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50호/릴레이인터뷰(1)] 민주노조운동, 과연 그 미래는 있는가

- [인터뷰] 이태하 해방연대(준) 대표 -

[민주노조운동이 이제 위기 논쟁을 지나 이제 과연 그 미래는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방향을 잡지못하고 있다.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지도부 총사퇴를 몇 번이나 겪으면서 민주노조운동 혁신의 기회가 있었지만, 혁신은 지체되었고 위기는 만성화되었다. 특히 지난해 직선제가 유보되면서 민주노총 임원 선거 자체가 상층 관료들만의 권력배분의 장으로 전락해버리면서, 선거 시기 혁신이라는 단어 역시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는 만들어나가는 자의 것이기에, 관성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방법을 구하는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기관지위원회에서는 ‘민주노조운동, 과연 그 미래는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민주노조운동 위기의 실체와 그 원인, 해결 방법에 대해서 민주노조운동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심도있는 릴레이인터뷰를 기획했다.

첫 번째 릴레이인터뷰는 작년 11월20일(금) “민주노조운동, 과연 미래는 있는가” 라는 토론회를 개최한 해방연대(준) 이태하 대표를 선정했다.]



Q1. ‘민주노조운동, 과연 미래는 있는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목적이 무엇인가? 민주노조운동 내 사회주의 분파 형성인가?

기존에는 전투적 조합주의에 대한 태도 여하에 따라서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로 갈렸다. 하지만 이제 그런 흐름 자체는 구시대적이고, 운동적으로는 무의미하다. 앞으로 반자본주의 투쟁방향에 입각한 노동운동 흐름이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고 그에 따라 민주노조운동 내 사회주의노동운동 흐름이 한 부분으로 등장해야한다. 그것이 해방연대(준)이 말하는 민주노조운동 내 사회주의 분파 형성이다. 해방연대(준) 역시 그러한 현재의 과제에 부합하여 분투할 생각이다.

토론회를 하게 된 것은 민주노조운동이 위기이다 이건 다 알지만, 위기의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토론자로 주로 현장활동을 하는 동지들을 섭외해서, 어느 정도 위기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대응책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보았다.

몇 차례의 토론회를 더 거쳤으면 한다. 그런 과정이 진행되면 구체적으로 민주노조운동 내 사회주의노동운동의 흐름, 분파 문제가 좀 더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는가. 토론회를 하면서 일단 소감은 위기진단 자체도 조합주의에 갇혀 있지 않은가, 보다 큰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추후 연속적으로 토론회를 기획해서 논의를 좀 더 확대시켜나갈 생각이다.


Q2. 토론회에서 위기의 원인 자체에 대한 진단이 나름 건강한 노동운동가들 사이에서도 공통된 것도 있지만, 동의되지 않거나 강조점이 다른 것도 있다. 관료주의 문제나 무늬만 산별 또는 지역연대약화는 공통된 반면 반자본주의 투쟁 강화, 사회주의 노동운동으로의 발전 등에 대해서는 고민이 공유되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판단하는가?

우리가 잃어버린 게 있다. 과거에 전노협 하면 평등과 연대였다. 그런데 평등과 연대라는 것이 반자본주의, 사회주의적 가치 아닌가. 산별도 시작할 때는 산별정신이란 게 조합주의 극복이었고, 노동자 정치세력화 역시 조합주의 극복이었다. 정치투쟁을 해서 정치의식을 갖게 하고, 온전한 산별형태로 노동자 계급이 연대성을 갖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안 되었고 실패를 한 것인데, 결국 최초 문제의식이었던, 노동자들이 정치의식을 어떻게 하면 더 갖고 어떻게 하면 높은 연대성을 갖는 집단이 되도록 하려는 것인데, 지금 그걸 어떻게 할 거냐이다. 그렇게 접근했을 때 기치는 바로 반자본주의 아닌가.

물론 노동자들에게 큰 정세가 유리하지만은 않은 게, 소련이 무너진 이후로 사회주의운동은 기존의 이론이나 투쟁경험이 다 유실되어버렸다. 그리고 관료주의나 귀족노조의 토대가 구축되고 있다.

해방연대(준) 같은 경우는 운동의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의식적으로 부여잡고 해온 것이고, 그러면 문제는 지금까지 10여년 넘게 경제투쟁에, 실리주의에 매몰되어있었던 세력들이다. 어떤 때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나갈 수 있겠느냐. 그 시점은 못 살겠다 갈아엎자 정도로 경제적인 기반이 붕괴되고, 예를 들어 고용불안이라든가 부동산이 붕괴되고 국민연금마저도 노령화로 붕괴될 정도로 치닫게 되고, 그런 상황들이 전개되었을 때, 각성하지 않을까.


