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저도 우리 학급 25명 중 한 명이지요

인터뷰| 최원혜 대구 장산초 교사

무엇보다 아이들의 눈이 가장 두렵다는 최원혜 교사. 다음은 최 교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대구 중학생 유서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는데

"비단 대구만의 문제는 아닐 거라 생각해요. 가해자와 피해자 아이 모두 너무 안타까웠어요. 학교폭력의 근본적 원인은 진단되지 않은 채 어른들의 시선은 대부분 가해자에게만 꽂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 우리 어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요."

- 대구 현장 분위기는

"많은 교사들이 위기의식과 무력감에 빠져 있는 것 같아요.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올해는 어떻게든 담임 맡는 것을 피해 가자' 하는 이야기까지 나오더군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도 물론 있지만요."

- 대구지부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것은

"여러 번 회의를 했어요. 정부의 학교폭력대책 때문에 항의방문도 했고요. 얼마 전에 이계삼, 엄기호 선생님을 모시고 교육포럼도 열었어요. 4~6월 중에는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직무연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 원칙이 있다면

"예전에는 1:24의 관계로 아이들을 만났는데 이제 저도 25명 중의 한명으로서 아이들과 1:1의 관계로 만나려 노력합니다. 그랬더니 아이들과의 관계가 훨씬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아이들이 무슨 말만 하면 대들 생각을 먼저 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귀 기울여 들어 주려고 노력하더라고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만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 하는 게 너무 많아 힘들 것 같은데

"올해 교직 19년차인데요. 사실 힘들긴 해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그때마다 항상 예전 제자들의 연락을 받게 돼요. "힘들다"고 토로하면 "그래도 선생님은 변하면 안돼요."며 제자들이 힘을 줘요. 저와 함께 했을 때 가장 즐거웠다고 이야기하는 제자를 만나면 거기서 다시 버틸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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