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영화평] 두레소리

이 영화를 추천하는 세 가지 이유

서양음악을 전공한 교사와 전통음악을 하는 국립전통예술고 아이들이 만나 '두레소리'라는 합창단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조정래 감독의 다큐 영화. 5월 10일 개봉. 명필름 제작.


 
 1. 아이들의 '레알' 내밀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 고3 시절은 어땠더라?' 분명 공부만 하진 않았을 텐데 그 외의 시간에 난 애들이랑 뭘 하며 놀았더라, 또 무슨 얘기를 했더라?영화를 보다 보니 생각이 났다. '그래, 나도 저들과 같은 고민을 나누며, 울다가 웃다가, 그렇게 보냈었지.' 그런데 그게 벌써 십년 전 일인데 당시 입시 공부를 하며 내가 고민하던 것들을 저 아이들도 똑같이 고민하고 있다니! '참 한국 교육은 변하지 않는구나' 싶어 문득 씁쓸해지기도.

 
 2. 국악이 합창을 만났을 때 '내 귀에 신세계'가 열린다.

 한국판 '엘 시스테마'? 차가웠던 학교라는 공간을 '국악 합창'으로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생과 학생 사이. 꽃이 피는 하모니에 귀가 즐겁고 마음이 즐거웠다.

 
 3. 아이들의 자발적 배움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8시 20분까지 등교, 0교시부터 8교시까지 하루 5~6시간씩 수업을 하고 나면 어느덧 6시가 훌쩍 넘고 학교 밖 담장너머론 해가 진다. 담임이 아닌 내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수업시간뿐.

 그러나 혼자서 국어와 문학, 문법 등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1학년 교실, 2학년 교실을 왔다갔다 정신없이 다니다 보면 '즐겁고 행복한 국어 시간을 만들어야지' 설레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던 순간의 다짐이 어느덧 희미하다. 앵무새처럼 필기할 내용을 읊조리는 내 눈앞에는 꾸벅꾸벅 조는 아이들이 보인다. 심란해진다. 배움에 있어 아이들의 자발성을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위는 내가 기간제로 일할 때의 한 장면. 영화 속의 함 교사가 국립전통예술고에 오기 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을 국악전공서적이 그의 자취방 한구석에 있는 책상 위에 한 권, 두 권 쌓여가는 걸 보며 다시 한 번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내가 그 아이가 되어, 평등하게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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