Q3. 현장활동가들한테 투쟁방향으로서 반자본주의 기치를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 것인가?

나는 공공부문이니까, 자본주의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는 핵심적인 투쟁을 전개하면서, 예를 들어서 복지국가 해체하는 것과 관련해서 국민연금이라든가, 영리병원 등 이와 관련된 투쟁을 하게 되면, 자본가와 노동자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게 현실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러한 투쟁 과정에서 이해를 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냐 소유의 사회화와 노동자 통제냐가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반자본주의 투쟁 방향으로 공공부문 투쟁을 조직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반자본주의에 대한 의식을 싹 띄울 수 있다. 그밖에 사회주의 학습을 한다거나 정치학습을 한다거나 토론회를 연속적으로 한다든지 하면서, 그 싹들을 키워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낙관적으로 본다.


Q4. 토론회 발제문 중에 공장위원회가 있다. 혁명기가 아닌 상황에서 또 복수의 민주노조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장위원회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은 87년 때처럼 노조가 없어서 노동자 투쟁이 분출할 때 투쟁위원회 같은 경우, 또 하나는 지금 한국 상황에서 보면, 완전히 어용노조로 가서 노동조합 자체가 노동자들의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형태가 안 될 때, 그랬을 때 노동조합을 대신해서 전체 공장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동자 조직 등등이 있다.

예를 들어서 케이티의 경우, 사측은 수익성 떨어지는 사업을 분사화해서 전출을 보내려고 하는데, 노동조합이 오히려 구조조정 하자고 해서, 손쉽게 6천명 가까이 대대적인으로 정리해고를 하게 되었다. 구조조정을 획책하는 이런 노조에서는 공장위원회가 발생할 수 있다.

위기에 처하니까 쌍용차라던가 조선업종이 그럴 수 있는데, 자본가들이 자기가 알아서 산업 이전을 하더라. 그런 자본의 위기 때 이 사회에 유익한 생산과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노동자 민중의 통제 방식으로, 노동자 민중이 선택할 수 있는 게 공장위원회 형태라고 본다.

쌍용차 때에는 쌍용차가 망하니까, 평택 지역이라든가, 평택 지역하고 하청들 부품사가 엄청 많은데, 망하게 내비둘 거냐, 아니면 살릴 거야 할 때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그럴 때 지역적 수준의 공장위원회 투쟁을 상상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Q5. 위기의 시절 일수록 노동자 계급의 사상 투쟁이 더 중요한 게 아니냐는 판단이 든다. 자본주의가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상과 이데올로기에서 기본적으로 자본가 계급에게 밀리고 있다. 민주노조운동 활동가들이 사상투쟁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민주노조운동 위기의 근본원인은 바로 운동의 지향점을 상실한데 있다. 따라서 바닥을 치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노동해방, 즉 사회주의 이념을 다시 세우는데서 출발해야한다. 현재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노동해방이라는 목표에 입각해 의식적으로 배치되지 못하고 있다 보니, 결국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대한 대응에서 무기력하다.

그런데 변혁적 지향의 현장활동가 대다수가 조합주의적 활동에 머무는 것은 조합 활동의 관성에 의해 형성된 측면도 강하지만 사회주의 활동을 경험하고 참여할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한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 사회주의 활동을 경험하고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책으로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 형성도 있지만, 노동자정치학교 개설 등 사회주의학습지원도 있다. 노동자정치학교의 경우 해방연대(준) 부설로 올해부터 수도권 지역부터 가능한 방식으로 일단 시작한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한다. 첫 번째 강의는 1월 20일 수요일이다.


Q6. 마지막 질문이다. 민주노조운동의 미래와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동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지금 두 가지 과제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오히려 동반해서 침체되어있는 형국이다. 이번 토론회 때에는 중요한 토론 과제인 당건설이 아예 토론이 안 되었다. 그게 더 문제가 아닌가 싶다. 사회주의 정당 건설에 대해서 민주노조운동 차원에서 너무 냉소적이고 무관심한 건 아닌가?

이번 토론회 때는 주로 민주노조운동 관련 동지들과 위기의 해법을 고민하는 수준이었지, 바로 사회주의로 나간다든가, 사회주의정당 건설로 나아가는 것에는 무리가 따랐다. 앞으로 몇 번 더 토론회가 진행이 되면, 당 건설에 대해서도 토론을 해야 한다. 강령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토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