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사람이 사람에게] 노동권의 쟁취, 여전한 과제

항쟁을 진정 기념하지 못하고 6월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노동자대투쟁 20주년을 맞습니다. 6월 항쟁을 기념하는 일에는 요란하던 언론들이 노동자대투쟁 2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에는 무척이나 인색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미FTA에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파업을 매도하는데 정부와 언론, 재계가 한마음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1일을 기점으로 비정규직법이 시행에 들어갑니다. 이를 앞두고 기업들에서는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그토록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입법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읊어댔던 비정규직법은 시행에 들어가기도 전에 알량한 비정규직의 일자리마저도 빼앗는 것으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이런 기만적인 비정규직법에 맞서서 연대를 강화하고, 그를 통해 노예와 같은 삶을 거부할 수 있을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투쟁하지 않으면 노동자든 누구든 사회적 약자들은 자신들의 밥그릇마저 처참하게 빼앗길 것이라는 점입니다.


20년 전의 현대 노동자들은 직장의 민주화를 요구했습니다. 군대식 억압에 맞서서 인간으로 대우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름 지금, 노동조합 조직률은 갈수록 저조하고, 노동조합운동도 위기진단을 받아놓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 운동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너무도 오래된 얘기입니다. 군대식 억압은 사라졌을지라도 아직도 여전한 폭력과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마저도 힘든 조건들, 그리고 인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권의 쟁취를 위한 투쟁은 지금 시대에도 여전한 과제임을 현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확인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보장권’을 특집으로 잡았습니다. 분명히 인권으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시혜처럼 느껴지는 사회보장의 의미를 그 역사부터 짚어보고, 고령화사회, 다문화사회의 사회보장 문제도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비전2030’이라는 정부의 정책의 문제점을 사회보장권의 관점에서 비판해 보았고, 스웨덴으로 날아가 문화로까지 정착이 된 사회권과 사회보장의 현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슈에서는 최근 공안당국이 각종 반대시위에 대해 과도한 벌금을 매겨 운동을 탄압하는 양상을 짚었습니다. 벌금을 내지 않아서 감옥에 다녀온 장애인 활동가 이규식 씨 인터뷰도 있습니다. 人터뷰에서는 정신장애인임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김충배 씨를 만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커밍아웃을 주장합니다.


어느새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을 만들어온 지 만 2년이 지났습니다. 3년 동안 우리가 말해온 인권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우리 사회 인권담론의 형성을 위해, 그리고 보편화를 위해 <사람>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관성적으로 매월 잡지 하나씩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적으로 돌아봅니다. 하반기 동안 <사람>의 혁신을 고민하고, 그 결과로 우리 사회 유일한 인권월간지답게 보다 충실한 잡지를 만들 수 있는 기획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애정을 갖고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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