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42호]왜 지금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인가?

2월 5일, 4차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 열려

“자본주의의 탐욕이 용산참사의 진짜 주범이다”

2월 5일, 서울 시청역 대한문 앞에서 제 4차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을 진행했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바삐 걸어가는 직장인들과 덕수궁을 찾아와 한가로이 걷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대한문 앞에서, 해방연대 회원들은 “자본주의의 탐욕이 용산참사의 진짜 주범이다”라고 쓰인 기다란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2인, 3인씩 짝을 이루어 실천의 날을 기하여 발행한 해방42호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배포했다.

마침 퇴근시간 때라서 여러 무가지들이 넘쳐났다. 어떤 사람들은 해방지도 무가지들 중 하나인 줄 알고 받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손에 들고 있는 무가지를 흔들며 받지 않고는 했다. 그중에는 ‘사회주의 정치신문’과 ‘용산참사’라는 말이 큼지막하게 찍힌 해방지를 보고 관심있게 받아가는 사람도, 목을 살짝 숙이며 인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해방지 배포와 동시에 집회를 벌여, 용산참사를 낳은 자본주의의 탐욕을 폭로하고 촛불추모제 참여를 촉구하고자 했다. 그런데 준비해간 앰프가 말썽을 일으켰다. 결국 앰프를 쓰지 못 하고 해방연대 회원들은 해방지를 배포하며 대신 저마다 육성으로 선동했다.

바삐 움직이다 보니 곧 밤이 내리기 시작했다. 해방연대 회원들은 선전전을 멈추고 이어서 저녁7시 촛불추모제에 참석하러 청계광장으로 걸어갔다.

비록 애초 계획했던 모습으로 실천의 날을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회원들 각자가 저마다의 생업과 활동을 위한 시간을 쪼개 실천의 날을 이어가고 지난 1월 23일 용산참사 귀향선전전에 이어 조직적 실천을 했다는 데서, 작은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사회주의 실천

제4차에 이르기까지 실천의 날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 실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책상 앞에서, 끼리끼리 모인 곳에서 또는 사이버상에서 사회주의자 노릇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진정한 문제는 머릿속에서의 사회주의를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동의하지 않는 이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인정하듯이 결국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사회주의활동은 지나치게 부족하다. 사회주의자라면 누구나 사회주의활동이 지금 당장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말하고들 있는데도 말이다.

사회주의운동의 수준은 좀처럼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운동의 수준은 사회주의를 학습하고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선전하고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결의 정도에 계속 머물러있다. 그나마 이 정도도 이제는 소수의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 대해 해방연대의 「사회주의정당 건설계획」은 다음같이 표현하고 있다.

“현재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위한 주체적 역량은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우선 질적인 면에서 취약하다. 사회주의노동운동으로의 전환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을 뿐이고 스스로 사회주의세력임을 자부하는 세력들 사이에서조차 아직 이 전환을 시작하지 않고 있는 그룹들이 존재한다. 양적인 면에서도 사회주의세력은 매우 취약하다.”

이처럼 주체적 역량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조건에서 사회주의정당은 사회주의역량의 질과 양 모두에서의 철저한 강화에 의해서만 건설될 수 있다. 또한 사회주의역량 강화로의 돌파구는 노동자와 활동가들이 사회주의활동을 경험하며 사회주의활동가로 설 수 있게 할 공동활동 공간의 형성에 의해서만 열릴 수 있다(「사회주의정당 건설계획」 참고).

따라서 해방연대는 당건설운동의 물꼬를 트기 위해 공동활동의 공간을 선도적으로 형성해내고자 하고, 이에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을 정해 힘을 집중하고 있다.

실천의 날은 자본주의 모순이 집약되어 드러나는 곳에서 사회주의적 요구를 선전하고 투쟁전선을 조직하려는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에 동의하는 모든 개인, 조직이 참여할 수 있다.

머릿속에서만의 사회주의는 이제 STOP!

지금 실천의 날이 4차에까지 이르렀는데, 앞서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확인한 것은 사회주의 활동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회쟁점과 이슈에 대해서 추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리고 대중의 의식수준을 고려해 사회주의적인 요구를 제시하는 것. 이에 동의하는 활동가들을 조직해내는 것. 사회주의적 요구를 현장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 내용이 보다 강렬하게 전달되도록 적절한 방법과 형식을 찾는 것. 계획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사회주의적 투쟁전선의 형성으로 확대·발전시켜가려는 고민 등.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풀어내며 미답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했고, 게다가 아직은 해방연대만의 독자활동에 머물러 있고 그동안의 사회주의활동의 과소를 반영하는 대중들의 뜨악한 반응들은 일을 더 어렵게 했다.

그런데 그래서 더 사회주의 실천에 대한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실천의 날의 경험을 통해 「사회주의정당 건설계획」의 문제의식을 더 잘 인식하고, 실제로 사회주의 활동을 꾸준히 해내는 것만이 문제를 푸는 유일한 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사회주의활동을 본격화하자! 사회주의자들끼리 지지고 볶고 앉아 있어봐야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자기 머릿속에서만 사회주의를 외치면 결국은 조합주의·경험주의의 올가미에 걸려 앞으로 전혀 나아가지 못하게 될 뿐이다.

머릿속에서만의 사회주의는 집어던져라! 이제는 사회주의에 손과 발을 달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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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연대 , 사회주의 , 사회주의정치실천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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