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서민 자녀 위한다는 MB교육? “에이~ 뻥이요~”

[현장] 31일 서울 청계천변서 열린 이주호 장관 퇴진 범시민대회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변 영풍문고 앞 광장. ‘MB경쟁교육 심판! 이주호 퇴진! 해직교사 복직! 범시민대회’ 무대 위에서 때 아닌 ‘교과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렸다.

교과부가 연 비상대책위원회, 결과는?

박정훈 교사(서울 세현고)가 “학교폭력 상황이 심각하다. 시간이 없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자 경찰서장으로 분장한 이형빈 교사(서울 신도고)가 이렇게 답했다.

“야, 안~ 되~ 애. 학교폭력은 학생들의 이기심과 경쟁심에서 나오지, 그런데 그건 경쟁교육에서 시작되지, 없애려면 일제고사 등을 없애야 되지, 그런데 그거 우리가 만든 거야. 안~ 되~ 애.”

옆에 분대장인 조현희 교사(서울 청담고)가 말을 받았다.

“고~오~뢔? 그지? 복수담임제도 해야 하는 데 교육재정이 없어서 안 되겠지? 학급당 학생 수 먼저 줄여야 하는 데, 원. 안 되겠다. 애들아, 모여라. 정권을 바꿔야겠다.”

서울시교육청이 특별 채용해 지난 1일 학교에 복직했다 교과부의 직권 임용 취소로 하루 만에 해직 상태가 된 3명의 교사는 직접 한국방송(KBS) 예능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인기 꼭지인 ‘비상대책위원회’를 패러디해 자신들의 상황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문제점을 짚었다.

조 교사는 “정말 아이들을 위한 권한은 사용하지 않고 경쟁으로 몰아넣고 진보교육감 발목 잡는 권한만 사용하는 이주호 장관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잘한다”라며 한바탕 웃으며 환호를 질렀다. 손으로는 ‘이주호 파면, MB OUT’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국‧공립대 교수들도 93%가 이주호 장관을 불신임했다. 각계각층에서 이주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MB아바타로 3년여 동안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 장관은 그만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 죽음으로 내 몬 MB아바타 이주호 장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와 학부모도 이러한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조영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장은 “생색내기에 급급한 처우 개선안을 내고 제대로 된 대책을 안 내고 있다. 비정규직에 관심이 없다”고 교과부를 비판했다.

송환웅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부회장은 “이 나라에서 자녀 키우는 게 정말 겁난다. 서로를 이겨야 하고 학교폭력도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교과부의 무능력함을 지적했다.

지나던 시민도 함께 했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대회에 참여했다”는 윤경민 씨는 태블릿피씨(PC)에 “전교조 선생님들 힘내세요.^_^”라고 써서 응원했다.

윤 씨는 “시민으로서 교육에 관심이 많아 연대하러 왔다. 전교조가 앞장서서 부패한 공교육을 바로 잡아주었으면 한다”면서 “학생들을 적으로 만드는 경쟁교육은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4‧11 총선과 대선은 시대를 거스르는 반동의 역사를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한 걸음 전진할 것인가를 가름하는 중대한 시기”라며 “희망이 돼야 할 교육을 경쟁과 차별만을 강요하며 절망으로 몰아가는 이명박 정부와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대회가 열린 광장 한 켠에는 뻥튀기 장수가 모습을 보였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오는 뻥튀기를 대회를 연 전교조 관계자들이 봉투에 담아 시민들과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봉투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99% 서민 위한다는 MB교육정책 ‘뻥이요~’
사교육비 줄인다는 MB약속도 ‘뻥이요~’
경제 살린다는 MB공약은 더더욱 ‘뻥이요~’


참가자들은 대회에 앞서 마녀 모습 등으로 치장을 하고 청계광장을 출발해 청계천변을 따라 세운교까지 왕복 3km를 걸으며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과 만나기도 했다.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시민들과 만나는 이주호 장관 퇴진 범시민대회 참가자들. 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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