과의 간담회 직후 농성을 시작했다. 이것이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를 위한 투쟁의 시작이었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를 위한 항의농성은 “돈이냐 깃발이냐”, 즉 금속노조 관료제에 대한 “작지만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폭로를 확대하고 문제의식을 확산시키는 것, 이에 동의하는 동지들과의 작지만 소중한 공동의 실천을 조직화하는 것,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의 파괴적인 영향을 차단하고 비정규 장기투쟁 사업장의 현장 투쟁을 재조직화 하는 기초를 놓는 것, 이것이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투쟁의 목표였다.

▶ 여러 차례 중앙집행위에서 논쟁이 벌어졌고, 중집은 합의서를 ‘불승인’했다. 불승인의 의미가 원직복직과 민주노조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인데 실제로 이후 대책 방향은 그렇게 나가지 않고 있다. 쟁점이 무엇인가?

정갑득 집행부는 오류를 극복하고 투쟁을 재조직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5월15일 중집위의 형식적인 불승인을 통해 “모든 문제가 종료되었다.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선언하고 있다. 정갑득 집행부는 5월3일 서울지역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이 눈물로 호소했던 “총회 중단, 하이닉스 투쟁 재조직” 요구를 묵살했다. 5월15일 불승인 이후에 금속노조의 방침으로 환불조치와 투쟁 재조직을 하지 않고 방치했다. 직권조인 합의서에 반대하고 투쟁을 조직하고자 했던 소수의 하이닉스 동지들의 투쟁의지조차 파괴했다.

5월15일 금속노조 중집위에서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는 불승인되었지만 여전히 비정규 장투사업장 방침으로 “위로금과 사회적 일자리 방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것은 정갑득 집행부의 노사협조주의적 산업정책들의 연장이다. 즉 구조조정과 배치전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양보해주고 해고되었을 경우 “고용안정기금”을 통해서 해고 기간의 생계를 유지하고, “산별고용지원센터”를 통해서 재취업 등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사회적 일자리(비정규직 일자리 및 소사장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는 반복적으로 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를 통해 폭로되고 명확해지고 있는 노사협조주의, 사회적 합의주의가 핵심적인 쟁점인 것이다. 즉 돈이냐 깃발이냐는 질문은 노동해방주의 VS 노사협조주의의 화해할 수 없는 노선투쟁인 것이다.

▶ 조합원 서명운동이 그리 힘 있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관심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농성과 대책회의를 꾸리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5월10일 중집위에서 모든 논쟁을 일거에 진압했던 “기조 변화” 문제는 5월 17일 현장조합원들의 입을 통해서 등장했다. 5월15일 정갑득 위원장의 입을 통해 선언되었던 “6월 총파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논리는 정확하게 1주일 뒤에 현장조합원의 입을 통해서 반복되었다. 정갑득 집행부는 노조의 공식 유인물, 자 정파 유인물과 조직 라인을 통해서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는 정갑득 집행부의 일사불란한 대응에 비해 대단히 속도가 느리게 움직였다. 이것은 긴급 대책회의에 참여한 조직들의 현장 투쟁력의 정확한 현재 조건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느리지만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공동실천을 조직한 것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한다. 소리 소문 없이 묻혀 버렸을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문제를 중집위와 지역지부 운영위 내에서 쟁점화하고 요구안들이 정식화되었다. 5월15일 중집위에서 ‘형식적인 불승인이 결정’되고 긴급 대책회의의 이름으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에서 2차례의 전국유인물과 자체 현장 선전이 이뤄졌으며 돈으로 민주노조 깃발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6,632명의 현장 대중행동을 조직했던 것이다. 하지만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의 활동의 결과들은 금속노조 관료제에 맞선 현장 투사들의 정치적 통일성과 조직적 응집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대책회의로는 해결되지 않는 독립적인 정치적 질서를 형성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중앙교섭이 진행 중에 있다. 조합원들의 관심이 임단투에 있을 텐데, 대책회의 향후 일정과 <현장노동자> 독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5가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

많은 동지들이 “이미 상황이 종료된 것” 아니냐고 묻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정갑득 집행부의 입장이기도 하고 경험 있는 활동가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론”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든 투쟁은 이 평론을 딛고 일어서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론이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에 화답해야 하는 것이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는 비정규 장투 사업장에 국한되어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 시기 위로부터 강제되는 1사1조직 원칙과 한미FTA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의 성격과 전술 문제에 이르기까지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문제이다. 노사협조주의와 노동해방주의가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완성되고 있는 금속노조 관료제는 하루아침에 파괴되지 않는다. 현장으로부터의 새로운 계급투쟁의 물결을 조직하고 이 투쟁의 선두에 노동해방주의자들이 서고 투쟁 지도력을 검증받았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투쟁은 이를 위한 투쟁의 첫 신호탄이자 작은 출발이다. 6월 총파업 국면 속에서 대책회의의 활동이 정체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책회의의 역할은 남아 있다.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들은 현 시기 계급투쟁이 발생하고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전쟁터이다. 이 투쟁을 유지하고 작은 힘을 보태고 확대하는 것, 금속노조 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선전과 선동,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 활동들이 대책회의가 해야 하는 핵심적인 역할이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는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비정규 장기투쟁 사업장 투쟁의 불씨를 꺼뜨려서 산업적 평화와 산별교섭 확보를 구현하려는 정부와 자본 그리고 정갑득 집행부의 공동 이해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5월15일 금속노조 중집위 불승인 결정이 났지만 여전히 정갑득 집행부는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과 관련해서 본조 책임을 회피하고 지역지부로 떠넘기고 있다(지부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면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부와 자본과의 “교섭력을 높이는 것”을 자신의 계획으로 제출하고 있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의 치명적인 오류를 반복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하이닉스 직권조인 합의서 폐기의 완전한 의미는 바로 비정규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한 금속노조 주관의 총파업을 조직하는 일이다. 결과와는 무관하게 대책회의는 아래로부터의 계급투쟁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진지로서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한 금속노조 총파업을 선전하고 선동하며 조직해야 한다. 이러한 긴급 대책회의의 공동실천이 책임자들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투쟁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길을 여는 현장의 힘이다.

긴급 대책회의는 7월 2일 중앙위가 개최되기 전에 전체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이후 투쟁방향과 대책회의 진로”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투쟁의 “끈질김과 집중”이 요구되고 있는 시기이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묻고 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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