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먹통’ NEAT, 예비평가 보름 전인데 또 ‘에러’?

8일엔 시스템 중단, 16일엔 49%만 시험 종료시간에 완료

16일 오후 NEAT 종합상황실이 차려진 서울의 한 오피스텔 11층.

영어교육을 강조해온 현 정부가 올해 6월 정식 도입을 목표로 3년째 준비해온 NEAT(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시스템이 최근까지도 잦은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특히 NEAT 결과는 당장 올해 일부 대학의 입시 수시모집부터 반영될 예정이어서 ‘입시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6일 NEAT 가상 테스트, 9∼11개교 시험 실패

1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이 진행한 NEAT 가상 테스트에서도 당초 예정된 461개 고교 가운데 9∼11개교가 시험을 치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여 개 고교에서 학생 1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예비평가가 보름 뒤인 오는 30일쯤 잡혀있어 대형 사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 예비평가 또한 지난 달 17일 치르려고 했지만, 시스템 ‘먹통’ 현상으로 연기된 것이었다.

이날 사고에 대해 교육과정평가원 중견관리는 “학교에서 수업시간 등으로 협조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네트워크 오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NEAT에 정통한 전문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8일 시행된 NEAT 가상 테스트에서도 듣기평가 도중 1시간가량 시스템 먹통 사고가 벌어졌다고 이 전문가는 전했다. 이 전문가는 “오후 5시에 끝나야할 시험이 일부 시험장에서는 밤늦게 종료됐다”고 말했다. 시스템 멈춤 현상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공식 확인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부인도 하지 않았다.

시험 종료시간을 초과한 현상은 16일에도 벌어졌다. 이날 종료시간 5분을 넘긴 오후 5시 5분 현재 시험을 끝마친 학교는 49.24%였다. 이날 함께 치른 전국 16개 고교 450여 명의 학생 실제 테스트에서도 시험 종료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한편, 일부 학교의 경우 컴퓨터 진행이 늦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NEAT 종합상황실의 대형모니터 등을 직접 확인한 결과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해 작성한 NEAT 추진 일정 문서.

교육과정평가원장 “NEAT, 오래된 학교가 불리하다”

이 같은 상황을 지휘하던 성태제 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옆자리 직원에게 “(컴퓨터가) 오래된 학교가 불리하다. 사양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우선 돌아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크고 작은 NEAT 시스템 사고가 이어지자 교육과정평가원 안에서도 6월 정식 도입 연기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도교육청 영어교육 담당자는 “현 정부 임기에 맞춰 대입 적용 일정을 미리 만들어놓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며 이렇게 가다간 대입 대형사고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NEAT 강행 일정을 고수했다.

이진규 교과부 창의인재정책관은 “16일 NEAT 테스트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면서 “몇 가지 소소한 문제를 고쳐 당초 일정대로 예비평가와 본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한 중견관리도 “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험 종료시간이 학교마다 달라 문제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NEAT란 무엇인가?
NEAT는 교과부가 2008년 12월 발표한 ‘한국형 토익·토플’이다. 2급과 3급은 고교생 용이며, 대입 수능 전면 대체 여부에 대해서는 올해 말 결정할 예정이다.

주 업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하고 있고, 정보화 시스템은 지난 해 LG CNS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사업비는 201억5000만원이다.

수험생들은 각 학교에 설치된 시험장(컴퓨터실 등)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듣기·읽기·말하기·쓰기 영역 시험을 모두 135분에 걸쳐 치르게 된다. 예비시험은 올해 3월 30일쯤, 본 시험은 올해 6월 진행한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쉽게 출제한다고 했지만, 벌써부터 대형 학원과 출판사에서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근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