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과부 앞에서 시민들이 촛불 켠 사연은?

9일 민주·진보교사 복직을 위한 범시민대회 열려

"사학비리 공익제보자. 자율형사립고 양심거부자, 국가보안법 희생자 복직취소 즉각 철회하라."



"울지 않으려 했는데..." 발언 도중 눈시울을 붉힌 조연희 교사. 김혜연 기자.


지난 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육과학기술부 후문 앞에서 150여 명의 시민이 촛불을 밝혔다. 박정훈, 이형빈, 조연희 교사의 복직과 이주호 교과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대회에서다. 세 교사는 앞서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이병우) 소속 교사 10여 명과 함께 서울 신도고에서 교육과학기술부까지 도보 행진을 마치고 결의대회에 동참했다.



신도고에 발령받았던 이 교사는 “오늘 동아일보 칼럼 제목이 ‘이형빈 교사의 길’이었는데 글 마지막에 ‘이씨가 다른 곳에서라도 교육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고 말을 전하며 “그러나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복직을 통해 또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심판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사는 “신도고는 현재 혁신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참 괜찮은 학교인데 그곳에서 땀흘려 일하지 못하고 오늘 우리는 학교를 등지고 걸어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여기저기서 “힘내세요”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박 교사는 “우리는 임용취소자가 아니라 불법적으로 면직된 사람들입니다”라며 “다음 주 교육소청위원회에 정식으로 불법해고 심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일정을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는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전교조, 정치검찰규탄·곽노현·서울혁신교육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 한국복지포럼, 행복세상을여는교육연대 등 총 114개 단체가 함께 주최했다.



“부끄럽습니다”라는 말로 연대사를 하기 시작한 유기창 잠실고 교사는 “저와 달리 박정훈, 이형빈, 조연희 교사는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는 대한민국의 교사”라며 “곽노현 교육감이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을 하루만에 뒤엎은 이주호 교과부장관 그리고 이명박 정부를 우리의 힘으로 끝장내자”고 의지를 밝혔다.



도보행진 중인 이형빈. 박정훈, 조연희 교사와 전교조 서울지부 교사들. 김혜연 기자.


지난 5일 교과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부터 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전교조 서울지부의 이병우 지부장은 “우리는 끈질긴 투쟁 속에서 세 교사의 복직을 약속받고 또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잃어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생명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효순이·미선이의 한을 풀기 위한 투쟁이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교훈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다음 주에 교육소청위원회에 세 교사의 불법해고 심사를 요청할 것이며 교과부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9일 신도고에 이어 조 교사 발령교인 청담고, 박 교사 발령교인 세현고에서 시작하는 도보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결의대회에 함께 한 전교조 서울남부지회의 조휘연 대동초 교사는 “오늘 대회에서 세 분 선생님의 억울함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이명박 정부의 경쟁만능교육으로 현장 교사들 기운이 많이 빠져있지만 용기를 갖고 오늘보다 좀 더 대중적이고 큰 규모의 대회를 열어 모두가 힘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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