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서울 강남 ㄷ중 불법찬조금 "임원 엄마는 50만 원"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립 ㄷ중에 자녀를 보낸 적 있는 A씨(여)는 지난 6일 "내가 불법찬조금 통장을 직접 관리한 모금 총무였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 9월 학생 '왕따'사건으로 자녀를 전학 보내기 전까지 이 학교 1학년 ○반 학부모 임원이었다.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은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이날 "올해 3월 16일 학급 회장, 부회장, 부장 엄마 모임을 열고, 임원 엄마 4명은 50만 원씩, 부장 엄마 9명은 10만 원씩, 일반 학생 엄마는 5만 원씩 모두 430만 원을 수합했다"며 "이 돈으로 외부업체에 교실 페인트칠을 의뢰하고 4월에는 다른 학급과 보조를 맞춰 40만 원씩 내 수련회에 참석하는 교사의 양주와 술안주를 샀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학교가 불법 찬조금을 인지했는지에 대해 "임원 엄마 회의를 학교에서 했고, 학교 관리자가 회의장에 직접 들어오기도 했는데 학교 분들이 모를 리가 없다"면서 "우리 반 담임 교사가 반장 엄마에게 찬조금으로 환경미화를 부탁했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는 이날 1학년 ○반의 담임 이아무개 교사가 직접 사인한 인수증을 입수했다. 이 인수증에서는 'D중 1학년 ○반 반 회비 현금 139만250원'이라고 적혀 있다. 작성 날짜가 올해 9월 5일로 되어 있는 이 인수증에는 인수항목에 '현금, 거래장, 카드영수증'이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불법찬조금 집행 내역에 대한 증명서와 함께 잔금을 담임교사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수증에 이 교사의 사인을 직접 받은 B씨(A씨의 남편)는 "본관 4층에 있는 교무실에서 행정실 직원 3명도 옆자리에 근무하는 가운데 사인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이가 전학을 가 불법찬조금을 더 이상 관리할 수 없으니 담임교사가 인수해서 다른 학부모에게 건네 달라는 의미로 인수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D중은 불법찬조금 인수증의 존재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하면서도 학교 관련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 학교 김아무개 교장은 "학교에서는 학부모에게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걷지 말라고 지도했다"면서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조성한 기금이 있다는 사실도 얼마 전에 알았고, 양주를 제공했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인수증에 직접 사인한 이아무개 교사도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학부모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사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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