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장만채 전남교육감 “수능, 자격고사로 바꿔야”

이명박 정부와 교과부에 요구… 현직 교육감으로는 처음

전국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30여 일 앞두고 현직 교육감이 현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자격고사 형태로 바꾸는 등 대학입학시험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15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방안을 이명박 정부와 교과부에 요구했다. 현직 교육감이 대학입시제도와 관련해 수능의 자격고사화라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입시 둔 채 창의‧인성교육, 학교폭력 해결 논의 모순”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15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의 자격고사화를 포함해 대학입시제도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했다. 전남교육청 제공

수능의 자격고사화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능력이 되는 지만을 합격과 불합격으로 판단해 입학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교조 등 진보교육단체가 10여년 간주장해 온 것이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이 방식으로 입시를 진행하고 있다.

장만채 전남교육감은 이날 “지금 우리 초‧중등 교육을 파행시키는 가장 핵은 대학입시인 수능”이라고 규정했다.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 운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독서‧토론 교육, 아이들의 풍부한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예술 교육 등 편향적이지 않고 균형 잡힌 교육과정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이 수능점수”라는 것이 장만채 교육감의 인식이다.

장 교육감은 “최근 교과부가 체육 등 예체능 교육 활성화를 하라고 했지만 교육현장에서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창의‧인성교육을 강조하고 학교폭력 해결책을 논의하는 것은 커다란 모순”이라고 설명하며 “초‧중등교육에서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대학은 각 대학이 추구하는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도록 수능자격고사화를 포함해 대학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교육감은 “이렇게 됐을 때 초‧중등교육과정의 난이도와 학습량이 낮춰져 학생들이 지식습득을 하는 학교교육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예체능이라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고 사회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진국 많은 평가지표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

장 교육감은 수능의 자격고사화 가능성에 대해 “선진국에서 수능이 자격고사처럼 되면서 많은 평가지표들이 나와 있다. 그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남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그동안 교육감이 다양한 교육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제대로 시행될 수 없는 걸림돌로 수능이라는 대학입시가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전하며 “총선을 앞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의제를 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모두 장 교육감의 제안을 환영했다. 장관호 전교조 정책실장은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혁신과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위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입시 문제에 대해 현직 교육감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16개 시‧도교육감도 함께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이제는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입시문제를 풀어야 할 때가 왔다. 더 이상 입시로 인한 경쟁교육으로 아이들을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없다. 전남처럼 진보교육감부터 나서야 한다. 나아가 대학평준화도 함께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만채 교육감은 이와 함께 ‘농어촌교육특별법’ 제정을 공약해 줄 것을 정치권에 요청했다. 장 교육감은 “이 법은 도시와 농촌 간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농어촌지역 자녀에 대한 교육 기회의 균등을 확보하고 다양한 교육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공약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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